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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오마이뉴스-한림대 기자상 응모작입니다. 이재영 시민기자는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2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2003년 도서정가제 시행 후 4년만인 지난 7월 19일, 도서정가제 개정안이 공표됐다. 도서정가제는 서점들이 출판사가 정한 책값보다 신간을 싸게 팔 수 없게 하는 제도로 지난 2003년 2월부터 시행됐다. 개정된 도서정가제의 핵심은 세 가지다. '신간'의 개념을 발간 후 18개월까지로 6개월 늘렸고, 온라인에 국한됐던 신간 10% 할인을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마일리지와 쿠폰 등이 신간 할인율 10%에 포함돼 '부가할인'이 불가능해졌다.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첫 날인 지난 10월 20일, 도서정가제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까 싶어 우리나라 대표 서점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그 외에 중소형 서점 여러 곳을 방문해 분위기를 살펴봤다.

오프라인 서점들 기존과 큰 변화 없어

주말이면 언제나 붐비는 교보문고는 이날도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교보문고는 오프라인 시장 최대 점유율을 자랑할 뿐 아니라 온라인 시장 역시 YES24, 인터파크 도서의 뒤를 이어 매출 3위를 기록한 우리나라 대표서점이다.

그렇다면 교보문고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첫 날,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었을까?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큰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 특별 할인전 코너에선 15~30%의 할인전이 열리고 있었고 그 중엔 18개월 내에 발행된 책도 간간이 보였다.

이어 영풍문고를 찾았다. 교보문고와 오프라인서점 1, 2위를 다투는 곳이라 역시 사람들이 많았다.

 개정된 도서정가제 시행 첫날인 20일 낮 교보문고, 여느 주말처럼 사람들로 붐볐다.
개정된 도서정가제 시행 첫날인 20일 낮 교보문고, 여느 주말처럼 사람들로 붐볐다. ⓒ 이재영

 20일 저녁 영풍문고. 역시 많은 사람이 책을 고르고 있다.
20일 저녁 영풍문고. 역시 많은 사람이 책을 고르고 있다. ⓒ 이재영

 영풍문고에서는 청계천 복원 2주년 기념 할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영풍문고에서는 청계천 복원 2주년 기념 할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 이재영

영풍문고에선 청계천 복원 2주년기념 특별 할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20~30%의 할인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18개월 이내의 신간도 보였는데 이 신간들 대부분이 개정판이었다.

주말을 맞아 독서도 하고 필요 서적을 구매하기 위해 교보문고를 찾았다는 이계향(22)씨는 "도서정가제 실시가 출판계를 살리는데 목적이 있다지만 과연 그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서점 마일리지 논란 계속 될 듯

온라인서점의 경우도 도서정가제와 관련해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온라인 최대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YES24의 경우 이 날 공지사항을 통해 도서정가제에 대한 안내를 했는데 개정된 법안과 신간적용 기준 18개월과 할인폭 10%는 일치했으나 마일리지 부문에 있어서 개정법안과 차이가 있었다.

이번에 발표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 22조 제2항, 3항에 의하면 '간행물을 판매하는 자는 독서진흥 및 소비자보호를 위하여 스스로 제공하는 할인방법을 통하여 정가의 100분의 10의 범위 안에서 할인하여 판매할 수 있다'고 했으나 YES24 외에도 알라딘,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 도서 등 모든 온라인 서점에선 마일리지 제도와 관련 기존과 변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내보냄으로써 신간서적에 10%할인 외에 10%이상의 마일리지 추가 지급을 할 것으로 예상되어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최대 서점 'YES24'에서 공지한 도서정가제 관련 공지문. 마일리지 문제로 인해 계속적인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최대 서점 'YES24'에서 공지한 도서정가제 관련 공지문. 마일리지 문제로 인해 계속적인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재영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도서'에서 안내한 도서정가제 관련 공지문. 모든 인터넷 서점에서 마일리지 문제와 관련해 "기존과 차이없다"고 밝히고 있다.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도서'에서 안내한 도서정가제 관련 공지문. 모든 인터넷 서점에서 마일리지 문제와 관련해 "기존과 차이없다"고 밝히고 있다. ⓒ 이재영

중소형서점,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들의 추세 지켜볼 것"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서점들의 반응은 어떨까? 대부분의 중소형 서점측은 대형 서점들의 추세를 지켜보고 방침을 내릴 예정이다. 지에스문고 신림점 영업팀 오영광 계장은 "개정된 도서정가제로 인해 온라인 서점으로만 너무 치우쳐 있는 국내 출판계에서 오프라인 서점도 살리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비쳤다. 반면 "이번 기회를 통해 가격경쟁 체제는 이루었지만 서비스제공 부문에서 차이가 생길텐데 문화행사를 쉽게 펼치는 대형서점에 비해 중소형서점은 그마저도 어렵다"고 걱정했다.

도서정가제에 의한 오프라인 서점의 할인변화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다음달까지는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의 추세를 지켜봐야겠다"며 기존 신간에 대한 할인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중소형 서점. 대형서점에 비해 한산한 풍경이었다.
서울의 한 중소형 서점. 대형서점에 비해 한산한 풍경이었다. ⓒ 이재영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기존과 차이 못 느껴

개정된 도서정가제 첫날 네티즌들도 황당해했다. 온라인서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김주석(21)씨는 "추가 마일리지를 받지 못할 것 같아 도서정가제 시행 전날인 19일 보고 싶던 책을 한꺼번에 샀지만 여전히 할인율과 추가 마일리지 지급률이 같아서 황당하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낚였다', '어이없다'며 과연 도서정가제 시행이 무슨 변화를 가져왔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일지도 모르지만 오프라인 서점 측에서는 "독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와 문화행사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고 온라인 서점 측에서는 독자서비스와 콘텐츠 강화 등의 방법으로 경쟁력을 높여야한다고 말한다.

출판업계가 불황이라고 외치는 지금, 서점 및 출판계는 독자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업계 스스로가 가격경쟁으로 인한 차별화보다 서비스경쟁으로 차별화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독자들도 도서정가제의 부정적인 면만을 바라보기 보다는 도서정가제가 올바르게 정착된 출판계의 모습을 기대해 보는 것은 어떨까?


#도서정가제#책#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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