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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11일째인 구신서 지부장이 투쟁중인 천막 구 지부장은 전일제 강사 채용, 교감의 일정시간 수업담당, 불필요한 잡무를 없애 살인적인 교원들의 업무량을 감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단식11일째인 구신서 지부장이 투쟁중인 천막구 지부장은 전일제 강사 채용, 교감의 일정시간 수업담당, 불필요한 잡무를 없애 살인적인 교원들의 업무량을 감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김두헌

수능일인 11월 15일, 날씨는 햇살 한 줌 찾아볼 수 없었지만 여느 때의 '수능 한파'처럼 춥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남도교육청 입구 현관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투쟁 중인 구신서 전교조전남지부장의 가슴 속엔 동짓달, 살을 에는 한파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비장했다.

 

이 대명천지, 너도나도 그동안 성취한 민주화의 업적을 세계만방에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다니는 판국에 군부독재시절의 유일한 의사표현 수단이었던 단식투쟁이 아직도 유효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돈'이면 불가능한 것이 없는 세상인데….

 

그래서 구신서 지부장을 만나봤다. 단식 11일째의 구 지부장의 모습은 초췌했다. 먼저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구신서 전교조 전남지부장 구 지부장은 전남교육청은 정원감축이 가져올 전남교육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해 설득력있는 해결책을 전남도민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신서 전교조 전남지부장구 지부장은 전남교육청은 정원감축이 가져올 전남교육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해 설득력있는 해결책을 전남도민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두헌

"전남교육이 무너지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올해 141명, 내년에 211명의 교사가 감축됩니다. 그렇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전남교육은 무너지고 맙니다. 학생들은 비전공 교사들에게 수업을 받아야 하고 순회교사의 증가로 수업의 질은 현저하게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업무의 폭증으로 교사들의 노동강도는 살인적인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대로 가면 전남교육은 괴사되고 맙니다."

 

구신서 지부장의 이 같은 우려는 교육부가 2008학년도 교원정원을 가배정하고 교원수급기준을 '학생수' 기준으로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도서벽지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가 많은 전남을 비롯한 강원, 전북, 경북 등의 지역에서는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해 일선 교단의 혼란과 교사들의 사기저하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신자유주의의 파고에 휩쓸린 참여정부의 몰아붙이기식 '학생수 기준 교원정원배정' 방침은 그래서 '효용성 위주의 자본논리, 승자독식 사회, 농어촌 등 소외계층을 내팽개치는 정책'의 표본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로 김장환 전남도교육감 재임기간인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경제논리를 앞세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농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방침에 따라 전남도 내 172개 교가 폐교되거나 분교장으로 격하됐다.

 

정부의 이 같은 '학생수 기준 교원정원배정' 강행 방침에 전남도교육청이라고 뾰족한 대책이 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구 지부장은 "그게 아니어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단식농성중인 구신서 전교조전남지부장 구신서 전교조 전남지부장은 "전남교육이 무너지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단식투쟁의 배경을 설명했다.
단식농성중인 구신서 전교조전남지부장구신서 전교조 전남지부장은 "전남교육이 무너지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단식투쟁의 배경을 설명했다. ⓒ 김두헌

"전남도교육청은 올해 감축되는 141명에 대해 정원외 전일제 강사를 채용해 줄 것을 요구하는 전교조전남지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전일제 강사 채용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문제입니다. 전일제 강사 1명당 1년 월급을 3천만으로 계산했을 때 141명을 채용했을 경우 총 42억 3천만원이 소요됩니다."

 

구 지부장은 "내년도 전남도교육청 예산이 2천316억원이 증액됐다"면서 "예산을 투입해 학교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일만큼 시급한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교조 전남지부의 요구에 대해 전남도교육청 집행부는 "다른 시도에서는 실시할 계획이 없는데 우리만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원론적이고 관료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구 지부장은 "도교육청은 정원감축이 가져올 전남교육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설득력있는 해결책을 전남도민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정원감축 학교에 파견교사 투입, 교감의 일정시간 수업담당, 불필요한 공문서와 전시위주의 행사 지연과 함께 농어촌 지역의 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농어촌교육특별법 제정을 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내년 전남도교육청의 3월 인사가 끝나면 준폭동 수준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교육부의 요구대로 무리하게 교원정원을 감축하다 보니 수업시수가 적은 교과 선생님들이 우선 감축대상이 됩니다. 이러다 보니 어느 가정 선생님의 경우 신안에서 1년, 영광에서 6개월, 함평에서 6개월식으로 보따리를 싸야 합니다. 내년 3월이면 또 어디로 옮길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구 지부장은 "3학급 규모의 진도 모 중학교의 경우, 8명의 교사가 있지만 이중 기간제 교사가 2명, 순회교사가 2명이나 돼 나머지 4명의 교사들이 교무부장, 생활부장, 담임을 도맡아 하고 있다"면서 "이 밖에도 살인적인 공문서를 처리하다 보니 수업은커녕 잡무처리에 시간을 다 보내고 있는 게 일선 전남교사들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교육부는 도시지역은 학생수 기준으로 교사를 배치하고 읍면지역 이하의 농어촌 지역은 학급수를 기준으로 교사정원을 배치하도록 이원화해 농어촌 교육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교육부와 중앙인사위원회에 농어촌지역 정원배치 기준의 이원화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또 구 지부장은 "참여정부의 경제논리를 앞세운  교육정책은 후대 역사에 의해 냉혹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농어촌 지역 교육에 대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의 근본적인 재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희망교육21(www.ihope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전교조 전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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