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에 대한 반대 청원 운동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포탈사이트 '다음'에는 지난 22일부터 '건강보험 폐지 검토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진행 중이다. 청원이 발의된지 하루만인 23일 오후 현재 2천여명의 네티즌들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수백억 재산 갖고 의료보험료 1만3000원 밖에 내지 않은 후보니까" 국민건강보험 당연지정제란? | 현재 국민건강보험법은 99년 도입된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도를 수용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국민들은 건강보험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대한민국 어느 병원에 가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나 병원협회는 당연지정제가 의료기관을 개업하는 의사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건강보험 요양진료기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일반진료을 할 수 없는 제도라며 반발해왔다. |
네티즌들이 행동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일 <아이뉴스24>의 '제약업, 단기 이명박 효과 낮아... 미래에셋 證'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퍼날러지면서 부터다. 기사 중 문제가 된 부분은 "새정부가 의료기관 영리화 및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정책에 긍정적 의사를 나타냄으로써 향후 영리병원 도입 및 민영의료보험 활성화가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수가인상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에 대해 찬성입장을 보임에 따라 국내 의료체계를 비롯한 보험제도가 일대전환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문구다. 네티즌들은 대다수 반대 뜻을 표명하고 나섰다. "의료보험의 민영화는 의료기관의 장과 의사들의 배를 채워줄 수 있는 최고의 만찬이지만 힘 없는 서민들에겐 독배로 작용하는 것이다. 하기야 수백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보험료를 1만3000원 밖에 내지않는 사람이 이 제도를 이해할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무지 웃기지만...." - 아이디 '아스테뉴' "이명박 공약에 당연지정제폐지가 있는지도 모르고 찍은 사람들 많은거 같은데 민영화 후 어떻게 되나 봐라, 삼성,현대, LG 등등 민간보험 가입 안하면 감기나 충치 같은 사소한 것도 치료비 때문에 치료받기도 힘들꺼다." - 아이디 '모던보이' "정말 민영화를 할까? 정말 진심으로 두려워지는군…. 엄마랑 아빠가 다 아프신데, 나 학교 그만두고 일이나 하러 가야되나??" -아이디 '나다' 이미 두 달 전부터 밝혀왔던 보건의료의 시장화
그러나 이 당선자의 보건의료정책 방향은 이미 두 달전 그 윤곽이 드러났다. 이 당선자 역시 선거운동 기간 동안 공공연히 보건의료의 시장모형을 강조해왔다. 일례로 이 당선자는 지난 11월 15일 대한의사협회의 보건의료 정책 질의 중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와 자율단체계약제로의 전환"에 찬성 입장을 보이며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전면 재검토와 보건의료계 전반에 걸쳐 합의와 조율을 통해 새로운 제도의 틀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또 "수가 현실화와 의료공급자와 공단의 실질적 계약"에 대해서도 "고난이도 의료행위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도록 건강보험 수가체계를 개선하고, 의료인이 전문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치료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을 강구하겠다"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지난 3일에는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 의협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료계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며, 의사들이 요구하는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감을 잡고 있고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다짐도 했다. 이 날 주 회장은 "보건보험제도가 30년이나 지났음에도 낡은 패러다임을 고수하는 것은 선진의료를 후퇴시킬 뿐"이라며 "국민과 의료공급자가 공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하는 새 정부가 탄생돼야 한다"고 건강보험제도 개선을 강조했었다. 정책, 자질 제대로 못 따진 유권자 탓? 제대로 보도 안한 언론 탓?
네티즌들도 뒤늦은 문제 제기라는 점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선거도 끝난 마당에 불평 불만 토로하는 사람들은 뭐냐"며 "정책선거는 어디서도 못 찾아봤는데 이제 와서 정책이 어떻다고 말할 수 있냐"며 회의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자업자득 아니냐"며 "대통령 후보의 자질이나 정책 같은 것도 제대로 확인 안 하고 자신의 표를 던져버린 국민의 탓"이라고 답답해하기도 했다. 한편, 언론이 대선기간 동안 제대로 된 정책을 국민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네티즌들도 상당수 있었다. "인터넷이라도 좀 들어와 보고 했으면 이런 사단이 나질 않았겠지요. 하지만 조중동에서 온통 이명박 찬양 일색이었으니. 그래서 언론을 밤의 대통령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 아이디 '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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