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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들이 만든 축제 H.U.A.F(Hong-ik University Advertising Festival)의 대학생 임원들이 활짝 웃고 있다.
 대학생들이 만든 축제 H.U.A.F(Hong-ik University Advertising Festival)의 대학생 임원들이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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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꿈의 무대'인 공모전. 하지만 최근 공모전은 대부분 상금 획득이 목적인 일회성 이벤트로 전락해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학생들 역시 자신의 이력을 채우는 정도로 공모전을 생각하는 것이 사실, 그런데 이런 이때 학생+대학+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공모전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홍익대(조치원캠퍼스) 광고홍보학부가 주최한 H.U.A.F(Hong-ik University Advertising Festival)가 바로 그것이다. 학생과 대학, 기업이 함께 만든 '환상의 축제' H.U.A.F.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H.U.A.F' 축제가 진행된 홍익 아트홀, 13일 대학생들의 뜨거운 열정이 아트홀을 가득 채웠다.
 'H.U.A.F' 축제가 진행된 홍익 아트홀, 13일 대학생들의 뜨거운 열정이 아트홀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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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3시. 홍익대학교(조치원캠퍼스) 홍익 아트홀 안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트홀 안  무대에서는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전국 5개 대학팀이 참가하는 'H.U.A.F' 공모전 결선 경쟁 프리젠테이션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런데 공모전 행사를 이끄는 사람들은 행사 직원들이 아니다. 놀랍게도 대학생들이다. 알고보니 이들은 홍익대 광고홍보학부에서 선발된 대학생들, 미래의 예비 광고인인 그들은 대학생 광고 축제인 'H.U.A.F'를 직접 만들어가고 있었다. 현장에선 박재홍(25·H.U.A.F 조직위원장)씨의 지시에 맞춰 100여 명의 대학생 임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마이크를 잡고 부산하게 움직이던 박씨가 말한다.

"이번 H.U.A.F 축제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무척이나 특별해요. 대학생 스스로 스폰서 유치에서 행사진행까지 맡을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잖아요? 우리들로서는 사회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래서 지난 7월부터 100명의 학생들이 밤낮없이 뛰어다니며 이번 축제를 만들어냈습니다."

대회 당일, 마지막 연습 현장을 지켜보는 대학생 임원들의 얼굴에선 식은 땀이 빗물처럼 흐른다. 밤을 세워 준비한 'H.U.A.F' 공모전이 혹시라도 실수가 있을까하는 긴장감 때문이다.

"자, 다시 한 번 연습."
"에이~이 부분이 틀렸잖아, 다시."


연습과정에서의 몇 번의 실수로 현장의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오랫동안 준비했건만 연습결과가 썩 만족스럽지가 않은 것이다. 이런 긴장된 분위기는 사회를 준비하는 장설기(22·여자사회자), 신용(19·남자사회자)씨 사이에서도 느껴졌다. 자꾸 실수가 반복되자 머리에 손을 얹고 걱정스런 눈치를 보낸다.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장씨가 말한다.

"모두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대회인데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하지만 잘 해낼 수 있도록 계속 연습해야죠."

 사회를 준비하는 장설기(22.여자사회자), 신용(19.남자사회자)씨, 연습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걱정스런 모습으로 대본을 살피고 있다. 하지만 막상 'H.U.A.F' 공모전이 시작되자 깔끔한 사회로 축제를 이끌었다.
 사회를 준비하는 장설기(22.여자사회자), 신용(19.남자사회자)씨, 연습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걱정스런 모습으로 대본을 살피고 있다. 하지만 막상 'H.U.A.F' 공모전이 시작되자 깔끔한 사회로 축제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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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계속되는 반복, 연습. 그러기를 수차례, 그리고 드디어 그 오랜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일까? 몇 번의 연습 끝에 프리젠테이션 연습이 착착 진행되어 간다. 경직되어 있던 100여 명의 대학생 준비임원 표정은 곧 밝아진다. 힘겨웠던 행사 준비는 이제 행사 즐기기로 바뀌어 간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교수들의 얼굴에선 뿌듯함이 묻어난다.

"제자들이 이번 축제를 통해서 세상에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다고 생각해요. 시련도 겪고, 실패도 겪으면서 완성된 축제가 멋진 광고인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송정미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교수)

'H.U.A.F' 프리젠테이션 시간이 되자 아트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이번 공모전을 보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든 관객 대부분은 광고 홍보학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들이었다. 광고에 관심이 많아 타지에서 힘든 발걸음을 한 학생도 있었다. 이들에게는 이런 '경쟁 프리젠테이션'이야말로 미래의 직업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대학생 관객들은 또래 출전 대학생들의 '프리젠테이션'을 관심깊게 지켜보았다.
 대학생 관객들은 또래 출전 대학생들의 '프리젠테이션'을 관심깊게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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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프리젠테이션을 직접 보니,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져 부담스러웠던 기획서 쓰기와 경쟁 PT가 친숙해졌고, 더 열심히 배워서 프로페셔널한 프리젠트를 하고 싶다는 동기도 부여되었어요."(곽선아·홍익대 1학년)

출전 팀을 기다리는 심사위원들의 눈도 예리하게 빛났다. 심사위원들은 기업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들에게 대학생들이 만든 'H.U.A.F' 공모전은 단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다. 바로 자신 기업들의 미래의 광고비전을 제시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한자 한자 놓치지 않고 꼼꼼히 기록했다.

 '프리젠테이션' 내용을 한 대학생 관객이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프리젠테이션' 내용을 한 대학생 관객이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 곽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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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A.F'가 일반 공모전과 다른 점은 바로 대학과 기업이 서로 이득이 되는 공모전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하나의 성공 모델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H.U.A.F'는 홍익대 광고홍보학부가 주최를 하고 기업이 후원해 후원사의 광고마케팅 전략을 공모하는 산학프로그램, 학생들 또한 이 'H.U.A.F'를 직접 준비하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한마디로 모두에게 유리한 일석삼조의 공모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H.U.A.F'는 일회성 공모전이 범람하는 최근의 경향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었다.

대학생 광고인들의 뜨거운 경쟁 현장

잠시 후인 4시30분, 대학생 관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일제히 무대로 향한다. 이번 'H.U.A.F' 공모전의 주인공 다섯 팀이 무대에 당당하게 등장한 것이다. 출전팀은 홍익대 우석대, 한양대, 그리고 저 멀리 부산에서 온 신라대, 그리고 각 대학의 혼합팀까지 다양했다.


이날 'H.U.A.F' 프리젠테이션의 주제는 후원기업인 한 가발회사의 확고한 리더십 구축을 위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안이었다. 참가한 대학생 팀들은 이 전략안에 대해서 성심껏 준비한 발표를 진행해 나갔다. 사회자의 진행 속에 H.U.A.F 공모전의 다섯 팀은 저마다 기상천외하고 독특한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였다.

"자, 우리의 광고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를 보시죠."

"모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광고,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참신한 대학생들의 광고 계획은 심사위원들과 대학생 관객들을 때론 웃게, 때론 공감하게 만들었다. 대학생들의 참신한 생각을 담으려는 심사위원들의 펜이 바쁘게 움직였고, 이 현장을 배우기 위한 학생들의 수첩을 든 손도 부산했다.

뜨거운 경쟁 속에서 1위는 우석대학교 4인조 남성 팀 '애드사슬'이 차지했다. 애드사슬의 정지형(26·우석대 광고학과4)씨는 "우리 팀, 공모전에서 맨날 떨어지기만 했었는데, 이런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서 너무 좋다. 학생과 학교, 기업이 어우러지는 이번 대회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위는 홍익대, 3위는 한양대 팀이 차지했다.

하지만 순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대회에 참가했던 대학생들에게나 대회를 지켜보던 예비광고인들에게 이번 대회가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승자의 소감 뒤로 밝게 웃는 예비 광고인들의 웃음 속, 학생+학교+기업이 함께한 'H.U.A.F'는 성황리에 끝을 맺고 있었다.


#H.U.A.F#대학생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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