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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 고추, 유자차 등 사랑을 듬뿍 담아 보내주셨습니다. 꼼꼼하게 차곡차곡 채우신 것을 보고 있으니, 어떻게든 많이 보내주려고 하신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무, 고추, 유자차 등 사랑을 듬뿍 담아 보내주셨습니다. 꼼꼼하게 차곡차곡 채우신 것을 보고 있으니, 어떻게든 많이 보내주려고 하신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 이명화

 

택배가 왔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서 사랑과 정성을 담아 보내주신 것입니다. 얼마 전엔 고구마를 보내주셔서 잘 먹고 있는데 이번에는 무, 유자차, 풋고추를 파손되지 않게 잘 갈무리해서 보내셨습니다.

 

유자차는 제법 큰 프라스틱 병 2개에 가득 담아서 보내셨는데 겨울 내내 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가끔 손님이 오거나, 주일날 마땅히 내놓을 차가 없어 '이 겨울에 따끈따끈하게 몸을 덥힐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 중이었는데 참 잘됐습니다.

 

 이걸 만드시느라 또 얼마나 힘들었을지... 사랑을 보내셨습니다.
이걸 만드시느라 또 얼마나 힘들었을지... 사랑을 보내셨습니다. ⓒ 이명화
 

꼭 필요한 풋고추도 왔습니다. 지난 여름 시골집에 갔을 때 가지고 온 풋고추를 냉동실에 잘 보관해서 반찬 양념으로 쓰고 있는데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치 제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이렇게 보내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곧 김장도 하신다는군요. 매년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김장김치를 잘 먹어 왔기에 송구한 마음 뿐입니다.

 

늙으신 부모님 손을 덜어 주기 위해 이번 김장 땐 부산, 서창 등에 있는 동생들과 함께 시골에 가보려고 서로 일정을 잡고 있지만 계획대로 될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해마다 간장, 고추장, 된장, 젖국 등은 또 얼마나 많이 만드시지…. '이번만 하고 안 해야지…'하시면서도 매년 철이 다가오면 '내가 조금 더 움직이면 자식들한테 더 줄 수 있지'하는 생각에 조금만 만들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먹음직스럽지요?
먹음직스럽지요? ⓒ 이명화
 

보내주신 싱싱한 무는 무김치랑 무말랭이를 만들까 합니다. 사실, 무말랭이는 한 번도 안 해 봤지만 한 번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시장에서 무와 배추 두어 개를 사서 김치를 담갔는데, 가족들이 제가 담근 김치를 아주 맛있어 합니다.

 

이번에는 무김치가 좀 많아지겠지요? 풍성하게 담가서 유자차랑 함께 떨어져 있는 아이들에게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에 움츠러들기 쉬운 몸과 마음을, 따뜻하고 비타민C의 보고인 유자차와 사랑으로 덥혀볼까 합니다.

 

 유자차를 끓였습니다. 유자 특유의 향기가 풍깁니다. 따뜻한 유자차, 함께 드셔보실래요?
유자차를 끓였습니다. 유자 특유의 향기가 풍깁니다. 따뜻한 유자차, 함께 드셔보실래요? ⓒ 이명화

 

이곳을 찾는 분들께 몇 개월 묵혀 둔 모과엑기스가 있어서 내놓기도 하는데 이젠  따뜻한 유자차도 있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추운데 차 한 잔 하셔야죠? 뭘로 드릴까요? 모과차, 유자차, 커피(커피는 제가 좋아해서 대개는 떨어지지 않습니다)가 있습니다"라고 말해야겠지요? 저는 이렇게 사랑을 넘치도록 받고 살고 있습니다. 이제 저도 더 많은 사랑을 나누어야 할 것 같습니다.


#택배#유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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