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리를 하다가 작은손자의 재미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1년 전인 17개월 때 제아빠 친구 가족들과 함께 놀러 간 사진이었다. 그때에도 이 사진을 받고 어찌나 웃었는지. 지금도 손자의 표정 하나하나를 보고 있으면 그 때의 풍경이 눈 앞에서 벌어지는 듯이 그려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놀이동산에서의 낯선 풍경. 놀이동산에서의 여러 가지 경험은 손자에게도 무척 놀랄 일이었을 것이다.
은근히 겁이 많은 작은손자. 그렇지 않아도 생전 처음 와 보는 곳이라 모든 것이 어리둥절하다. '내가 자동차를 직접 운전을 할 수 있다니 믿을 수가 없어' 겁을 잔뜩 먹은 얼굴을 하고 천천히 운전대를 잡아본다.
'어~ 어~ 자동차가 진짜로 가고 있네. 내가 운전을 이렇게 잘 해?' 겁은 났지만 자동차에서 내릴 생각은 전혀 없는 듯이 운전을 계속한다.
그러다 마네킹이 있는 자동차로 가게 되었다. 태어나서 마네킹을 처음 보는 손자는 그것이 진짜 사람인 줄 알고 얼굴을 만지려 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상했나? 눈과 코, 입 등이 전혀 안 움직이니 그럴 수밖에.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이다. 옆에서 손자가 무슨짓을 해도 마네킹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한동안 마네킹을 쳐다본다. 어떤 미동도 없는 마네킹에 손자는 오히려 조금은 편해진 것일까?
마네킹 옆에 앉아서는 편안한 표정을 짓는다. 드디어 예쁜 누나와 함께 드라이브를 즐기게 된 것이다. 손자는 이날 많이 행복했을 테고, 많이 자랐을 것이다. "그런데 누나, 말은 언제 할 거야? 빨리 뭐라고 말 좀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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