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대선연대에는 매일같이 피해 사실을 호소하는 유권자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어 실무자들이 다른 업무를 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다음 블로그뉴스, 올블로그와 오픈블로그 등 블로그스피어에서는 연일 선거법과 선관위에 분노하는 블로거들의 포스트가 메인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각 대선 후보들도 선관위와 경찰의 과잉 단속을 비판하는 입장을 경쟁하듯 발표하고 있다. 이미 선거법 문제가 지난 2004년 총선 이후 선거 때마다 지적되어왔지만 정작 국회가 개정에 나서지 않고 있어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 때도 선거법은 논의조차 되지 않은채 내일 정기국회가 끝난다. 대선연대는 오늘은 2시 인터넷 선거실명제 폐지 공대위, 대선미디어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와 함께 국회 앞에서 선거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선연대 유권자운동본부장인 오관영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이번 선거는 정책과 공약이 전혀 쟁점이 되지 않는 사상 최악의 선거다. 후보들은 제대로 공약을 논의하지 않고 언론들도 정책 검증은 외면하고 있다"고 기성 정치권의 모습을 비판했다. 이어 오 본부장은 "기성 정치권이나 언론이 하지 않으니까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후보의 정책과 자질에 대해 정보를 모아 제공하고 있는데, 이게 선거법 위반이라고 처벌되고 있다. 선관위와 경찰이 정책선거를 가로막고 있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UCC '대통령 이명박 괜찮은가?'를 제작한 김연수씨는 "처음 한 번 올린 게시물이 추천을 받아 포털 메인에 걸리고, 이를 본 네티즌들이 더 만들어보라고 해서 몇 편 더 만들었는데, 이게 사전선거운동이라는 이유로 고발되었다”고 밝히고는, “근거없는 허위사실도 아니고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들을 모아 만든 게시물조차 선거법 위반이냐?”고 항변했다. 결국 그 UCC의 자료제공은 언론이 하고, 여러 번 만들도록 부추긴 것은 포털인데, 네티즌만 딸랑 입건된 셈이 된 것이다. 김연수씨의 사례는 네티즌들이 선거법을 어긴 '범법자'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임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부터는 대다수 언론사들, 포털들이 인터넷 실명제를 하도록 되어 있다. 실명제 또한 네티즌을 단속하기 쉽게 만들려는 수단일 뿐이라는 지적이 블로거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인터넷 선거실명제 폐지 공대위에 소속된 선용진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악플 악플 하는데, 정작 악플과 흑색선전은 보수정치인들이 하고 있다"며 인터넷 실명제를 비롯해 네티즌의 입을 가로막는 선거법 조항들을 즉각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대선미디어연대 추혜선 사무처장은 "네티즌들을 단속해 유권자들의 입을 막아놓은 바람에, 포털을 비롯해 주류 미디어들이 전부 후보들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지적한 후,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기자회견문 유권자를 범죄자로 만드는 선거법을 개정하라! - 네티즌 탄압 조항 93조와 인터넷실명제 강제 조항을 폐지하라 |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이 조용하다. 지금 선거 공간이 시대착오적인 선거법과 선관위, 경찰, 검찰로 인해 ‘침묵’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시기 마땅히 활발해야 할 국민의 다양한 의견 발표와 상호 토론이 크게 위축되어 있는 사태에 대하여 우리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근간으로 하는 인터넷 공간에서 블로그와 게시판 댓글, 패러디, UCC 등이 금지되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실명제로 인하여 비판적 발언이 사라지고 있다. 선관위와 경찰, 검찰은 선거법 93조에 의거해 인터넷상의 유권자 발언을 선거운동으로 간주하고 단속해 왔다. 10월 30일을 기준으로 선관위가 인터넷의 글 삭제를 요청한 건수는 5만5842건에 이르고, 그 중에서 대선관련 글이나 동영상이 선거법을 위반해 수사 대상에 오른 경우는 561건(618명)으로 전체 선거법 위반 사건(827건)의 68%에 해당한다. 선거 시기에 정치에 대한 글, 그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로 수많은 국민이 범죄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사태는 90년대 중반 PC통신과 인터넷이 등장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선거시기만 되면 반복되어 왔고 갈수록 그 숫자가 늘고 있다. 과연 유권자가 문제일까, 아니면 선거법이 문제일까? 게다가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는 오는 27일부터 선거법 82조의 6에 의해 인터넷 실명제가 다시 실시된다. 모든 국민을 허위정보·비방 유포자로 전제하고 실명을 확인받은 후에야 인터넷언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 실명제는 명백한 사전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인터넷의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다. 선거법 뿐 아니라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 실명제가 실시된 후로, 정치 관련 댓글이나 비판이 실제 급격히 줄어들었다. 양심 있는 인터넷언론사들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선거에서도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작금의 현실은 국민의 정당한 표현의 자유와 유권자로서의 정치적 권리가 현재 중대한 위협에 처해 있음을 방증한다. 국민이 대통령을 뽑는 과정에서 후보자와 정당과 그 정책에 대해 충분히 검증하고 공정하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긴다면 우리 사회 민주주의는 큰 위기에 처할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하는 인터넷언론사들을 지지한다. 더불어 유권자를 범죄자로 만들고 유권자의 입을 틀어막는 선거법의 개정을 위해 국회와 각 정당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특히 선거법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인 93조와 82조의6은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비정상적인 침묵을 강요받고 있는 지금의 대선 정국에서 우리는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권리가 진정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 외친다. 또한 우리와 뜻을 함께 하는 네티즌, 여러 인권시민사회언론단체들과 힘을 모아 선거법이 올바르게 개정되는 그날까지 실천하며, 싸울 것이다. - 선관위와 경찰은 네티즌과 유권자에 대한 과잉단속을 즉각 중단하라. - 선관위와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터넷 실명제 집행을 즉각 중단하라. - 정부와 국회는 선거법을 개정하여 93조와 실명제를 즉각 폐지하라. 2007년 11월 22일 2007 대선시민연대·대선미디어연대·인권단체연석회의·인터넷선거실명제폐지공동대책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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