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오마이뉴스-한림대 기자상 응모작입니다. 이성준 시민기자는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언론 전공 4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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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는 건강에만 좋은 게 아니라네요.”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 후평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매일 아침 활기찬 하루가 시작된다. 김봉열(金鳳烈·45)씨가 지도하는 노인건강체조 때문이다. 오전 5시 40분부터 시작되는 체조는 노인들의 고질병인 만성 변비와 오십견으로 인한 팔과 등의 결림을 해결하고자 복부운동과 등배운동에 율동의 포커스를 두었다. 6시 40분까지 한 시간가량 진행되는데 서로 모르는 이웃끼리 부둥켜 앉고 웃는 웃음치료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한다. 환자를 돌보며 지낸 지 17년. 김씨는 병원 간호사였다. 몇몇 지역의 병원을 돌아다니며 바쁘게 살아온 그는 거울을 보며 자신이 그동안 안일하게 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을 그만두고 보건교육강사 공부를 시작했다. 호스피스(임종 6개월 전 임종간호), 복지시설 봉사도 함께 하던 김씨는 대한적십자사에서도 극찬을 할 정도로 봉사정신이 남달랐다. 매년 대한적십자사에서는 전국 시·도 체조대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강원도는 참여자가 없던 것. 대한적십자사 보건강사회에서는 김씨를 강원도 대표 강사로 활동해 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우리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에 운동하는 노인들이 많던데 그분들과 함께 해 볼까요?” 곱고 선한 인상의 김씨는 운동하는 노인들에게 일일이 노인건강체조에 대한 설명을 하며 차차 인원을 늘렸다. 7월 2~3명으로 시작된 노인건강체조는 입소문으로 현재 50여명이 되었다. “처음엔 노래를 직접 부르면서 가르쳤어요.” 재정적 지원이 없어 노래를 직접 불러가며 율동 하나하나를 연습해 왔다. 김씨는 목이 쉬고 온 몸에 알이 배길 정도로 힘들었지만 1시간 정도 하는 체조를 통해 하루가 즐겁게 시작되는 것 같다고 한다. 김씨는 대회준비를 하면서 “매일 같은 율동만 할 순 없어서 저도 쇼 프로그램을 보고 공부해요, 그리고 집에서 아이들은 기지개도 맘대로 못 피겠대요, 쇼 프로그램과 우리 아이들이 제겐 체조선생님 이거든요.”라며 노인건강체조에 남다른 노력을 보였다. 그 노력의 결과로 전국 시·도 체조대회에서 2등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우리는 체조를 하면서 건강도 좋아졌고 이웃주민들과도 친해졌다우.” 체조단 반장인 김명순(金明順·70) 할머니는 노인건강체조가 건강에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지금은 비공식 단체로 활동하고 있지만 점차 인원이 늘고 활동 범위가 넓어진다면 공식단체로 신청을 할 것이라 했다. 6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양로원을 운영하고 싶다”며 “가슴이 따뜻한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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