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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종료 3시간 후에 찾은 '신두리 해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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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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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5시경 찾은 신두리 사구 해변은 연일 계속된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현장을 떠난 지 3시간 후 다시 찾은 해변은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듯한 모습이었다.
오후 취재를 하면서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들어난 것이다. 오후 5시경, 원유와 각종 쓰레기, 복구장비, 기름 섞인 모래를 담는 마대 등이 신속하게 치워지지 않아 2차 오염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취재를 하면서 방제 담당자들에게 "수거된 쓰레기가 오늘 밤 분명히 바닷물에 잠기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 다른 곳으로 이동을 시키든지 아니면 높이 쌓으라"고 당부했었다.
그러자 담당자들은 "오늘 물때가 한매가 줄어 쓰레기 있는 곳까지는 바닷물이 도달 안하니 걱정을 하지 말라"며 "이에 대비해 기름을 담은 검은 통을 기준으로 위에 적재를 시켰다"했다.
하지만 3시간 만에 다시 찾은 신두리 해변 사정을 좋지 못했다. 이미 바닷물이 검은 통을 지나 각종 쓰레기와 마대가 쌓여있던 곳에 도달해 기름띠를 빨아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바닷물은 빠져나가며 기름띠와 덩어리를 남기고 복구 장비인 양동이와 통, 삽 등을 넘어뜨렸다.
그동안의 복구로 깨끗해진 신두리 사구 해변을 보고 뿌듯한 마음에 단잠을 자고 있을 지역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걱정이다. 내일 아침, 남은 복구를 위해 해변을 다시 찾은 순간, 이들이 갖게 될 허탈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바다 기상은 변덕이 심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바람만 조금 더 불어도 몇 m 높아지는 것은 쉽다. 담당자들은 이 사실을 간과한 것 같다. 현장 지휘 체계와 바다의 특성이 무시되는 한 앞으로 이러한 일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동안 누누이 지적했듯이 방제본부는 즉시 수거된 폐기물에 대한 처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만 하루 종일 허리 아프게 일한 사람들의 보람을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