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한나라당 지지층이 안방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결과에서 나타나 당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직후인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여론조사기관인 아이너스리서치(대표 이근성)가 대구시민 604명을 대상으로 ARS 전화면접방식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이내에서 이명박 후보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며칠 전 다른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결과에서 이 전 총재가 이명박 후보에게 15%이상 뒤졌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응답률 8.23%,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 4.0% 이번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은 37.4%로 32.6%를 얻은 이명박 후보에 비해 4.8%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선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 후보가 45%로 이 전 총재(29.6%)를 여전히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 전 총재의 지지율 급상승에 대해 "다른 후보들의 경우도 대개 출마선언을 한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상승하는 '후광효과'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통상의 후광효과보다는 상승폭이 상당히 크다는 점에서 단순하게 거품만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해 이 전 총재로의 한나라당 지지층의 이동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더욱 의미심장한 사실은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이 이 후보보다 이 전 총재에게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 가운데 불과 24%만이 이 후보 지지 쪽으로 돌아섰을 뿐 54.6%가 이 전 총재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를 지지하거나 최소한 이 후보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할 경우 이 같은 양상이 가속화되리란 전망이 가능하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43.2%가 이 후보는 정권교체에 불안한 후보라고 답했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의 43.6%가 이 후보를 불안한 후보로 보고 있어 김경준씨가 귀국해 BBK와 관련한 새로운 의혹들이 불거질 경우 불안해하는 표심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한편 응답자 가운데 남성은 이 후보를 선호했으며 여성은 이 전 총재를 더 많이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지정당을 묻는 질문에는 한나라당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61.9%로 여전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최대 텃밭인 대구지역의 표심이 이명박-이회창으로 뚜렷하게 갈리는 현상과 향후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선택 향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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