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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주최하는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응모 기사입니다. 나기환 시민기자는 한양대 법학과 4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주>

 타지마할의, 타지마할을 위한, 타지마할에 의한 아그라.

 

델리에 이어 제뿌르를 거쳐 아그라에 도착했다. 여행은 일주일을 넘어서고 있었고 슬슬 인도에 적응을 마쳐가며 배낭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타지마할의 도시 아그라. 무굴제국의 대제왕이었던 샤자한이 너무나 사랑하던 뭄타즈 왕비의 묘다. 인도대륙을 호령하던 대 무굴제국을 가장 번성하게 만들었던 샤자한은 대단한 로맨티스트였는지, 사랑하는 왕비의 죽음을 엄청 슬퍼했단다. 그녀를 잊지 못한 그는 그녀의 무덤을 당대 최고로 꾸미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했고, 그렇게 타지마할은 탄생했다.

 

 
이렇게 말하면 아그라 사람들이나 다른 유적(아그라 포트 등등)들이 서운해 할지 모르지만 아그라는 타지마할에 의해 유지되고 살아가는 곳이다. 인도여행을 다녀왔다면 꼭 가야할 것으로 여겨지는 타지마할 덕분에 사람들은 아그라를 찾는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웅장하고 고풍스런 타지마할에 매료되고 750루피의 어마어마한 입장료(인도에서 하루 방값이 보통 150루피 정도)도 아깝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아그라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타지마할이라는 확실한 보증수표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아그라 사람들의 불친절은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들도 어차피 여행객들이 타지마할을 보고 떠날거니까 서둘러 이익을 남겨야 하기 때문인지 아그라의 바가지와 불친절은 타지마할과 어울리지 않는 화학공장의 매연과 함께 아그라를 빨리 떠나고 싶은 도시로 만든다.  
 
도대체 세계문화유산의 대리석을 갉아먹어 수십년 후엔 타지마할이 부식돼 사라질지도 모를 정도의 매연을 내뿜는 화학공장이 왜 아그라에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땅덩이도 넓디 넓으면서..
 
                 
 
어디 인도만의 문제이겠냐 싶지만 순간에 급급한 인간의 모자람이 아쉬울 뿐.. 저 아름다운 건축물을 지었던 그 시대 최고의 건축가들은 타지마할이 완성된 후 샤자한의 명령으로 모두 손목이 잘렸다. 다시는 타지마할 같은 건축물을 만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절대왕의 '독기어린' 로맨스에 희생당한 수많은 건축가들 덕분에 유일무이할 수 있는 타지마할과 그런 조상들 덕에 '배짱'좋게 살아가는 아그라 사람들...
 
이래저래 오래 머무르기에 맘이 편치 않은 곳이다. 아그라는...
 
(3편에서 계속됩니다)

태그:#인도배낭여행, #아그라, #타지마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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