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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몰고오는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던 오늘(19일) 아침.


우산속을 파고드는 비바람을 피해 몸을 움츠리고 걸어가다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섰습니다. 우산 둥근 굴곡을 타고 떨어지는 빗방울을 눈으로 쫓다가 몸통이 사라진 나무 밑동을 발견했습니다. 무엇 때문인지 몸을 잃어버리고 그 자리에 나무의 흔적만 남겨놓고 있더군요.

 

 가로수의 몸통은 사람들에 의해 잘려나갔다.
가로수의 몸통은 사람들에 의해 잘려나갔다. ⓒ 이장연
 
 자연을 철저히 자기중심적으로 이용하는 인간의 칼부림에 나무는 흔적만 남았다.
자연을 철저히 자기중심적으로 이용하는 인간의 칼부림에 나무는 흔적만 남았다. ⓒ 이장연

 

그런데 흔적만 남은 자리, 나무가 사라진 줄도 사람들이 모르는 그 자리에서 새로운 생명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뿌리만 남은 나무는 안간힘을 내 여린 줄기를 밑동 옆으로 내보내고 있었는데, 그 작은 줄기에서 태어난 초록잎은 단풍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그 나뭇잎은 어떤 꽃보다 아름답고 고귀해 보였습니다. 신호등이 바뀐 줄도 모르고 그 밑동을 바라보며, 어리석고 오만한 인간이 전혀 알 수 없는 생명의 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뿌리만 남은 나무는 죽지 않았다!
뿌리만 남은 나무는 죽지 않았다! ⓒ 이장연

 

길을 오가다 보도블록 틈새에서 피어난 작은 녹색잎들을 보셨는지요?

 

흙과 땅이 사라진 도시에서, 자연이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음을 느껴보셨는지요?

나무와 자연은 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여린 가지를 내보내 잎을 만들었다.
여린 가지를 내보내 잎을 만들었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나무#생명#가지#나뭇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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