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단일화 논의에 대하여
요즘 한창 12/19일 17대 대통령 선거에 범여권 단일화 논의에 대하여 말이 많다. 여러 사람들에 단일화 논의가 회자 된다고 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썩을 대로 썩어 온갖 부패한 구린내가 나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집권하는 데 대한 반감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일면 긍정적 부분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 논의되고 있는 몇 가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도 없고, 더구나 범여권이라는 말로 창조한국당과 문국현 후보를 호도하며 단일화 압박을 가하는 행위에 대해 용납할 수 없기에 몇 가지 우려의 말과 함께 개인적 소견을 얘기하려 한다.
단일화 누구와 왜? 해야 하는가!
무조건 단일화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먼저 물어 보고 싶은 것이 있다.
“왜? 무엇 때문에 단일화를 하려 하는가!”라는 것이다. 단일화를 하면 승리의 가능성이 높아서? 그렇다면 또 하나 물어 보고 싶은 것이 있다. 무원칙하고 국민이 원하지 않는 단일화를 통해 만에 하나 그들이(무조건 단일화를 외치는 세력) 말하는 민주화 세력이 대선에 승리 했다고 할 경우 그것을 진정 ‘민주화 세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점이다.
대통합 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보여 준 집권 당시와 이후 경선 과정의 모습은 예전 민주화 세력에 한 때나마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깊은 우려와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성장의 뒤편에서 소외되고 고통 받는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를 외면하고, 140명의 원내 제 1당의 면모를 가지고도 개혁입법 하나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 한 ‘열린우리당’ 아니 껍데기를 교묘히 바꾼 ‘대통합민주신당’을 우리가 어떻게 민주화 세력이고 서민의 대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거기에 더해 경선과정에서 정동영 후보가 우리에게 보여 준 구태 정치의 반복과 역사의 시계 침을 거꾸로 돌리는 계보정치, 줄서기 정치는 그들에게 걸었던 마지막 실낱같은 기대마저도 버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이제 우리는 ‘대통합민주신당’과 그들의 대통령 후보 정동영을 새롭게 정의해야할 필요가 생겼고 난 그들을 민주화 세력이 아니라 초기 민주화 세력을 등에 업은 ‘민주화 기득권 세력’이라고 감히 정의 하고자 한다. 한나라당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부패의 씨앗을 심장에 품은 채 언제든지 부패와 타협해 약자의 적, 서민의 적, 여성의 적이 될 준비가 되어 있는 기득권 세력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무원칙한 통합과 단일화는 부패 종식이 아니라 성장의 자양분을 갖고 있는 작은 부패와 타협이 될 뿐이란 것을 알고 있기에 무원칙한 단일화 논의에 분명히 레드카드를 들며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낡은 구태 정치를 반복하는 정동영 후보는 얼마 전 볼썽사납게 무원칙한 세 불리기를 한답시고 민주당과 통합을 시도하다 헛발질을 하고야 말았다. 이제는 그 헛발질에도 성이 차지 않는지 시민사회를 부추겨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아무런 명분 없는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과연 이런 단일화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원칙 없이 세만 불리고자 하는 단일화 논의는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을 뿐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고야 말 것이란 것을 정동영 후보는 뼈저리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를 논하고자 한다면 지난 과정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사죄를 통해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국민의 가슴에 낸 깊은 상처를 보듬으며 깊은 반성의 눈물로 국민 앞에 무릎 꿇는 자세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럼 단일 후보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1986년 노벨 문학상을 탄 나이지리아의 소잉카는 이렇게 말했다.
“상처 나고 금간 곳을 감추지 말자. 그리고 새로 칠하자.”
우리는 ‘대통합민주신당’에도 정치, 경제, 사회 정의를 위해 불의의 권력과 맞서 싸웠던 진정한 개혁 진보 세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분들의 긍정적인 힘과 열정이 아직까지 남아 ‘대통합민주신당’이 더 이상 추락하고 타락하지 않도록 만드는 커다란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감히 제안 한다면 ‘대통합민주신당’ 내부의 건강한 세력이 먼저 상처를 드러내고 고해성사를 하는 심정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참여정부를 통해 국민에게 입힌 상처를 찾아내고 그 흔적을 낱낱이 꺼내들어 국민께 사죄하고 그것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자고 내부의 누군가는 제안을 해야만 한다. 지금 국민은 온갖 부정부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참담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국민이 지지하는데 왜 그것이 참담한 현실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은 부패하고 썩은 한나라당이지만 참여정부의 지난 실정으로 인한 반감 때문에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국민이 못 난 것이 아니라 지난 5년 동안 참여정부와 열린 우리당의 실정으로부터 이 심각한 상황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정동영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은 인정 해야만 한다. 심각한 사회 양극화, 개혁의 실패, 부동산 폭등 등 지난 5년 간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 앞에 ‘대통합민주신당’은 역사 속에 짧은 페이지로 사라지고 말 것이란 것을 분명히 알아야만 한다. 이제 ‘대통합민주신당‘은 사즉생[死卽生]의 자세를 가져야만 한다. 그 길만이 국민에게 준 상처 앞에 사죄하는 길이며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부터 마지막 동정을 얻을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17대 대통령 선거의 단일 후보 문제에서도 정동영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은 사즉생[死卽生]의 자세로 임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심판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