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와 북한 사이 교류․협력 사업의 하나로 추진돼 온 콩 발효식품 공장이 북한 평양에 들어섰다. 지난 4월 평양시 만경대구역 칠골동에 공사를 시작한 콩 발효식품(청국장) 가공공장 건립공사가 끝나 27일 준공식을 가진 것.
27일 오전 10시 평양 현지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고려민항 전세기편을 통해 방북한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정종득 전남시장·군수협의회장, 윤장현 (사)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 대표 등 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원 100여 명이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들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이 공장에서 생산될 청국장은 김치와 더불어 가장 사랑받는 우리의 전통음식 가운데 하나”라면서 “청국장이 우리 동포들의 애호식품이 되고 건강을 지켜주는 음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지사는 “청국장 공장 준공은 단순히 공장 하나의 준공이 아니라 남과 북의 정을 잇고 민족과 국토의 미래를 준비하는 하나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하면서 “우리 민족 누대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땅 평양에 민족화합의 주춧돌 하나 더 쌓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 지사는 “우리는 더 자주 만나야 하고, 만나서 서로 부둥켜안고 얘기하고 노래도 하면서 우리민족의 장래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서 국토의 시발점인 목포에서부터 대륙의 관문인 신의주까지 통일을 염원하는 뜨거운 민족의 손이 이어지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평양에 들어선 콩 발효식품 가공공장은 지난 1990년대 이후 지속된 식량난으로 만성적인 영양부족 상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 보충을 위해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대북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가 지은 것이다.
이 공장 설립을 위해 전라남도는 그동안 도비 2억원과 시․군 출연금, 성금 등 모두 8억8000만원을 들여 건설자재와 기계설비, 공장 운영에 필요한 부품과 장비를 지원했다. 북한 민화협에서는 부지와 노동력을 제공했다.
이 공장에서는 하루 1만6000명 분의 청국장 분말 등 콩 발효식품을 생산하며, 이 음식은 전라남도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평안남도 지역 어린이들의 영양식으로 공급하게 된다.
평양의 콩 발효식품 가공공장 건립은 지난 3월 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와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가 만성적인 영양부족 상태에 있는 북한 어린이들의 식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키로 합의하고, 4월 공장 건설공사를 시작했다.
콩 발효식품 가공공장 준공식을 마친 방북단은 평양시 낙랑구역에 있는 시설원예 채소단지인 남새공급소 내 남새(야채)온실과 저온저장창고도 둘러봤다. 남새온실과 창고는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전라남도에서 1억원을 지원하는 등 총사업비 9억2300만원을 투입, 첨단 육묘온실과 재배온실 8동, 냉장․냉동창고 등을 갖추고 오이, 토마토, 피망, 배추 등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이에 앞서 26일 오전 광주공항에서 고려민항 전세기편으로 평양 방문 길에 오른 박준영 전남도지사를 비롯한 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 방북단 일행은 12시30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으며, 평양시내 만경대와 학생소년궁전을 참관하고 오후 7시 북한 측이 량각도 호텔에 마련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이 자리에서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역사적인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남북교류에 대한 남다른 감회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냉전의 벽을 깨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좌표를 제시했다면, (지난번)2차 회담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이 공존 공영하는 구체적인 구상을 담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박 지사는 이어 “남북은 자주 만나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전남과 문화예술 분야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면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상호 이익이 되는 실질적인 교류협력 사업을 찾아서 적극 나선다면 많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를 비롯한 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 방북단 일행은 29일 오후 고려민항 전세기편을 이용, 광주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