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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군선관위는 부정선거 감시활동을 벌이다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고 주영동씨의 장례식을 지난 3일 '공명선거사회장'으로 치렀다.
창녕군선관위는 부정선거 감시활동을 벌이다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고 주영동씨의 장례식을 지난 3일 '공명선거사회장'으로 치렀다. ⓒ 창녕군선관위

부정선거 감시 활동을 벌이던 60대가 교통사고로 사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보기 드물게 '공명선거사회장(葬)'으로 장례가 치러져 관심을 모았다.

 

창녕군선거관리위원회 선거부정감시단과 바른선거창녕군민모임, 바른선거전국연합은 3일 고 주영동(68)씨의 장례를 치렀다. 고 주씨의 장례 소식은 하루 뒤 창녕선관위를 통해 알려졌다.

 

경남 창녕은 전국에서도 12월 19일 선거전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대통령선거와 경남도교육감선거뿐만 아니라 하나의 선거를 더 치르고 있다. 바로 창녕군수 보궐선거다.

 

창녕군수 선거는 2006년 5․31지방선거에 이어 1년6개월만에 세 차례나 열리고 있다. 지난 해 10․25 재보선에 이어 또 군수를 뽑는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그만큼 부정선거 시비가 많은 곳이라 할 수 있다.

 

고 주영동씨는 지난 10월 19일 창녕군선관위 선거부정감시단원(총 6명)으로 위촉되어 활동해 왔다. 창녕에는 동갑계와 노인회 등을 통해 금품선거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 왔다. 감시단원들은 몇몇 면지역의 동갑계와 노인회 임원 명단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감시 활동을 벌여 왔다.

 

고인은 지난 1일 오후 1시25분경 국도 79호선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고인은 경남 창녕군 유어면 광산마을 방면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고 있었다. 뒤따라오던 포터트럭이 추월하려다가 반대편에서 오던 차량을 피하기 위해 오른쪽 방향으로 꺾었다. 이때 오토바이가 넘어지면서 주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고인은 이날 아침 출근해 창녕군선관위 관계자로부터 지시를 받고 감시 활동에 나섰던 것. 창녕군선관위는 “당시 고인은 지도 담당의 지시를 받고 임무수행을 위해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과 3명의 아들이 있다.

 

고인의 빈소는 창녕읍 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어 있었다. 고인의 장례식은 ‘공명선거사회장’으로 치러졌으며, 시신은 화장해 창녕납골당에 안치되었다.

 

이날 장례식에는 김종년 바른선거시민모임전국연합 공동대표와 윤원식 전국민주공무원노조 선거관리위원회 본부장 등이 참석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경남선거관리위원장이 조화를 보내기도 했다.

 

"공명선거의식 일깨우기... 저승에서도 공명선거 도와달라"

 

이날 오후 창녕군청 대회의실에서는 마을이장과 학교운영위원, 새마을지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명선거의식 일깨우기’ 행사가 열렸다. 이날 김영대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장이 ‘선거문화 개선’과 관련해 특강을 하기도 했는데, 행사에 앞서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기도 했다.

 

홍상희 창녕선관위 선거부장감시단 대표는 이날 조사를 통해 “선거감시단원들의 단합을 위해 손수 기른 염소를 2마리나 잡아 불고기 파티와 회식을 하는데 도와 주셨고, 단감을 갖다 주시며 먹고 열심히 활동하라고 하신 적이 있다”면서 “선생님께서 남기신 자료의 사본을 불살라 보내오니 저승에서라도 창녕의 선거문화가 개선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종년 대표는 “혹자는 감시단원 1명이 사망한 것을 무슨 사회장이라고 할지 몰라도 작은 민초들의 뿌리가 모여 국가를 구성하는 것이 선거다”면서 “선생님께서 활동하신 공명선거 활동은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운 자원봉사로 군민들의 가슴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4일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창녕군의 부정과 비리를 막고, 공명한 선거를 만들기 위해 노인회, 동갑계 등 취약계층의 감시의 어려운 일을 하시다가 불의의 사고를 담당하셨다”면서 “고인의 공명선거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군민 모두와 후보자들이 각성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명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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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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