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사가 15일에서 16일 새벽1시 15까지 집중교섭을 전개했으나, 접근한 의견이 번복되는 등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아무런 타결 없이 철도노조(위원장 엄길용)가 파업을 유보해, 앞으로 새로운 불씨를 남겨뒀다. 철도노사는 직권중재재정의 문서가 전달되기까지는 해고자 46명 복직문제, 손배 가압류 철회 문제, 구조조정의 유보, 인력감축의 축소 등 노사가 의견을 접근되는 듯 진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5일 11시 50분경 중앙노동위가 직권중재 안을 노사 양측에 전달하려고 했으나, 노조는 중재재정을 거부하는 항의의 표시로 중재재정안 전달을 가로 막았다. 반면, 공사에는 중재재정 안이 임금가이드라인 2%만 제시한 안을 받은 것과 동시에 그동안 노사교섭에서 의견접근이 진척된 안을 모두 원점에 뒤돌려 놓았다.
이후 노사는 16일 새벽 1시 15분경 까지 교섭을 진행했으나, 최종 노사의 교섭을 결렬돼 승자도 패자도 없이 노사갈등은 잠정유보된 것이다. 엄길용 중앙쟁의대책위 위원장은 현장조합원들에게 새벽 3시 20분 조합원에게 전화를 통해 “철도노조는 교섭시간 만료시한으로 정한 24시를 넘겨 새벽 1시 15분까지 최대한 성실 교섭을 통해 노사쟁점을 해결하려 했으나, 사측은 집중교섭에서 의견접근을 이루었던 부분조차 거둔 채 진척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교섭이 다소 의견접근이 이루어진 안조차 다시 부정하는 사측의 태도는, 중노위 중재 재정을 근거로 범정부 차원의 불법파업으로 몰아가는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노조는 “ 16일 새벽 1시 15분에 교섭을 정회한 채, 각 지방본부 쟁대위의 의견을 상황실을 중심으로 수렴하고, 화물연대와 조율한 후, 화물·철도 공투본 회의를 거쳐 최종 ‘교섭중단, 파업 유보’를 결정하게 됐다”고 최종 선언 했다. 아울러 엄 위원장은 이후 철도노조는 현장 투쟁으로 복귀해 철도공사와 교섭을 재개하고 해결되지 못한 철도 공공성 확보투쟁을 성실하게 이어 가겠다는 요지를 조합원에게 전달했다. 이 같은 내용이 전달되자, 밤새 추위에 떨던 일부 조합원들은 할 말을 잊은 채, 하늘만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었으며, 일부조합원들은 두 눈에 이슬이 맺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공사의 불성실한 교섭태도에 분노를 품고 현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철도공사(사장 이철)는 철도노조가 16일 03시 20분경 파업을 유보하기로 선언한 것과 관련, “철도노조가 국민과 조합원의 파업 반대 여론에 굴복한 것”이라며, “애당초 무리한 파업 계획이었는데 그나마 마지막 순간에 최악을 피하는 선택을 하게 돼 불행 중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철도공사는 “이번 파업유보 선언이 합리적 노사관계가 정착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철 사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합리적 노사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시는 국민 불편을 담보로 한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엄길용 위원장은 교섭에 대해 '결렬'이라는 표현 대신 '중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부분에 대해 철도-화물 공동투쟁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사측은 내놓은 안들을 모두 철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교섭결렬과 교섭중단에 대한 의미가 다른데, '결렬'은 현재까지 논의된 사안들 중 합의된 것은 유지하고 미 합의된 사항을 이후 논의한다는 것이고, '중단'은 지금까지 논의된 일체의 내용을 원점으로 돌린다는 것을 말한다는 해석이다. 한편 철도노조는 16일 13시30분 중앙노동위원회 앞에서 철도-화물 공동투쟁본부가 중앙노동위 직권중재에 규탄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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