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불법 비자금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8일 저녁 7시. 대전역 광장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오는 순서대로 준비해온 종이컵에 초를 꽂아 불을 밝혔다. 이들의 다른 손에는 삼성을 규탄하는 피켓이 들려 있었다. 30여분이 지나자 참여인원이 20여명으로 늘었다. 한 참석자는 "누군가 대전지역 여러 시민사회단체 홈페이지 등에 대전역에서 피켓시위를 벌이자는 제안을 해 이를 보고 실행해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석자는 "지난 6일 저녁부터 매일 두 시간씩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참여단체가 많아 그날 그날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참석자들은 문함대, 노사모, 시민광장 등 정치동우회를 비롯 대전민족문제연구소 등으로 다양했다. 피켓에 새긴 내용은 다양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에 모아져 있었다. '부패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삼성뇌물사건 특검제로….' '부패기업에는 희망이 없다' '벌레먹은 삼성, 누가 파낼까' 창조한국대전시당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는 김익준씨는 "삼성 비자금은 떡값이 아닌 누가봐도 뇌물"이라며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모두 불법에 눈감고 있는 현실을 참을 수 없어 촛불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패한 기업은 일자리도 만들어 낼 수 없다"며 "부패기업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사회 전반이 한발 전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검찰 수사 등 가시적 조치가 있을 때까지 매일 저녁 대전역광장에서 촛불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도 밤 9시까지 대전역 광장을 지켰다. 시민사회단체, 대전검찰청에 모여 삼성 수사촉구
대전지역 13개 단체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8일 오전 11시 대전지방검찰청앞에서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미리 배포한 회견문을 통해 "검찰은 금융실명제를 짓밟고 농락해온 범죄행위가 드러났는데도 비리검사 명단이 공개돼야 수사할 수 있다고 버티고 있고 다"며 "국민은 부패해도 일 잘 벌이는 대통령을 뽑겠다는 집단 최면상태에 빠져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의 검찰로 다시 서기 위해서라도 삼성 비자금 문제를 철저하게 수사해 과정과 결과를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에 대해서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어떤 사술로도 더 이상 구조적인 비리행각을 축소 은폐할 수 없다"며 경고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이 한 사람의 희생으로 그치지 않고 투명한 한국, 지속가능경영이 정착되는 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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