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 부산본부'는 23일 경운기를 몰고 부산시내를 돌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2일 부산시청 앞에서 열련 본부 결성 기자회견 모습.
'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 부산본부'는 23일 경운기를 몰고 부산시내를 돌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2일 부산시청 앞에서 열련 본부 결성 기자회견 모습. ⓒ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에서 '경운기 퍼레이드'가 열리는 까닭
"500㎞의 경부운하 자연하천 구간은 시속 30㎞, 20㎞의 인공수로 구간은 시속 18㎞, 터널구간은 시속 10㎞의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빨리 가면 하루 24시간이면 된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그의 측근들이 해온 말이다. 이들은 물류 운송에서는 운송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느린 운송' 수단인 운하로는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면서 운하에서의 운송속도를 계속 줄여왔다.

하지만 수백년전부터 운하를 만들고 계속 개량해온 외국의 예를 보자. 도나운 주운협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로테르담-프랑크푸르트간의 운행시간은 58시간이다. 거리는 553km의 경부운하 구간보다 다소 짧은 528km. 경부운하의 경우 통과해야 할 갑문이 19개소이지만, 이 구간의 경우는 불과 2개소만 있다.

로테르담-프랑크푸르트 구간의 운행시간을 계산하면 배의 속도는 시속 11㎞. 지난 2월 독일의 현지 취재과정에서 만난 독일정부 관계자 역시 "마인-도나우 운하를 운행하는 배의 제한 속도는 시속 13㎞"라고 말했다.

'운하 선진국'들의 상황도 이러한데 경부운하 구간을 24시간만에 주파할 수 있다는 이명박 후보의 주장, 게다가 이를 통해 '물류혁명'을 이루겠다는 공약을 믿어야 할까? 부산 시민들이 도심 한복판에서 '경운기 퍼레이드' 벌이는 까닭이다.

경운기는 운하 선진국에서 운행하는 배의 속도보다 빠르다.

부산사람들이 ‘경부운하 저지’를 내걸고 경운기를 몰고 부산시내를 달린다.

부산환경운동연합과 부산민예총,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연합, 밀양농민회는 23일 ‘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에 나선다.

이들은 경운기 6대를 몰고 한나라당 부산시당-수영교차로-부산시청-연산교차로-부산대를 돈 뒤, 이날 저녁 서면천우장 앞에서 ‘문화한마당’ 행사를 연다.

이날 오전 10시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는 ‘경부운하 저지 경운기 퍼레이드 출정식’을 연다. 출정식에서는 연설에 이어 “경부운하는 사기다”는 제목으로 퍼포먼스를 벌이는데, ‘경부운하’가 적힌 사기그릇을 여러개 준비해 대표단이 사기그릇을 깨는 행동을 연출하게 된다.

1시간 동안 출정식을 연 뒤 11시경 경운기가 출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부산시청 앞과 연산교차로, 박승환 의원 사무실 앞, 부산대 앞에서 각각 경운기를 세워 놓고 홍보 캠페인을 벌인다.

경운기 운전은 밀양농민회 회원들이 하게 되며, 경운기는 밀양에서 부산까지 2.5톤 트럭을 통해 옮기기로 했다. 경운기에는 ‘NO 경부운하’라는 홍보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경운기 퍼레이드를 벌이던 중 곳곳에서 홍보캠페인을 벌이는데, 부산민중연대와 낙동강공동체, 불교청년회 부산지부, 시민연대 등 관계자들이 참가해 연설을 할 예정이다.

경운기는 이날 오후 4시경 부산대 앞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도 문화공연과 연설 등을 벌인다.

‘경부운하 저지 부산시민 문화한마당’은 이날 오후 6시30분 서면 천우장 앞에서 열린다. ‘거리 환경 강연’(하정필)과 ‘나도 한마디’(박진섭․오성규), ‘빅보이, 경무운하를 말한다’, ‘타악 퍼포먼스-경부운하를 두드린다’, ‘다함께 어울림-홍순연 소리’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 부산본부’는 지난 2일 부산시민운동연대와 부산민중연대,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교육개혁연대, 하천연대, 하구연대, 낙동강네트워크, 대한불교청년회 부산지부 등의 단체가 모여 결성되었다.

부산본부는 이날 부산시청 앞에서 결성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경부운하 공약을 즉각 폐기할 것”과 “경제파탄, 환경파괴 경부운하 공약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 “한나라당 부산출신 국회의원은 시민상수원 보호를 위해 경부운하 공약 폐기를 천명할 것”, “부산시장은 시민식수 보호를 위해 경부운하에 대한 입장을 천명할 것” 등을 촉구한 바 있다.


#경부운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