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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오마이뉴스-한림대 기자상 응모작입니다. 황원종 시민기자는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언론전공 3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국내 외국인 유학생 및 중국인 유학생 현황
국내 외국인 유학생 및 중국인 유학생 현황 ⓒ 교육인적자원부

춘천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에서 광고를 전공하는 중국인 유학생 한영(24) 씨. 그는 북경연합대학의 교환학생으로 지난 2005년 여름 한국에 왔다.

고교시절부터 HOT와 동방신기 등 한국 가수와 드라마를 좋아해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꿈에 그리던 한국 대학생이 됐다"며 "선망의 대상이던 만큼 열심히 공부해 꼭 한국 광고기획사에 취직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처럼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는 중국 유학생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대학간 교류도 활발해 1992년 국교 수립 이후 불과 15년 만에 한국 대학 가운데 중국의 대학과 자매결연이나 교환학생 협정 등을 체결하지 않은 곳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중국과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

한국 대학으로 몰려드는 중국인 학생들

중국에서 한국어 능력이 취업에 중요한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을 찾는 유학생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중국 유학생이 많이 찾는 유학국 2위로 올라섰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2006년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정규 학위 과정 뿐 아니라 대학 부설 한국어 연수기관 등에 등록한 경우를 모두 포함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은 3만2557명이다. 이 중 중국인 학생은 2만80명으로 61.7%를 차지하고 있다. 2001년 1만1646명으로 처음 1만명을 돌파한지 5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경기대학교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는 진명희(25.여)씨는 "중국인 학생들이 한국으로 공부하러 오는 가장 큰 이유는 한류 때문이지만 그 외에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다른 나라에 비해 교육비가 싼 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 대학에서는 (고등학교처럼) 학교에서 짜놓은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듣는 것에 비해 한국 대학에서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중국인 학생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교육과정별 인원을 살펴보면 대학 학부과정 유학생이 47%로 가장 많았고 어학연수생 24%, 대학원생 23% 등이었다. 특히 정규 학위과정 인원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외국인들의 한국 유학이 단기 어학연수중심에서 장기 학위과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지방대의 경우 학내 구성원 중 외국인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지방대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 2003년 5143명, 2004년 7788명, 2005년 1만1938명, 2006년 1만7498명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원 영동권 대학의 경우, 외국인 신입생의 실질비율이 최대 20%를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인 유학생 연관 범죄도 늘어

그러나 중국인 학생들의 수가 급증하며 그에 따른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연루된 범죄가 늘고, 또 국내에 입국해 잠적하는 학생수가 증가하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지난 5월 전남 여수출입국관리소는 국내 산업체에 불법 취업한 중국인 '가짜 대학생' 31명을 강제출국시켰다. 이들은 지난해 중국 현지 유학원에 700만~800만원씩 내고 유학생 신분을 얻어 호남지역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도망쳤다. 이들 중 일부는 '보이스 피싱(전화금융사기)' 등의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4년 전 유학생 신분으로 국내에 들어왔다가 불법체류 신세가 된 3명의 중국인 교포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파트를 돌며 절도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적발됐다.

2003년 679명이던 무단 이탈 유학생은 2004년 1128명으로 2배 가량 껑충 뛰었다. 이 수는 2005년 1907명에 이어 2006년 말에는 3307명으로 집계되며 불과 2년 만에 3배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 수치도 밀입국이나 학교 측의 미신고로 파악되지 않은 숫자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가짜 유학생'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신입생 모집난 때문이다. 국내 학생으로 머릿수를 채우기 힘들게 되자 한국 취업을 노리는 중국인 학생들을 데려와 그들이 낸 등록금으로 재원을 충당하는 것이다. 게다가 대학 간 유치전이 심화되면서 등록금을 경쟁적으로 깎아주거나 아예 취업을 대가로 선불을 받는 행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서는 유학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등록금이 대학 재정의 큰 몫을 차지하는 사립대학들, 특히 정원 부족으로 골머리 썩는 지방 대학에는 '중국인 유학생'이 대안책 중 하나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무턱대고 중국인 학생들을 받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없는 한 지방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유치 전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 여건은 만족한다, 그러나"

그렇다면 중국인 학생들의 교육 여건은 어떨까? 한림대 국제교육원 한국어교육센터에서 공부하는 학생 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8명(87%)의 학생들이 교육 환경에 만족한다는 답을 했다.

한국어교육센터에서 공부한지 6개월째라는 장계림(25) 씨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교육 프로그램이 완벽하거나 시설이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공부할 수 있어 중국인 학생들은 대체로 한국의 교육 여건에 대해 만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유학오기 전부터 한류로 한국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소한 불편들은 다 이해하고 넘어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활 여건 부분에서는 적지 않은 불만을 나타냈다. 유학생의 경우 전원이 기숙사에 입사할 수 있고 일정 수준(평점 2.5점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등록금의 50%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지급받는다. 이에 반해 어학 연수생들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또한 어학 연수생 중 일부만이 기숙사에 입사할 수 있다보니 나머지 학생들은 자취와 같은 개인 주거를 하게 된다. 그렇다보니 방세를 비롯해 식비 등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생활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강원대학교 국문학과에 재학 중인 맹원원(23)씨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어학 연수생들의 대부분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한 학생들은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인 룸메이트, 다짜고짜 소리 지르더라"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인 학생들이 결국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르바이트나 학업을 포기한 불법 취업. 하지만 한국어가 서툰 학생들에게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운이 좋아 일자리를 구한다 해도 현행법상 학기 중에는 주당 20시간 이하의 근로만 허용되기에 많은 돈을 벌기가 힘든 상황이다.

주원융(25)씨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 했는데 내가 중국인이라는 것을 안 사장님이 시급으로 1500원을 주겠다고 했다. 알고보니 다른 한국인 학생들은 시간당 3500원씩 받으며 일하고 있었는데 중국인이라고 직접적으로 차별하는 모습에 한국인들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만 생겼다"고 말했다.

위의 사례처럼 중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하며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한국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이다. 설문에서도 대다수의 학생들이 한국 사람들의 중국인에 대한 편견으로 생활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다고 답했다.

한영씨의 경우 "처음 한국에 와서 같은 방을 쓰게 된 기숙사 룸메이트가 한국 학생이었는데 나를 보더니 다짜고짜 '냄새 난다'며 소리를 질렀다, 단지 내가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그랬다"며 "밥을 먹거나 길거리를 지날 때도 뒤에서 수군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면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기숙사와 같이 공동 생활을 하는 구역에서 마찰이 자주 일어난다. 이에 대해 양명(22)씨는 "한국 학생과 중국 학생이 똑같이 휴게실에서 라면을 먹어도 중국 학생들에게만 '냄새난다'고 주의를 준다"며 "중국에 있을 때 유학 온 한국 학생들과 잘 지냈는데 한국 학생들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림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여대호(26)씨는 "중국인 학생이라고 하면 일단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게 우리 현실"이라며 "영어권 국가에서 온 학생들에게는 먼저 말을 건네며 친해지려는 반면,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유학 온 학생들에게는 말을 건네기는커녕 오히려 범법자나 되는 것처럼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우리의 차별 의식을 버려야 진정한 글로벌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적·질적 발전으로 진정한 교육대국 이뤄야

외국인 학생 유치는 정부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역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해외의 한국인 연수, 유학생 비용이 2조2000억원에 이르는 반면 국내 외국인 유학생 비용은 200억 정도로 우리나라 교육 서비스 수지 적자가 OECD 국가 중 가장 큰 규모였다고 밝혔다.

이에 교육부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서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오는 2010년까지 5만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우리나라로 오는 유학생의 수는 많을수록 좋다. 국가발전, 특히 세계화라는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유학생 정책만큼 효과적인 투자와 전략도 드물다. 유학생 정책은 제2의 외교정책이다. 우리가 이러한 투자에서 효과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유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또 그들을 관리하고 보호 할 수 있는 관리 체계도 완벽히 갖춰야 한다.

우선 국내로 유학 오는 학생들의 사정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구체적인 학습목표와 자격유무를 따져 '가짜 대학생'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과 내국인 학생들이 친목을 도모하며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서로간의 교류가 부족하다보니 많은 부분에서 오해가 생기게 마련이다.

일부 학생들 중에는 외국인 학생들로 인해 기숙사에 입사할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었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학교나 교육부에서 나서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이와 같은 불신을 없애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백년지대계'라는 말처럼 적절한 교육을 통해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정부 주도의 투자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시기이다.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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