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앞둔 어느 날 인터넷에서 바닷물에 절인 배추란 기사에 관심이 끌렸다. 당시는 충남 태안 앞 바다 기름유출 사건이 터지기 전이여서 TV에까지 전파를 타 주문이 폭주한 상태였다. 일반소금물이 아닌 바닷물을 끌어 들여 천연소금인 셈인 바닷물에 직접 배추를 절였다니? 나 역시 그 자체가 흥미로웠고, 바닷물에 절인 배추 동영상을 보고는 결국 지르고 말았다.^^ 원하는 날짜에는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황이라 늦은 김장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잊어버리고 있던 중 태안 앞 바다에 기름유출 사고!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대형사고가 터졌다(--;) 늘 손수 배추를 사서 다듬고 담가 먹었는데, 처음으로 절임배추라는 걸 주문해서 늦은 김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런! 무엇보다 그 피해가 이렇게까지 심각하고 슬플 줄은 몰랐다.(ㅠㅠ)
취소를 해? 말아? 고민하던 중, 태안 주민분의 인터뷰가 소개되었다. 사고로 인한 피해도 겉잡을 수 없이 심각한 데, 다른 농작물에도 피해가 끼쳤을 꺼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주문이 끊기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는 등 2차 피해로 인한 생활고가 더 심각하다고 했다.(ㅠㅠ)
인터뷰 영향 탓도 있었겠지만, 설마 기름 섞인 바닷물로 사람 먹을 배추를 절였을까? 상상이 안돼 관계자의 말을 100% 신뢰하고 주문을 취소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확히 주문한 날짜에 배추는 도착했다.
절임 배추 상태는 정말….
훌륭했다.^^ 주부님들이라면 다 아실 꺼다. 속은 노랗고~ 겉은 푸르며~ 두껍지 않고 속이 꽉 차있는 배추가 상급이란 것을.^^ 맛 또한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적당한 맛을 유지한 채 깨끗한 절임 배추가 다소곳이 담겨져 왔다. 20킬로그램~ 중급 이상의 배추가 16포기에 3만원이니 가격 또한 착하다.^^ 유심히 속을 일일이 뒤져보았는데 염려했던 잡티는 전혀 없었고~ 윗 부분만 상태 좋은 녀석들로 올려놨겠지? 했으나 그 역시 착각이었다.^^ 다음은 김치 담그는 순서입니다
[5] 배춧잎 사이사이에 속을 켠켠히 채워 넣습니다. 배추 꼭지 부분을 더 꼼꼼히 발라주세요^^
이렇게 해서 백김치가 완성되었습니다.^^
배추16포기를 4집으로 나눴어요~ 빨간김치를 얻었으니 저도 베풀어야겠지요.^^ 그리고 자취하는 동생한테도 선물하고~ 역시 음식은 나눠먹는 맛이아닐까? 싶어요.
3일 후 (밖에서 익힌 백김치) 새콤달콤 맛있게 익었네요.^^
태안 앞 바다에서 올라온 배추라고 몇 초간 망설였던 제가 부끄러울 정도로 맛이 있답니다. 울님들도 한입 드셔보실래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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