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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는 특별한 그림이나 어떤 인형들의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그것이 그 안에서 거주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거하는 공간이란 것을 알려준다고 원장은 설명했다.

원장은 방금 내가 본 방들이 있는 이 건물의 이층에 있는 이들은 기억력이 상실되어 정신적으로 혼란이나 혼동이 심한 이들이라고 말한다. 그 순간, 우리의 삶이 순간적이나마 빠르게 지나가는 영화의 장면처럼 떠올랐다.

여기에 사는 이들은 그 누구보다 자기 삶을 열심히 살았을 텐데..... 결국 나이 들고 힘없고 지쳤을 때 가족들이 함께 하지 못하는 지금의 자본주의 세상(물질만이 최고라는 관념과 밖으로 보이는 현상이나 외모로 판단하는) 그리고 거기에 따른 자기위주 생활과 소가족 위주의 경향들.

오늘 방문한 이곳은 양로원이다. 여긴, 양로원 중 무척이나 비싼 곳 같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적어도 돈은 있는 자들이었다. 그렇지 못해 외롭게 홀로 죽어가는 이들도 많다. 같이 살아도 가족들과 대화도 없고 게다가 그들에게 소외당하는 늘그막의 삶들은 흔하다. 그러다 보면 외롭게 죽음을 맞이한다.

원장이 나에게 양로원을 이리저리 보여주는 동안 재빨리 건물을 꼼꼼히 살펴봤다. 어디를 보나 깨끗하고 현대식으로 해 놓았다.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부모 밑에서 교육받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자식을 위하며 산 삶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지 못하고 홀로 양로원에 살아야 하는 분들이다.

그렇게 건강하시던 어머니가 지난해 11월 중순 갑자기 돌아가신 후 아직도 힘들어하고 있다. 도대체 믿을 수 없는 어머니의 죽음이었다. 너무도 충격이 컸다. 어머니와 누구보다도 관계가 밀접했기에 그런지 모르겠다.

하긴 그전에도 나이 드신 분들을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났다. 자주 찾아가 뵈었어야 했는데, 내 생활, 내 가정, 내 아이만을 생각하고 살았으니. 죄송하고 후회가 된다. 떠나간 기차다.

자식들은 부모가 살아가는 동안 자신들의 부모를 진실로 사랑하고 모셔야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최근 더욱 강해졌다. 

아마도 내가 어머니에게 제대로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인데, 회개하는 마음도 없지 않다. 평소 시간 내기가 힘든 생활이지만 일주일간 곰곰이 생각한 후 규칙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일주일에 한 번, 한 두 시간 정도는 그들을 위해 시간과 정성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죽기 전까지 홀로 있다는 감정을 덜게 해주고 싶고, 더구나 약간은 나를 통해 그들이 조금이라도 삶의 기쁨을 갖게 되길 바라서다.

덧붙이는 글 | Schröder, Soo Ok 기자는 독일에 살고 있는 독일 교포입니다.



#봉사#양노원#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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