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BBK 동영상'이 공개된 다음날인 17일, 대구검찰청 앞은 이명박에 면죄부를 준 검찰을 규탄하는 각 정파들의 집회로 온종일 몸살을 앓았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자 300여명은 오후 6시 대구검찰청 앞에서 “BBK관련 검찰수사는 권력에 야합하는 전형적인 권력유착으로서 실체적 진실은 외면한 채 미래권력에 아부한 것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을 것”이라며 “굳이 광운대 BBK동영상이 아니더라도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BBK와 이명박 후보와의 관계를 입증하는 수많은 증거가 있음에도 권력에 눈이 먼 검찰은 이를 애써 외면했다”고 검찰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손에 촛불을 든 채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면서 “세상의 빛을 밝히는 촛불처럼 국민여러분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 부정·부패, 반칙과 변칙의 정권이 탄생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연설원으로 등단한 서석구 변호사는 BBK동영상을 제시하며 “이 후보가 제 입으로 BBK가 자기 것이라고 시인하는데 무혐의라니, 이러고도 이 나라의 검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검찰은 지금이라도 본분을 지켜 국민과 진실이 무서운 줄 알아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 변호사는 자신을 판사출신이라고 소개하고 “법률전문가인 나로서는 BBK 검찰수사발표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이해 해서도 안 되는 수준의 졸작이며 엉터리”라고 비난했다. 또 BBK동영상을 부각시키는 자신 등 여러 정파들을 향해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이 네거티브라고 비난하는데 대해 “거짓말 하는 것을 거짓말 한다고 하고 부패한 것을 부패하다고 말하는 것이 네거티브냐”고 반문하고 “진실의 입을 틀어막아 거짓으로 정권을 잡으려는 작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은 검찰청 인근에 있는 한나라당 대구시당으로 자리를 옮겨 한나라당의 반성 및 사죄와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들은 이명박 후보와 BBK의 관련이 사실로 밝혀지면 대통령이 되어서라도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한 사실을 지적하며 “BBK동영상으로 진실이 밝혀진 만큼 즉각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통합신당도 오후 2시부터 대구검찰청 앞에서 정치검찰을 규탄하고 특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BBK동영상과 관련 하루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식선거운동기간이 불과 30시간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BBK동영상이 과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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