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사건은? |
지난 99년 2월 비상장계열사인 삼성SDS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 이재용씨 등에 발행했다.
BW는 새로운 회사 주식을 살 수있는 권리가 붙은 회사채다. 삼성SDS는 99년 당시 BW를 발행하면서, 시장가격보다 훨씬 싼 값에 이씨에게 넘겼다. 회사쪽에선 BW 발행 목적을 회사자금 조달이라고밝혔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은 이씨의 재산을 불려주기 위해 회사가 불법행위를 했다고 비판해왔다. 참여연대는 지난 2005년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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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법무팀장은 6일 "지난 99년 2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계획을 놓고 김인주 현 그룹전략실 사장과 의논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시만해도 10년동안 (이재용 삼성 전무의) 발목 잡을 짓을 왜 하느냐고 반대했지만, 그대로 집행했다"고 말했다.
삼성SDS BW 발행은 그동안 회사자금의 조달 목적이 아니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전무의 재산을 불려주기 위해 이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 이날 오후 참여연대도 삼성 지배권 승계를 위한 불법 행위로 이 사건을 지목해 고발했다.
또 참여연대가 이날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것을 두고,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좀 지켜볼 것"이라며 "검찰 수사팀이 꾸려지면 수사의 진정성이나 독립성 등을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그는 답했다.
"삼성SDS BW 발행때 김인주 사장과 논의... 반대했지만 그대로 집행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오마이뉴스>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삼성 비자금의 운용 과정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과 불법대선정치자금,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 등에 대해 자신의 소회를 솔직하게 밝혔다.
우선 삼성 임직원 이름의 차명계좌와 비자금 규모에 대해선, "최소 1000여개의 차명계좌가 존재하고 있으며, 사장단은 100억대, 300억, 500억대로 가고, 회장단은 1000억원대로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맘대로 추정할 수 있지만 저쪽으로부터 거짓이라고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최소한으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차명계좌 개설 당시 김 변호사의 동의 여부에 대해서, "어렴풋이 계좌가 있는 것을 알았다"면서 "왜냐하면 그것은 삼성의 임원이라면 당연하고, 상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쪽에선 김 변호사가 차명계좌 개설에 동의를 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회사에서) 차명으로 쓰겠다고 하면, 내가 '써라'고 했겠는가"라고 말했다.
검찰 최고위급 인사에 대한 뇌물 제공 주장에 대해서는, "검사장급 인사 수십여명이 들어간 것은 맞다"고 전했다. 또 이른바 정기적으로 뇌물을 준 검찰 인사 리스트에 대해서도, "대결투를 준비할 때는 같은 크기의 무기를 가지고 싸워야 하지 않나"라며 "저쪽에선 어마어마한 무기로 무장해 있는데, 내가 그것을 지금 다 쓸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대결투를 준비할때는 같은 크기 무기로 싸워야 하지 않나"
'문건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자꾸 물증이 있느냐, 증거가 있느냐고 나를 괴롭히는데,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 이것들이 모두 증거 아닌가"라며 "오히려 문건은 조작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삼성이 검찰이나 재정경제부 등 주요 정부부처의 인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일부 지방검찰청의 인사에서, 해당 기업에 밉보이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서, "실제 내가 알고 있는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또 지난 2002년 불법대선정치자금 사건을 두고 그룹 수뇌부와의 갈등 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검찰 수사팀과 그룹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면서 "부끄럽고 아픈 일이지만, 수사를 늦춰주는 대신에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했지만 수뇌부들은 모두 도망가버렸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이학수 부회장은 일본 가서 오지 않았고, 김인주 사장은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면서 "이건희 회장도 국내에 없었고, 그룹 지휘부가 없어지는 바람에 사건을 협의할 사람이 없어졌고, 그때 내가 병이 나버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당시 그룹 수뇌부쪽에 '이번에 수사를 제대로 받아서 털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을 설득하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표를 끊어놨다"면서 "그리고 인천공항으로 가고 있는데, '내가 와도 할 말은 똑같으니까 오지 마라'고 했다. 그래서 다시 돌아왔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시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불법대선자금 수사 협조 부탁하러 일본 있던 수뇌부 만나러 갔지만..."김 변호사는 "지난 불법대선자금 수사가 미진하다면, 다시 수사해야 한다"면서 "당시 수사팀 입장에선 최선을 다했겠지만, 이번에 제대로 한다면 오는 12월에 있을 대선에선 기업에 신세 지지 않는 선거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에버랜드 1심 재판장에게 30억원을 건네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선, "그 보도는 오보"라며 "에버랜드 사건 재판장에게 그 돈을 건네라고 지시 받은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른 사건으로 30억원을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그렇다. 여하튼 에버랜드 재판장은 아니었다"면서 구체적인 답은 피했다.
그는 또 삼성쪽에서 100억원대의 재산가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자꾸 본질에서 벗어난 부분만 부각되고 있다"면서 "솔직히 남은 재산 전 부인과 자식들에게 넘겨주고 남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학수 부회장이나 김인주 사장의 재산을 한번 봐라, 아마 수천억원이 될지 모른다"면서 "이런 논의가 중요한 것이 아닌데…"라고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언론에서도 삼성과 이건희 회장 등 가신그룹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면서 "삼성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좋은 기업이지만, 신격화된 이 회장과 일부 가신그룹 중심의 전략기획실 위주의 지배구조 체제 문제는 한계에 달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