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방송노조의 파업과 방송위 재허가 추천거부로 방송사 운영에 파행을 겪고 있지만 사측은 뚜렷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익명을 요구한 전주방송의 한 임원이 인터뷰에 응했다. 이 임원과는 11월 27일 전주방송 본사 건물에서 인터뷰를 했다. 기자는 이 임원에게 노조와 방송위가 제기한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해명을 들어봤다. 그는 자신의 대답이 사측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방송위 지적 시정하겠다” - 파업이 한 달째에 접어들었다. 현재 전주방송의 운영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현재 비정규직과 간부들이 노조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전주방송은 하루 평균 19시간씩 방송하고 있다. 기술국의 예를 들자면 현재 5명의 직원이 19시간 동안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모두 맡고 있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 현재 제기된 문제점에 대한 해명이 필요할 것 같다. 최근 방송위원회로부터 방송사업자 재허가 추천거부 판정을 받으면서 지적받은 사항들이 있지 않나. 노조의 비판과 함께 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아침 뉴스 녹화방송과 라디오 방송 외부 위탁 등은 방송의 본분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 두 가지 문제는 이번에 방송위로부터도 지적을 받았다. 작년 4월 하순부터 아침뉴스를 녹화해서 방송하고 있다. 보통 뉴스가 전날 저녁뉴스와 다음날 아침뉴스 사이에 큰 사건이 없기 때문이다. 아침 뉴스를 생방송으로 하려면 직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야 한다. 전날 저녁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아침뉴스를 생방송으로 하는 것은 인력‧인건비 낭비일 수 있다. 그 대신 저녁이나 새벽에 큰 사건이 있으면 생방송으로 뉴스를 진행한다. 그동안에도 일주일에 한두 차례씩 생방송 아침뉴스를 진행했다. 일단 방송위로부터 이 점을 지적받았으니 시정할 계획이다. 라디오 운영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지적이 없었는데 이번 방송위원회 심사에서 지적받았다. 시정할 계획이다. - 외주 콘텐츠를 방영 후에 되파는 ‘콘텐츠 장사’가 지나쳤다는 비판도 있다. 외주 편성비율도 너무 높지 않았나. "민영방송은 의무 자체 편성비율이 정해져 있고, 올해는 29%다. 자체 제작프로그램으로 편성비율을 다 채우면 좋겠지만 실질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외주 제작프로그램을 사다가 편성을 채우고 있다. 방영 후에 되파는 것은 처음 외주 콘텐츠를 구입할 때부터 계약한 일이다. 방송 후 타 지역 민방에서 방영을 원할 경우 지적재산권 문제가 있어 콘텐츠를 그냥 넘겨줄 수 없게 되어있다. 돈을 받고 팔 수밖에 없다. 이번에 방송위원회에서 지적받은 재방송편성비율 문제도 그렇다. 자체제작 여건이 어려우니 편성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재방송을 늘릴 수밖에 없다." “김택곤 사장 퇴임의사 없다” -노조는 이번 재허가 추천거부의 책임을 지고 김택곤 사장이 퇴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김 사장이 프로그램의 세부 방향이나 출연자 섭외문제까지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김택곤 사장은 서울 MBC 보도국장 출신이다. 전주방송의 경영자이기 이전에 현직에 있던 방송인이다. 김 사장이 경영자라는 생각보다는 방송계 선배라는 생각에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한 것 같다. 사장의 연임이나 퇴임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김택곤 사장도 현재 임기 도중에 퇴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 사무직 직원에게 카메라나 PD 등 방송관련 업무를 시켜 전문성을 떨어뜨렸다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인력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자체 편성비율이나 프로그램이 늘어나다보니 일어나게 된 상황이다. 인원을 늘리기가 어려우니 직원들이 동시에 멀티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아무나 데려다가 일을 시키지는 않았다. 해당 분야에 자질이 있는 사람들을 트레이닝 시켜서 일을 시켰다." “디지털 방송 전환 준비 중이다” -지난 3년간 110억원의 이익을 냈다. 2차 민영방송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노조는 이 이익이 지나친 긴축운영으로 얻어진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케이블TV, DMB, IPTV와 같은 뉴미디어들이 몰려오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지상파TV는 빠른 속도로 올드미디어화 되어가고 있다. 광고 수입도 매년 약 10%씩 줄어들고 있다. 수익이 감소중이다. 그러니 나가는 돈을 줄일 수밖에 없다.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다. 지속적으로 광고가 줄어들고 있고, 제대로 된 사옥이 없어서 사옥도 이전해야 한다. 지금은 건물을 임대해서 운영하고 있다. 혁신도시지역인 완주군 이서면 쪽에 이미 부지를 구입해 놨다. 거기에 디지털 전환을 위해 돈까지 모으고 있는 터라 긴축운영이 불가피했다." - 높은 순이익을 올렸음에도 디지털방송 전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012년까지 기존의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해야 한다. 장비 및 각종 시설에 비용이 약 400억 가량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주방송은 디지털 전환 비용을 모으고 있는 거다. 장비를 나중에 구입해야 더 좋은 장비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최대한 기다렸다가 구입하려고 돈을 모으고 있는 단계다. -긴축운영을 한다면서 30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한 것은 어떤 이유였나. "전주방송은 지난 97년에 개국했다. IMF직전에 자본금 280억원으로 시작했다. 당시 경제가 어려워 개국 후 5년간 주주배당을 하지 못했다. 몇 년 전부터 배당을 시작했고, 배당률도 5%, 4%… 식으로 비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올해는 3%인 30억원을 배당했다. 노조측에서는 30%를 배당했다고 하는데 그건 당기 순이익에서 30%다. 자본금 280억으로 따지면 3%다. 그동안 주주들이 배당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라 배당을 해줄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 추가로 들어가는 돈을 아끼기 위해 방송지원기금을 거부했다는 주장이 있다. "꼭 돈을 아끼려고 거부한 것이 아니다. 창사 1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의 경우는 모 대학과 연계해서 진행하려 했으나 문제가 생겨 틀어지는 등 이유가 있어 거부한 부분이 있다." -오는 12월 4일 청문회에서 재허가 추천을 받지 못하면 방송이 중단되는 정파사태까지 갈 수 있다. 향후 어떤 계획이 있나. "정파사태가 오면 지역민들에게 제대로 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정파사태까지 가도록 하고 싶지 않다. 성실하게 준비해서 청문회에 진지하게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시청자 분들, 전북 도민들께도 전주방송이 새롭게 일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니 양해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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