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전이 개시되면서 '광고 전쟁'이 시작됐다. 각 당은 27일 그동안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준비해 놓은 '비장의 무기'를 선보였다. 특히 현재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BBK 등 각종 의혹 사건에 휩쓸려 있어 이번 대선 그 어느 때보다도 네거티브 캠페인 광고가 드세질 전망이다. 우선 '빅3' 후보의 홍보전략을 소개한다. [편집자말] |
[정동영] TV광고는 '좋은 대통령', 신문광고는 '나쁜 대통령'에 초점대통합민주신당 홍보본부가 전하려는 정동영 후보의 메시지는 '가족행복'과 '좋은 대통령'이다.
27일 처음 방영된 TV광고 1탄 '행복을 꿈꾸는 소년'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정 후보의 어린 시절 사진을 편집했다. 어머니 재봉틀 소리를 들으며 가족이 행복한 꿈을 키운 청년이 이제 더 많은 이의 행복을 꿈꾸기 시작했다는 콘셉트다.
정 후보가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잘못 아는 유권자들에게 서민의 아들임을 부각하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또 돌아가신 어머니를 말할 때 목이 메어 말끝을 잇지 못하는 정 후보의 '선량한 인상'을 클로즈업시켜 '좋은 대통령 기호 1번'을 강조했다.
TV광고는 '꼭 한 번 안아주세요(Free Hugus)' 유세전략에 맞춰
28일 방송된 2탄 '안아주세요'는 "백 마디 말보다 그 아픈 상처를 진심으로, 가슴으로 듣는 '인간 정동영'"이라는 콘셉트다. 서로 안고 함께 느끼면서 국민들과 아픔을 함께 하고 함께 웃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정동영 후보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일자리 불안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 피곤에 지친 학생, 노후가 불안한 어르신에게 '좋은 대통령' 정동영 후보가 따뜻한 포옹을 드림으로써 서로에게 힘과 용기가 되어 함께 가족이 행복한 나라를 열어나가 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저녁 7시 명동 합동 유세에서도 4대 불안(일자리, 주거, 교육, 노후)에 힘들어 하는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스킨십 퍼포먼스인 '꼭 한 번 안아주세요(Free Hugus)' 유세를 진행했다.
광고대행사 '아프리카'에서 제작했으며 CF를 맡은 김희규 감독은 TV CF 애니콜, BMK 뮤직비디오 등을 연출했다. 홍보전략을 총괄하는 윤흥렬 가족행복위 총괄기획본부장은 "현재로서는 총 4편을 제작할 예정인데 남은 두 편도 '안아주세요' 유세전략에 맞춘 광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선보인 신당의 광고전략의 특징은 방송은 포지티브 캠페인, 신문은 네거티브 캠페인이라는 '투 트랙'이다. '좋은 대통령'과 '나쁜 대통령'(이명박 후보) 이미지의 대비 전략이다.
1997년 '준비된 대통령'이란 슬로건으로 김대중 후보의 승리에 일익을 담당했던 윤흥렬 본부장은 이에 대해 "TV광고는 '안아주세요'라는 유세 홍보 콘셉트에 맞추었고, 신문광고는 네거티브라기보다는 (이명박 후보에 대해) 이미 밝혀진 사실과 정책을 정리해서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말했다.
신문광고... '1번 생각하면 좋은 대통령, 2번 생각하면 나쁜 대통령이 보인다'신당은 28일 주요 일간지 1면 하단에 정동영 후보의 신문광고를 실었다. 그런데 광고 중앙에는 지난 21일 <경향신문>에 보도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얼굴 사진을 담았다. '이 후보 얼굴에 동료의원이 연탄 가루를 발라주고 있다'는 사진 설명과 함께 "더발라! 더발라!"라는 말풍선을 달았다. 광고 좌측엔 '군대는 안갔지만 위장 하나는 자신있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이에 앞서 27일 신당은 '1번 생각하면, 좋은 대통령이 보입니다! 2번 생각하면, 나쁜 대통령이 보입니다!'는 문구로 신문광고의 포문을 열었다. 역시 기호 1번 정동영 후보와 기호 2번 이명박 후보를 빗댄 것이다.
또 "1번만 생각하면 잘살 것 같습니다", "2번을 생각하니 나라 걱정이 앞섭니다", "키울 때는 위장전입, 키워서는 위장취업, 탈세와 주가조작 의혹까지… 말만 들어도 부끄럽고 생각만 해도 괴로운 소식이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등의 글귀로 '나쁜 대통령 이명박 후보'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추운 유세 현장에서 율동과 함께 '위력'을 발휘하는 로고송은 '사랑해요 정동영'(원제 : 어부바), '달려라 정동영'(원제 : 빠라빠빠) 등 13곡이 준비돼 있다.
광고 바로 가기☞ http://www.undp.kr/2th/news/pop04_view.php?no=81[이명박] 욕쟁이 할머니 국밥집 손님부터 스파이더맨까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맨발의 '기타맨'이 됐다가 치아를 드러낸 밤무대 가수로 변신한다. 이 후보는 또한 취업 문턱에서 미끄러진 청년을 맨손으로 구하는 근육질의 '스파이더맨'이 되기도 한다.
이 후보의 다채로운 변신은 현실에서는 볼 수 없다. 다만, 대선 광고에서는 가능하다.
한나라당은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난 27일부터 TV와 인터넷 광고를 시작했다. TV 광고는 이날 저녁 KBS 1TV <9시뉴스> 전과 MBC 드라마 <이산>이 끝난 뒤 각각 방영됐다.
이 후보는 TV 및 인터넷 광고와 로고송 등에 장사가 안 되는 재래시장, 이태백과 사오정과 같은 경제난을 부각시키면서 이들에게 희망을 줄 '실천하는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웠다.
한나라당이 지난 23일 메인 로고송으로 정한 '성공송'에는 "경제 살릴 대통령", "명박이 도와드려요" 등의 가사가 반복된다. 성공송은 엘가의 '사랑의 인사'에 가사를 붙인 것으로, 홍보팀 관계자가 직접 노래를 불렀다.
이 외에 가수 올라이즈 밴드의 '무릎팍송', 박상철의 '무조건', 수퍼주니어의 '로꾸거', 빅마마의 '달라송',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 박현빈의 '오빠만 믿어' 등 트로트에서 10대 취향의 노래까지 다양한 장르의 대중가요를 로고송으로 삼았다.
로고송의 선곡과 개사는 5명의 홍보팀 직원들이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공을 들여 완성했다.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유권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차원을 탈피해서 유세장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 수 있는 서비스 개념에서 곡을 선정했다"며 "이 가운데 이 후보와 색깔이 맞는 7곡을 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8일 전화통화에서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삼았지만, 우리가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20~30대, 특히 여성층을 주요한 타깃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태백'과 '사오정' 등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켰다"며 "'내일이 와야 한다'는 가사는 정권교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TV 광고는 시장에서 국밥집을 하는 욕쟁이 할머니가 등장해 "만날 쌈박질만 하고 XX이냐,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며 이 후보를 나무라는 설정이다. 말없는 이 후보 대신 "경제를 살리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등장하며 두 사람은 웃는 얼굴로 손을 맞잡는다.
욕쟁이 할머니는 강남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실제 인물이지만, 촬영지는 종로구 낙원동의 한 국밥집이다. 5편 이상 제작될 예정인 TV 광고는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과 '하쿠호도제일' 등 2곳의 광고기획사가 맡았다.
1편에서 이 후보가 말없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홍보팀 관계자는 "정치인들을 나무라는 할머니의 일성에 송구스러운 반응을 보여야 했기 때문"이라며 "마지막 포옹으로 친근하게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광고 바로 가기☞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123731[이회창] 송창식의 <우리는>이 배경음악... '국민과 나는 하나'
"알았습니다."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TV광고 1탄의 제목이다. 이제야 국민 마음을 알았다는 뜻이다. 28일 밤 KBS <뉴스라인> 방송 직전에 첫 방송이 나갔다. 콘셉트는 '유권자의 감성을 파고 들어라'.
이회창 캠프는 광고에 '투잡'을 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회사원 아버지와 쓸쓸히 교실을 지키는 교사, 병든 할머니와 함께 사는 소녀가장을 등장시켰다.
홍보팀의 석철진 경희대 교수는 "세 번째 대선에 출마한 이회창 후보가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정말 국민 마음을 알았다. 국민 속으로, 낮은 곳으로 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특히 경제·교육·복지 정책에 중점을 두겠다는 점을 이미지화했다"고 설명했다.
가수 송창식 찾아가 "노래 쓰게 해달라" 부탁 배경음악을 놓고도 숙고를 했다고 한다. 메시지를 포장할 음악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 캠프는 지난 대선에서 TV광고로 덕을 톡톡히 본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를 떠올렸다. 당시 노 후보 측은 광고 음악으로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써 유권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머리를 싸맨 끝에 찾아낸 '보석'이 가수 송창식씨의 <우리는>이다. 석 교수는 "국민 곁에 다시 다가가는 후보의 마음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음악을 고민하다가 <우리는>을 찾아내고 이거다 싶었다"며 "가사가 구구절절이 후보의 처지와 맞아 떨어지더라"고 말했다.
이 노래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기나긴 세월을 기다리어 우리는 만났다. 천둥치는 운명처럼 우리는 만났다. 오~ 바로 이 순간 우리는 하나다."
10년의 세월을 거쳐 다시 대선에 출마한 이 후보가 비로소 국민과 하나가 된다는 뜻이다. 석 교수는 <우리는>을 광고음악으로 쓰기 위해 직접 가수 송씨를 찾아갔다고 한다.
TV 광고는 총 3~4편을 미니시리즈 방식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2편의 제목은 '비전 창'. "창이 그리는 국가 비전을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석 교수는 "실제 선거유세에서 국민들이 따라할 수 있는 상징적인 동작이 나오니 기대하라"고 귀띔한다. "그것이 도대체 뭐냐"는 질문엔 "구체적인 건 말할 수 없다"며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광고 바로 가기☞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123744로고송 <말해줘>·<자기야>... 개사는 20대 자원봉사자들 작품 한편, 이 후보는 선거 로고송으로 지누션의 <말해줘>와 박주희의 트로트 <자기야>을 정했다. <말해줘>는 주요 후렴구인 '말해줘'를 '바꿔줘', '살려줘'로 바꿨고 랩 부분에는 주요 공약을 담았다. 여성 가수가 "10년을 참았어 이제는 바꿔줘 정말 이 나라를 살려줘"라고 부르면, 남성 가수가 "걱정마 난 바꿀게 어떻게 나라 바로 세울지 매일 매일 생각해 이회창만 할 수 있는 일이지"라고 받는 식이다.
<자기야>에는 슬로건인 '반듯한 대한민국 듬직한 대통령'을 가사로 넣었다.
"듬직한 대통령감 정말 몰랐니 반듯한 대한민국 이제 알겠니 이회창 만나서 원칙을 알았고 이회창 보면서 웃음 찾았죠 힘없는 약자도 소외된 사람도 이제는 일어설 수가 있잖아요 어쩜 좋아 이회창 좋아 멋진 사람 이회창 좋아." 이 후보가 말한 '돈 안드는 선거' 전략은 광고·홍보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TV광고는 돈 많이 드는 컴퓨터 그래픽(CG)은 최소화했고 포스터에 넣은 사진도 새로 찍은 게 아닌 원래 있던 것을 썼다.
로고송 가사도 전문가 작품이 아니다. 홍보팀의 20대 자원봉사자들이 머리를 맞대 이리 부르고 저리 부르면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쪽은 로고송이 무려 7곡에 이르지만, 이회창 후보는 달랑 2곡이다. 기존에 있는 곡을 로고송으로 쓸 경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곡당 200만원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