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아 뒤에 꼭 잡아. 출발한다.” “응, 할머니 꼭 잡았어.” “우진아, 어때 할머니 이젠 잘 타지?” “응 아주 잘 타.” 신나?” “응 신나” 한다. “저기는 언덕이니깐 할머니는 내릴게” 하곤 손자가 탄 자전거를 끌고 걸었다. 12월 1일(토) 딸과 두 손자와 나는 자전거를 타고 광명시에 있는 경륜장에 갔다. 딸아이는 손자 자전거에 작은 손자를 앞에 태우고, 나는 큰손자를 뒤에 태우고 가기로 했다. 작은 손자를 내 뒤에 태웠다가 내가 쓰러지는 날에는 작은 손자가 다칠까봐 큰 손자를 태웠다. 큰손자는 조금 더 크니깐 작은 손자보다 순발력이 좋을 거란 생각에서다. 큰 손자를 뒤에 태우고 달린다는 것이 조금은 자신 없었지만 일단 부딪혀보기로 했다. 초보할머니 뒤에 탄 손자는 겁을 낸다거나 두려운 기색은 전혀 없었다. 나도 여유롭게 손자와 이야기를 하면서 집에까지 별 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경륜장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손자를 뒤에 태우고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집에서 경륜장을 갈 때는 손자만 자전거에 태우고 나는 걸어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경륜장으로 가는 길에 자동차들이 많이 다니는 큰길을 지나 한가한 길로 들어섰다. 손자를 뒤에 태우고 나도 자전거에 올라서 출발을 시도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내가 올라가기만 하면 자전거가 기우뚱, 또 다시 시도해 보지만 자전거는 또 기우뚱 거려 나는 자전거에서 떨어지기를 수차례였다. 딸아이는 작은 손자를 태우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가고 있었다. 자전거에 타고 있던 손자는 “할머니 엄마가 안보이잖아. 나도 내려서 뛰어갈까?” “아니야 할머니가 한 번 더 해보고” 또다시 한 번 더 해보았지만 나도 자전거를 타고, 손자를 뒤에 태우고 갈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손자만 자전거에 태우고 나는 자전거를 끌고 경륜장까지 겨우 갈 수가 있었다. 경륜장에 힘들게 도착해서 손자는 제 자전거를 신나게 탔다. 작은 손자는 무료로 세발자전거를 빌려 탔다. 일단 자전거 타이어에 공기를 넣었다. 손으로 펌프질을 해서 바람을 넣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공기를 넣는 기계가 있어 아주 편하게 넣을 수 있었다. 타이어에 공기를 넣은 후 자전거를 타려고 했지만 도대체가 자전거가 나가지를 않는 것이 아닌가. 아주 빡빡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흝어 보았다. 그러던 중 기어가 7단에 맞추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전거를 아주 잘 타는 사람이라면 아무상관 없겠지만 아직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나에게는 그것이 원인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기어를 3단에 놓고 자전거를 타니 부드럽게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시운전으로 경륜장을 몇 바퀴 돌았다. 잘 달렸다. 전에는 코너 도는 것도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는 코너도 아주 부드럽게 돌 수 있게 되었다. 한동안 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자전거를 묶어두고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과 놀이방에 가려고 했다. 자전거 묶어놓는 열쇠를 찾아 고리를 열려고 했지만 열쇠를 엉뚱한 것을 가지고 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놀이방에 가자고 자꾸만 조르는데. 생각하다가 관리실에 가서 물어보니 자전거가 없어져도 책임질 수가 없다고 했다. 또 그런것을 팔지도 않는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그곳에 가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초보는 초보란 생각이 들었다. 열쇠도 엉뚱한 것을 가지고 오고, 자전거 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고 끌고 나왔으니. 하기야 이런 실수를 통해서 다음에는 준비를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할 수 없이 손자들을 달래서 조금 더 자전거를 타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손자를 뒤에 태우고 갈 수있어서 나도 마음이 흡족했다. 난 손자에게 “우진아 할머니가 열심히 연습해서 내년 봄에는 더 멋지게 태워줄게” “응 할머니” 손자의 콧노래가 들려온다. 나름대로 신이 나는가보다. 그리고 좀전에 놀이방과 도서관에 가지 못한 섭섭함도 잊은 듯했다. 저만치 가던 딸아이가 멈추더니 “어 엄마 아주 잘 타는데” 한다. “그렇지 이젠 잘 타지?” 진짜 신이 났다. 내가 손자를 뒤에 태우고 이렇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정말이지 꿈만 같았다. 다시 한 번 자전거 배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내년 봄, 손자를 태우고 멋지게 자전거를 타려면 앞으로도 부지런히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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