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월) 오후 9시 40분경 싸락눈으로 시작된 눈이 이내 함박눈으로 바뀌며 30여 분에 거쳐 도심을 하얗게 채색해 가기 시작했다. 첫눈, 어둠 속에 내린 눈이라 그들이 만들어 놓은 백설의 세상을 온전히 만나진 못했지만 도심의 불빛 사이로 바라보는 세상도 첫눈을 만끽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마냥 눈이 오는 것이 좋았던 어린 시절도 있었다. 내일 출근길을 걱정하면서도 첫눈을 보니 나도 모르게 신바람이 난다. 세상의 추한 것들, 잠시라도 하얗게 덮어줄 수 있는 눈이 있다는 것, 그것도 감사한 일이다. 내일 해가 뜨면, 하얀 세상을 만날 것이다. 하얀 눈이 만든 세상, 그 세상을 만나 내 마음 깊은 곳 추한 것들을 덮어버릴 수 있다면 좋겠다. 첫눈, 첫눈이 왔다. 어른이 되어서도 첫눈을 보니 마냥 좋다.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