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것을 알아간다는 것,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 반 학생들이 전문 연주단은 아니지만 모든 아이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하모니에 제 자신이 감동해 부모님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광주시내 한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부모님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마련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광주 금구초등학교 이상훈 선생님과 6학년 1반 학생들이 미담의 주인공. 오는 15일 오후 6시,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게 될 금구초등학교 6학년 1반 학생들의 '부모님을 작은 음악회'는 학생들이 지난 1년 동안 배운 리코더와 오카리나, 핸드벨, 하모니카 실력을 부모님 앞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총 16개의 프로그램으로 꾸며질 이번 작은 음악회는 단순히 학생들의 음악적 기량을 선보인다는 의미를 넘어 한 교사의 노력과 열정이 교육 현장에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음악회를 주최한 담임 이상훈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학기초부터 경제적 부담이 적은 리코더를 지도해보니 2학기가 되면 숙달이 돼 오카리나나 하모니카는 쉽게 배울 수 있었다"면서 "교육적으로도 좋고 아이들과 가까워지는 것 같아 이런 모습을 학부모님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상훈 선생님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43세였던 지난 92년에 광주교육대학교에 입학했다. 광주교육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소방관으로 근무했다. "119 구조대로 근무하다 보니 아이들이 너무 많이 다치는 겁니다. 제가 아이들 곁에 있으면 안전사고는 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수능시험을 봐 뒤늦게 초등학교 교사가 됐습니다." 교육경력 5년차의 새내기 교사인 이 선생님은 2년 전, 여수 부영초등학교에 교환근무를 신청해 2년 동안 근무하면서도 맡은 반 학생들과 함께 '작은 음악회'를 개최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2005년과 2006년에 지도했던 중학생이 된 제자(여수 부영초등학교 출신) 15명도 자리를 함께해 각별한 무대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상훈 선생님은 여수부영초등학교와 이번 금구초등학교 공연과 관련된 제반 비용을 사비를 털어 마련하고 있다. "매년 학기초에 월급에서 얼마씩 떼 공연을 위해 저축을 합니다. 여수 공연 때는 대관료 때문에 1백여만원이 들었지만 이번 공연은 교장선생님의 도움으로 무료 대관을 하게 돼 그 반액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와 아이들이 좋아서 하는 일인데 비용이 문제가 될 수 있겠습니까?" 기자에게 기사를 제보한 광주시내 한 초등학교 교사는 "저 또한 초등학교 교사지만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힘들고 실로 엄청난 열정이 필요한 일"이라면서 "대선, 총기사건, 원유유출, 수능 등 어둡고 암울한 기사들이 넘쳐나는 요즘, 우리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미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학창시절을 되돌아 보면 남다른 열정으로 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안겨주신 선생님들 한두 분은 있기 마련이다. 특히 학창시절 선생님이라는 필터를 통해 경험한 축소판 세상은 학생들에게 험난한 인생을 헤쳐나갈 희망이 되기도 하고 두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가슴 아픈 상처가 되기도 한다. 뒤늦게 교직에 뛰어들어 열정적인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상훈 선생님을 스승으로 모신 제자들에게 지난 1년은 잊지못할 학창시절이 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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