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국민들은 스스로를 다스릴 권리가 있다."(노벨위원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의의 숭고한 노력이 큰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7주년을 맞아 12월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버마 민주화의 밤' 행사에 세계 지도자들이 특별 메시지를 보내왔다. 1991년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바 있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특별메시지를 통해 "버마의 통치자들은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고 버마의 인권과 민주주의 회복을 주장하는 아웅산 수치 여사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버마 국민은 스스로를 다스릴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고노 일본 중의원 의장 "김대중과 함께 버마의 민주화 노력 지원해 나갈 것"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 앞으로 보낸 특별서한에서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때는 언제 어디서나 모범적 행동을 통해 진실되고 굴하지 않는 민주주의의 수호자임을 보여주었다. 김 대통령의 선의의 숭고한 노력이 큰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김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폰 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은 특별메시지에서 "독재 통치자들은 버마를 파괴했다. 아웅산 수치 여사는 자유를 위한 용기 있는 항쟁의 영웅적 선구자다. 모든 국가들은 버마 군사정권에 맞서 모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결단해야 한다"고 전해왔다. 또 고노 요헤이 일본 중의원 의장은 "어떠한 나라도 정부가 자국 국민에게 총구를 돌리는 것을 용인해서는 안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버마의 민주화 노력을 지원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임채정 국회의장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지난 9월 버마 군사정부가 민주화 시위를 탄압한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버마 지원 집회가 될 전망이다. 물론 김 전 대통령도 이날 행사에 참석하여 버마 민주화를 촉구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연사로 초청된 버마 망명 지도자 한 양훼(Han Yawnghwe) '유로 버마' 회장은 '버마의 민주화와 국제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또 버마를 30여년간 취재한 스웨덴 출신 언론인 버틸 린트너(Bertil Lintner)씨는 '버마 민주화의 길'이라는 주제로 각각 연설을 한다. 대선 후보 등 800여명 참석... 아시아 최대 규모의 버마 지원 집회 이밖에 이한동․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김원기 전 국회의장, 주요 정당의 대표와 대선 후보,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 라르스 바리외 주한 스웨덴 대사를 비롯한 주한외교사절, 정관계, 재야 시민단체, 종교계, 언론계, 학계 인사 등 약 800여명이 참석한다. 주요 정당의 대표와 대선 후보들에게도 초청장을 보낸 만큼 이날 행사는 자연스레 대통합민주신당 등 버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정치세력들의 결집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히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버마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 회원 등 버마 인사 120여명이 참석해 한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버마의 자유회복과 민주화를 염원하며 버마 민속춤과 노래를 참석자들에게 선사한다. 수치 여사는 88년 8월 8일 NLD 결성과 동시에 버마 군사정부로부터 가택연금을 받아왔다. 한편 이날 행사에 특별연사로 초청된 한 양훼 '유로 버마' 회장은 12월 3일 오후 2시 서울 동교동의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버마의 독재 실상과 민주화 투쟁 상황을 증언한다. 한 양훼 회장은 현재 버마 망명정부 수반인 세인 윈(Sein Win)의 자문관이다. 그는 1962년 버마 군사쿠데타 당시 초대 대통령의 아들로 이후 해외로 망명해 버마 민주화 활동을 계속해왔다. 김대중-아웅산 수치, 노벨평화상 수상 등 오랜 인연 야당 정치지도자 시절에 군사정부로부터의 오랜 가택연금과 투옥 경험을 공유한 김 전 대통령과 수치 여사의 인연은 오래 전부터 계속돼 왔다. 김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데는 수치 여사를 지원한 것도 평가되었다. 김 전 대통령은 집권 시절인 1999년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끝나자 예정에 없던 탄 슈웨 버마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를 마련해 "버마를 위해서도 버마 정부가 수치 여사 등 모든 정치세력과 대화하고 정치에 참여시켜 안정된 정국을 이룸으로써 세계의 지지를 얻을 것을 기대한다"며 금기시된 수치 여사 문제를 제기했다. 이듬해인 2000년 2월 수치 여사는 캄보디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대통령이) 버마의 민주화운동에 지속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걸 정말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로부터 7개월 뒤 김 전 대통령은 1990년 수치 여사가 수상했던 라프토 인권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해 12월에 아시아인으로선 일곱 번째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수상 발표문에서 "아웅산 수치가 버마의 독재에 항거, 영웅적 투쟁을 벌이는 것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적극 지원했다"고 밝혔다. 물론 그 이후에도 김 전 대통령은 아웅산 수치를 잊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월에 버마 방문을 위한 비자를 주한 버마대사관에 신청했다.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 이니셔티브'(NWI)가 추진하고 있는 수치의 가택연금 해제와 버마 민주화를 촉구하는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한 버마대사관은 내정간섭을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그리고 김 전 대통령은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 7주년 행사를 '버마 민주화의 밤'으로 만들어 많은 한국인들이 수치를 잊지 않고 있음을 버마 민중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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