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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운수노동조합연맹과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대한항공 고 최광진 과장 의문죽음 진상규명 대책위원회’, 유가족들은 11월 8일 서울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빠른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동조합연맹과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대한항공 고 최광진 과장 의문죽음 진상규명 대책위원회’, 유가족들은 11월 8일 서울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빠른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 강항규

대한항공 김해정비공장 고 최광진(38) 과장의 사망과 관련해 4개월 가까이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유가족과 시민단체 대표들을 상대로 시위 등 일체의 활동을 못하도록 부산지방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에 ‘대한항공 고 최광진 과장 의문죽음 진상규명대책위원회’(집행위원장 강항규)는 22일 낸 답변서를 통해 반박하고 나서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 최광진 과장은 지난 7월 10일 낮 12시 20분경 김해정비공장 지붕 아래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유가족들은 처음에는 자살로 보고 시신을 화장해서 장례를 치렀다. 경찰도 자살에 의한 추락사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유가족들은 장례 뒤 죽음에 의문을 제기했다.

 

둘째를 임신했던 부인은 만삭인 채 김해공항 국내선 청사 안에서 1인시위를 오랫동안 벌였고, 지난 10월 말 순산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부산지방검찰청은 대한항공과 유가족의 고소고발 등에 따라 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 “명예훼손에 심각한 업부방해를 당하고 있어”

 

대한항공은 이종희 사장 명의로 지난 14일 부산지방법원에 고인의 부인과 처남, 대책위 강항규 집행위원장과 연락책임자 류승택씨를 상대로 가처분신청서를 냈다.

 

대한항공은 “피신청인들은 각종 유인물과 피켓, 방송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훼손을 하며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피신청인 위주로 진행되었으나 나중에는 대한항공해고자동지회 중심으로 대책위가 구성되었고, 현재는 공공운수연맹과 운수노조 등이 조직적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

 

대한항공은 “고인의 사망을 자살로 조작하거나 조작할 이유도 없다. 현재 검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면서 “유가족을 공갈․협박한 적도 없고 그런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유가족이 돈을 더 뜯어내려한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고객의 명예와 신용 그리고 생명을 절대가치로 여긴다”면서 “피 신청인들이 유인물이나 게시판 등을 통해 대한항공의 명예와 신용을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허위사실을 통해 훼손하고 있다. 업무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공갈․협박․은폐․조작 등 구체적 사실에 관한 것은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피신청인들은 확성기를 통해 장송곡을 방송하고 갖가지 발언을 하고 있는데, 그런 행위로 인해 직원과 고객이 대화를 하면서도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소리가 커서 심각한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시위금지장소로 ▲김해공항과 ▲김해정비공장, ▲김포공항, ▲대한항공 사옥을 들었다. 또 대한항공은 피신청인들이 “최광진 과장은 자살하지 않았다”거나 “사고현장을 조작한 대한항공” 등의 내용이 들어간 현수막이나 게시판, 유인물, 확성기, 구호제창행위 등을 못하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또 대한항공은 “신청인의 명예와 업무에 심각함을 판단하여 재판부에서 심문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빨리 결정해 달라”면서 “신청인은 피신청인들이 가족을 잃은 슬픔을 생각하여 설득하고자 하였으나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해고자와 외부 노동단체까지 관여하여 위법의 정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대책위 “남편 잃은 부인의 시위를 법으로 막으려 하나”

 

유가족과 대책위 측은 고인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사건을 조작되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책위는 답변서에서 “대한항공이 사망사건 당일 유가족에겐 없다고 했다가 제출한 사진을 보면 대한항공이 사고현장을 조작한 것이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대한항공이 촬영한 사진을 파악해 보면 사고 현장에 떨어져 있던 유품인 끊어진 시계줄이 나중엔 동일한 크기의 작업용 스템프(도장)로 바뀌고 시계줄은 사라졌다”면서 갖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또 대책위는 “대한항공 관리자들은 사고 발생 후 유가족들의 집에까지 자주 찾아와 시위중단을 요구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확성기 사용에 대해, 대책위는 “처음에는 공항 내에서도 확성기 등을 통해 알렸으나 지금은 피켓팅을 위주로 하고 있고, 소리 또한 가까이 가서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하게 하고 있다”면서 “공항 안에서 확성기 소리가 시끄러워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관할 경찰서로부터 옥외집회 금지통보를 받은 뒤 어떤 형태로도 집회를 강행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법원에 시위금지가처분을 내는 형식으로 피신청인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친 것이라 아니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대책위는 “남편을 잃은 부인에게 법원의 판결로 시위를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느냐. 진정한 법치란 신청인이 갈구하는 바와 같은 것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16년을 유능한 정비사로써 밤낮을 불문하고 열심히 일했던 고인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지 벌써 넉 달이 지나가고 있건만 아직까지 정확한 사인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고인의 사망일 당시 만삭이었던 아이가 엄마 뱃속을 박차고 이 세상으로 태어나기는 했으나, 영원히 아버지의 얼굴조차 구경하지 못하는 유복자 운명으로 기구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최광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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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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