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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건표 부천시장
홍건표 부천시장 ⓒ 이정환


오는 16일은 부천시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날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인력과 장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조명기술연구소가 부천에 둥지를 튼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연구소를 관내에 유치하기 위해 부천시가 투자한 금액은 63억원.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과감한 투자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부천 일대에 국내 조명업체의 40%가량이 밀집돼 있는 지역 특성과 무관치 않다. 부천시가 일찌감치 금형, 로봇, 부품 소재와 함께 조명을 4대 특화산업으로 지정한 것도 그래서다.

게다가 최근에는 관내 조명업체 화우테크놀러지가 개발한 LED 가로등을 시범 설치함으로써, '지자체-연구소-산업체'가 만들어내는 '3박자'로서의 모범도 제시했다. 날로 증대되는 조명 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같은 부천의 '행보'는 확실히 주목할 만하다. 7일 홍건표 부천시장을 만나 조명산업 육성에 대한 복안을 들어봤다.

 부천시청 청사 앞 LED가로등
부천시청 청사 앞 LED가로등 ⓒ 이정환

홍 시장은 먼저 "조명기술연구소 유치를 위해 63억원을 투자했는데, 사실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면서 "인력·장비 문제로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연구·개발(R&D)기관을 유치하려고 했고, 그 결과 조명기술연구소 등 14개 R&D 기관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이어 홍 시장은 "세계적으로 조명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조명기술연구소와 조명업체들이 서로 협력하여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한 결과, 화우테크놀러지의 LED 전구라는 성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향후 조명 테마파크와 조명특화단지 조성을 주요 사업으로 소개한 홍 시장은 "관내 기업들이 차세대 조명기술인 LED, PLS(플라즈마로 빛을 내는 무전극 방전 시스템) 등 신광원 개발로 2015년 세계 7대 조명산업 국가로 발돋움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세계적인 조명 인프라 구축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한 '신광원 중심 지원 정책으로 인한 관내 기존 광원 관련 업체들의 불만 정도'를 묻는 질문에 홍 시장은 "아직까지 특별한 불만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답하고 "조명기술연구소를 유치해서 연구·개발 여건을 갖춰놓은 만큼, 무엇보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피나는 노력으로 신제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조명업체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조명산업 발전의 장애물을 묻는 질문에 "수요가 늘어나면 공장도 커져야 하는데, 증설을 가로막는 규제 때문에 우리 수도권이 너무 힘들다"면서 "수도권에 공장을 못 짓고 확장도 못하게 하는 규제가 가장 큰 문제"라는 말로 현 정부의 국가 균형 발전 정책에 불만을 표시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

"기업하기 좋은 경제도시 만드는 것이 시정목표"

 홍건표 부천시장
홍건표 부천시장 ⓒ 이정환

- 현재 부천시 조명업체 상황은?
"대부분 업체가 영세한 것이 사실이다. 연구개발 투자가 미흡하고 차세대 핵심기술로 꼽히는 LED나 PLS 등 신광원 개발에 있어서는 아직 초보단계다. 세계적으로 조명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제까지 조명 산업 육성을 위해 어느 부분에 역점을 뒀나.
"기업하기 좋은 경제도시 만들겠다는 것이 시정목표다. 우리 부천에 중소기업이 9천여개 있다. 조그만 회사들이 많아 자금, 인력, 장비 문제가 크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부천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 연구R&D 기관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박사급 인력이 오게 되고 첨단 장비를 확보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니까.

그럼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제까지 조명, 센서, 계측기, 소형 정밀 모터, 부품 소재 등 14개 R&D 기관을 유치했다. 연구기관들에 첨단 장비를 갖추는데 주저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회사마다 장비를 사면 낭비가 될 수 있지만, 하나를 사서 여러 기업이 함께 활용하면 되지 않나.

조명기술연구소 유치가 그 예다. 건물 제공하고 장비 도입 그리고 이전비를 부담했다. 사실 63억원을 투자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 부천에 조명기업이 많은데, 맨 날 딴 집 가서 보고 오고, 보고 오고 하면 안 되지 않나."

- 내년 조명기술연구소 지원 계획도 마련됐나.
"당장 내년에는 산업자원부와 우리 시가 4억 3천만원을 공동 출연하여 핵심 첨단 장비를 구축하도록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 LED 가로등을 시범 설치했는데?

"그동안 조명기술연구소와 조명업체들이 서로 협력하여 연구·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산물이 관내에 있는 화우테크놀러지의 LED 전구라고 본다. 그래서 기존 나트륨등을 LED 가로등으로 바꿨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더라. 밝기가 괜찮고 무엇보다 전력이 적게 든다. 수명도 길다.

물론 등값은 비싸지만, 전선이 적게 소모된다. 기존 가로등 공사할 때 미터당 2천원, LED 가로등의 경우 8∼9백원 정도 소요된다. 게다가 안정기도 필요 없다. 그래서 현재 가로등을 한꺼번에 모두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적어도 가로등을 신설하거나 그때그때 교체할 경우 LED 가로등을 쓸 계획이다. 일단 내년에 시가지 주요 도로변에 LED 가로등을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 주요 사업 계획은?
"우선 상동 호수공원 전체를 하나의 조명 테마파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LED 가로등을 설치하고, 조명박물관이 포함된 태양광 발전소도 건립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전기료가 별로 들어가지 않는 기술도 있으니, 야간 조명이 근사하게 어우러지는 명소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현재 산업자원부와 협의중인데, 반응이 긍정적이다.

오정산업단지 조성도 주요 사업이다. 여기에 조명특화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관내 기업들이 차세대 조명기술인 LED, PLS 등 신광원 개발로 2015년 세계 7대 조명산업 국가로 발돋움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LED 조명은 세계 조명시장의 혁명"


 홍건표 부천시장
홍건표 부천시장 ⓒ 이정환
- 부천을 세계적인 조명도시로 만들겠다?
"세계적인 조명 인프라 구축이 목표다. 그래서 조명기술연구소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연구소가 있는 대우테크노파크에 우수 조명업체들을 입주시켜 OEM 생산방식이나 부품 수출에서 탈피하도록 할 것이다. 자체 브랜드로 세계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형광등이 없어진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LED 조명을 가정에서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건 또 다른 혁명이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조명 시장에서 엄청난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이 싸움에서 밀리면 시장 잠식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오히려 그들을 압도할 수 있는 싸움을 부천이 이끌어가자는 것이다."

- 한편으로 신광원 중심 사업 계획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천에는 영세 조명업체가 많다고 했는데, 그럼 아무래도 기존 광원 관련 사업체가 많을 것이다. 그들 입장에서는 시 정책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아직 내가 알고 있기로 불만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피나는 노력으로 신제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조명기술연구소를 유치해서 이를 위한 여건을 갖춰놨다. LED 때문에 우리 망한다? 이건 맞지 않는다. 또 기존 광원이라 하더라도 예전에 비해 발전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형광등도 많이 바뀌지 않았나."

- 앞으로 조명 산업 발전의 장애물은?
"우리 수도권이 규제 때문에 힘들다. 공장을 못 짓고 확장도 못하게 한다. 수요가 늘어나면 공장도 커져야 한다. 헌데 증설이 안 되면 떠날 수밖에 없지 않나. 개발은 여기서 하고, 될 만하면 다 떠나고...큰 문제다."


#부천#조명#한국조명기술연구소#홍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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