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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김당 이민정 최경준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보좌진 등 200명이 국회 본회의장 앞에 진을 치고 한나라당 의원 및 보좌진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보좌진 등 200명이 국회 본회의장 앞에 진을 치고 한나라당 의원 및 보좌진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고 있다. ⓒ 황방열

[3신 : 17일 새벽 1시 20분]

한나라 의총 참석한 이명박 "특검 두렵지 않다"
국회 밖에선 '대통령', 안에선 '사기꾼'

BBK 특검법 저지를 위해 국회 안으로 들어가려는 한나라당 지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대통합민주신당(이하 통합신당) 당직자들 사이에 벌어진 공방전은 밤 11시 이명박 후보의 기자 회견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나와 지지자들에게 더 이상 국회 안으로 들어오려고 몸싸움을 하지 말라고 만류했고, 지지자들도 '이명박 대통령'만을 외치며 대기했다.

이후 이명박 후보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BBK 특검법' 수용 입장을 밝히자, 국회 본청 로비에서 통합신당 당직자들과 대치했던 한나라당 당직자 150여명이 모두 해산했다. 국회 밖에서 시위를 벌이던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하나 둘 흩어지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국회 밖으로 나와 지지자들에게 "이명박 후보가 특검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전한 뒤, "특검법을 수용한 이유는 (이 후보가) 떳떳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의원은 이어 "한나라당은 떳떳하기 때문에 (이명박 동영상을 가지고 거래를 시도한) 협잡꾼들을 경찰에 넘긴 것"이라며 "특검법이 도입되든 안되든 벗겨봐야 나올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저들(통합신당)이 무슨 짓을 해도 대통령 선거 승리는 변함이 없다"며 "오늘의 사태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더욱 결집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 의원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특검 수용하기로 한 것은 이 후보가 단독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말해, '특검 수용' 결정이 소속 의원들과 이 후보 간에 논의한 결과가 아님을 밝혔다. 이명박 후보가 기자회견 직후 한나라당 의원 총회에 참석해 '특검 수용' 결정 배경을 설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의 기자회견 직전까지 통합신당의 특검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전 당원 소집령을 내린 것은 물론, 당직자들을 동원해 임채정 국회의장의 출근 저지와 본회의장 탈환 등을 계획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공성진 의원은 "국회 안에 서울시당 청년당원 150명이 있고, 또 다른 150명은 국회의장과 부의장의 소재를 파악해 대기하는 등 양동작전을 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밤 12시경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명박 후보는 국회 밖에선 '대통령'이 됐다가, 국회 안에선 '사기꾼'이 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명박 후보가 국회에 도착하자, 아직 해산하지 않고 기다리던 한나라당 지지자 100여명은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했다. 반면 국회 안에 있던 통합신당 당직자 500여명은 이 후보가 국회 안으로 들어서자 '사기꾼'을 외치며 이 후보를 향해 몰려들었고, 국회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후보는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힘겹게 한나라당 의원총회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발언을 끝내고 나오면서도, 들어올 때와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이 후보가 '사기꾼'이라는 구호를 뒤로 한 채 국회를 나서자, 통합신당 당직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명박 "수천번 조사해도 부끄러울 거 없다"

특검 수용의사를 밝힌 밝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밤 12시께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찾았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 의원 50여 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예결위장을 방문해 "물리적 충돌을 하거나, 국회의원이 전경에 끌려 나가는 그런 정치를 한나라당부터 하지 말자"며 농성을 풀 것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의원들에게 "나는 특검이 두렵지 않다, 어떤 조사를 다시 수천 번 해도 나는 부끄러울 게 없다"며 "여의도의 새로운 정치를 위해 한 발 물러서자"고 당부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밤 12시 20분께 농성을 풀고 이 후보와 함께 국회의사당을 빠져 나갔다. 이 후보가 빠져나갈 때 국회의사당 안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관계자들이 "이명박, 사기꾼!"을 외쳤다. 그러나 국회의사당 밖에서는 한나라당 지지자와 관계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외치며 이 후보를 맞이했다.

아래는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에게 한 발언이다.

의원들 모두 하나 된 모습으로 진실을 지켜주고 있다. 나는 특검이 두렵지 않다. 어떤 조사를 다시 수천 번 해도 나는 부끄러울 게 없다. 특검이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게 안타까웠다. 새롭게 나아가는 한나라당이 되자.

오늘 마지막 TV토론 끝냈다. 타 후보들은 나를 공격하는 것으로 일관했다. 토론 무사히 마치고 오면서 국회의사당 광경을 보고 이것은 국민이 바라는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당의원들은 국정에는 아랑곳없이 정략적 계산만 하고 있다. 우리가 거기에 맞서 몸싸움을 하면 국민들이 여야 구분 없이 모두 똑같이 볼까봐 그것이 걱정이다.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다. 오늘 강재섭 대표와 만나 합의했다. 오늘 국회에 들어오면서 한나라당 지지자 얼굴에서 (승리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봤다.

오늘 우리는 여의도의 새로운 정치 실현 위해 한걸음 물러서는 것이다. 국민은 이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희망을 가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이제 물리적 충돌을 하거나, 의원이 전경에 끌려 나가는 그런 정치를 한나라당부터 하지 말자.

이 나라의 미래를 선택하는 역사적 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여러분들이 그날을 위해 몸을 던지고 있다고 본다. 여러분들 보면서, 우리 모두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여러분들의 마음을 모두 열길 바란다. 마음을 열면 큰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새 시대를 여는 큰마음을 갖기를 바란다. 나도 여러분들에게 마음을 열겠다. 나와 함께 마음을 열고 국민이 바라는 새 대한민국을 열자. 이 자리에 있는 의원, 당원 모두에게 한없는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


[2신 : 16일 밤 10시 50분]

한나라당 지지자 500여명 국회 본청 진입 시도
방패로 막던 경찰, 소화기 발사하기도


밤 8시경부터 국회 본청 건물 주변으로 한나라당 지지자들 500여명이 물려들어 진입을 시도했고, 경찰이 본청을 둘러싸고 이를 방어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자 수십 명이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면서 2층 창문을 통해 본관으로 진입했다.

경찰은 방패로 이들을 막다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화기를 발사하기도 했다. 건물 안에서는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지지자들에게 뚫고 들어오라고 독려했다.

본청에 들어온 지지자들은 집결을 하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대책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에서는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재오 전 최고위원, 정몽준, 이해봉, 이규택, 정형근 의원 등이 모여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밤 10시 20분부터는 잠시 소강상태다. 한나라당 지지자 300여명은 본청 앞에서 흩어지지 않고 대기하고 있다. 경찰도 속속 인력을 증원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는 본청에 "보좌진, 국회직원, 기자들은 출입증을 패용하고, 출입증이 없는 사람들은 퇴청하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1신 대체 : 16일 밤 10시 45분]

국회, '이명박 특검법' 심야 충돌
통합신당 보좌진 vs 한나라당 당원들 국회서 대치 중

16일 밤 9시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제17대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둔 긴박한 상황에서 이날 오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본인이 BBK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는 내용의 강연을 담은 동영상(이하 이명박 육성 동영상)이 공개되자 국회에서는 이명박 특검법 처리를 둘러싸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밤 8시부터 인근 여의도 MBC 문화방송에서 중앙선관위 초청 마지막 대선후보토론회가 시작되어 방송국 주변에서는 응원전이 펼쳐졌지만, 국회 본회의장 주변엔 17일로 예정된 이명박 특검법 처리를 앞두고 한껏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현재 본회의장(제1회의실)의 의장석을 점거한 채 이틀째 농성중이고,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출입문(정문) 앞은 통합신당 의원 보좌진 200여명이 몇 줄로 진을 치고 가로막고 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로텐더홀을 사이에 둔 맞은편의 제2회의실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한나라당은 "통합신당이 발의한 이명박 특검법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는 한편으로, 17일로 예정된 '이명박 BBK 설립 발언 동영상' 직권상정에 맞서 의장석을 재탈환한다는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밤 8시 40분경부터 한나라당 시도 의원과 경기도당 당원 등 관계자 100여명이 국회 창문을 통해 국회로 진입해 대치하고 있다. 또 본관 밖에서는 본관으로 진입하려는 한나라당 관계자 300~400명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는 의원 보좌진 등 국회직 직원들에게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으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창문을 통해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 16일에 되풀이

국회 앞 대치의 포문은 밤 8시 30분께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에서부터 시작됐다. 주 의원은 국회 경위과 직원에게 "시민들의 대표들인데 왜 국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국회 본청 정문 밖에서 한나라당 서울시당 소속이라고 주장하는 50여명의 시민들이 진입을 시도하려 했지만, 출입증이 없어 들어오지 못하는 신세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원총회 참석차 속속 도착하는 가운데 국회 현관 쪽에서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시군의원과 경기도당 당원들은 진입을 막는 국회 경위들을 향해 "우리도 들어갈 권리가 있다"며 거칠게 항의했고, 일부는 본청의 왼편 한나라당 행정실 창문을 통해 차명진 의원의 도움을 받아 '월담'을 해 진입에 성공했다.

이에 2층 로텐더홀에서 연좌 농성중이던 신당 보좌진들과 국회 경위 등이 이들의 진입을 막았고, 정문 앞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들어오려는 한나라당 당원 쪽에서는 "우리를 왜 막는 것이냐", "어떤 절차를 밟아야 들어갈 수 있느냐"고 항의했고,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도 밖으로 나와 "시군의원들을 왜 못 들어오게 하느냐, 경위과장 어디 계시냐"며 거들었다.

이에 경위과 관계자들은 "면회실을 통해 절차를 밟으시라"고 권유했다. 이들과 함께 신당쪽 보좌진들은 "국회는 아무나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며 비난했고, 양쪽의 대립은 더욱 거칠어졌다.

한나라당 당원들은 금세 세력을 불려 밤 9시께 200여명으로 늘어났고, 경찰도 애초 30여명이 도착했다가 100여명으로 증원됐다.

 한나라당 시도의원, 당원 등 100여명이 창문을 통해 국회에 진입해 국회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본관 밖에서도 한나라당 관계자 300~400명이 경찰과 대처하고 있다.
한나라당 시도의원, 당원 등 100여명이 창문을 통해 국회에 진입해 국회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본관 밖에서도 한나라당 관계자 300~400명이 경찰과 대처하고 있다. ⓒ 김당


한나라당 행정실 창문 통해 진입... 욕설에 주먹다짐까지

경찰이 정문을 막는 사이 한나라당 당원들은 한나라당쪽 행정실 창문 10곳을 통한 '월담'을 계속했고, 진입에 성공한 이들은 로텐더홀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공작 신당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쳤다.

밤 9시 10분께 국회 진입에 성공한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정문 앞에 양쪽으로 서서 팔짱을 낀 채 바깥에 있는 당원들의 진입을 도왔고, 신당 보좌진들이 이들을 막으려던 과정에서 욕설이 오가거나 주먹다짐이 일어나기도 했다.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된 1층 현관에서는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말도 세어나왔다. 실제로 국회 현관에는 미처 들어오지 못한 한나라당 당원들, 첫 번째와 두 번째 문 사이에 낀 신당 보좌진들, 창문을 통해 들어온 한나라당 관계자들 등 500여명이 뒤섞였다.
단지 일부 사람들이 입고 있는 자켓 색깔(주황색-신당, 파란색-한나라당)로만 '소속'을 식별할 수 있을 뿐,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나라당쪽에서 먼저 "물러가라 공작신당"이라는 구호를 반복하자, 신당쪽은 "이명박은 사퇴하라"로 응수했다. 양쪽의 몸싸움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이들은 구호 싸움으로 세를 과시했다.

이계진‧이군현‧안홍준 의원 등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도 밤 9시 30분께 대거 밖으로 나와 우려스러운 눈길로 계단 아래를 쳐다봤고, 정봉주 의원 등 본회의장 안에서 점거 농성 중이던 신당 의원들도 창문 밖에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밤 9시 35분께 진입에 성공한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의원총회 중인 제2회의장으로 들어가면서 양측의 대립은 일단락됐다.

신당 보좌진 200여명은 '전열'을 정비해 다시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고, 한나라당은 비공개 의원총회를 진행 중이다.

밖에서 계속해서 진입을 시도하던 한나라당 당원 100여명은 소화기를 뿌리는 등 경찰과 극한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국회 진입에 갈등을 빚었던 한나라당 시도 의원과 경기도당 당원 등 관계자 등은 의원총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국회로 '출동'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특검법 수용보다는 의장석 재탈환을 통한 강경 저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편 신당 의원들은 다음날(17일) '이명박 특검법' 통과를 위해 지난 15일부터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식사를 도시락 혹은 피자 등으로 해결하며 본회의장 '철통 수비' 안에서 의장석을 지키고 있다.

본회의장 정문은 안쪽에서 긴 나무막대로 가로막힌 채 책상으로 막혀있고, 양쪽 유리문에는 깨질 것을 우려해 노란색 테이프가 전면에 부착돼 있다. 휴일인 관계로 4층 방청석 문이 잠긴 가운데 유일한 통로인 속기사석 통행로는 신당 쪽이 이미 소파 등으로 어른 키만큼의 벽을 쌓아놓아서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명박특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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