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는 26일 이랜드 본사 농성과 함께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댔지만 큰 시각차만 확인한 채 등을 돌렸다.
기독교대책위와 사측은 다음 면담을 기약했지만 구체적 날짜는 잡지 못했다.
이날 오전 이랜드 본사에서 농성을 벌인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신승원 목사, 한국교회인권센터 사무국장 최재봉 목사, 통일시대 평화누리 사무국장 구교형 목사 등 목회자 9명은 오후 2시30분께 이랜드 관계자들과 면담에 들어갔다. 사측에선 법무팀장, 인사팀장, 노무팀장 등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기독교대책위는 이랜드 사태 해결을 위해 박성수 회장 면담 요청을 했지만 사측은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또, 노조원 33명의 해고 철회 요청에도 머리를 흔들며 '끝까지 노조에 책임을 묻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면담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전했다.
박성수 회장 면담 요청에 이랜드 사측 강한 거부감 신승원 목사는 "박성수 회장의 면담 요청에 사측은 '내부 사정상 직접 면담은 어렵다'"며 "박 회장 면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최재봉 목사는 "사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 강경한 것 같다"며 "노조원 33명의 해고에 대해서도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경직된 것 같다. 좁힐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기분이다."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은 신 목사 말이다.
사측의 강경한 입장에 기독교대책위는 지난 21일 사측에 전달한 서한을 답신 기한을 오는 31일까지로 정정해 다시 전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한에는 "이랜드와 박성수 회장은 약자를 섬기는 마음으로 사태를 해결해 나갈 것을 권면 한다"며 "노조 간부들에 대한 해고와 고소 등 강경대응을 접고 노조와 국민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내놓아 기독교 기업으로 이랜드 위상을 되찾아 주길 당부 한다"고 명시돼 있다.
"장로 사임한다고 신앙인의 책임 없어지는 것 아니다"한편 신승원 목사는 박성수 회장의 사랑의 교회 장로직 사임과 관련, "박성수 장로가 교회 직분을 내놓는다고 신앙인으로서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신앙인의 양심을 갖고 있다면 올해 안에 이랜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또, "사랑의 교회도 박 장로가 사임했다고 해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랜드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비정규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곳에 호소를 하다 벽에 막혀 최후의 보루로 교회를 찾아온 것"이라며 "교회가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목사는 아울러 오정현 목사의 "교회는 정치적 장소가 아니다. (때문에 이랜드 사태에 대해) 정치적으로 불간섭과 무대응 할 것"이라는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랜드 사태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교회가 이런 생존의 문제를 외면한다면 이들은 어디에 호소해야 되겠는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