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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노조는 1월 2일 시무식 대신 태안 기름방제작업을 하면서 새해 첫 날을 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1월 2일 시무식 대신 태안 기름방제작업을 하면서 새해 첫 날을 열었다. ⓒ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가 태안 기름방제작업으로 새해 첫 업무를 시작했다.


매년 모란공원에서 진행했던 시무식을 대신해 보건의료노조 중앙 사무처와 서울지역본부, 경기지역본부, 아주대의료원지부, 안산한도병원지부 등 35명이 1월 2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소근리 소근진 제1작업장에서 태안 기름방제작업을 진행한 것.

 

이는 작년 12월 7일 삼성T-5 유조선 기름유출사고로 죽음의 바다로 돌변한 서해안과 관련해, 보건의료노조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태안반도 자원봉사와 관련해 기름방제작업, 물품지원, 의료봉사 등 노사가 지원방안을 논의해 최대한 지원을 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1월 2일 보건의료노조 차원에서 기름방제작업으로 하기로 결정한 것에 따른 것이다.

 

조은숙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매년 모란공원에서 시무식을 개최했었지만 국민 모두가 함께 아픔을 나누고 극복하고 있는 태안 기름방제작업을 시무식 대신 진행하기로 했다”고 그 의의를 전했다.

 

아직도 돌을 들어낼수록 기름냄새 심하게 진동

 

 맨 처음 버스에서 내렸을 때 생각보다 기름냄새가 독하진 않았지만 작업을 하면 할수록 기름냄새가 심했다.
맨 처음 버스에서 내렸을 때 생각보다 기름냄새가 독하진 않았지만 작업을 하면 할수록 기름냄새가 심했다. ⓒ 보건의료노조

 

작업현장에 도착한 보건의료노조 태안 기름방제작업 참가단(이하 ‘보건의료노조 참가단’)은 미리 준비한 방제복, 고무장화, 고무장갑,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돌에 낀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맨 처음 버스에서 내렸을 때 생각보다 기름냄새가 독하진 않았지만 작업을 하면 할수록 기름냄새가 심했다. 특히 작업현장 초입 말고 더욱 더 밑으로 내려갈수록 사람들의 손길을 적게 받아서인지 기름냄새가 진동했고 크고 작은 돌을 들어낼수록 기름의 흔적은 너무나 선명했다.

 

보건의료노조 참가단은 큰 돌은 들어서 천으로 닦아냈고 작은 돌은 포대에 담았다. 포대에 담긴 작은 돌은 한데 모아 끊는 물에 삶고 다시 해변에 뿌려졌다.

 

이번 보건의료노조 태안 기름방제작업 참가단 단장을 맡았던 황홍원 보건의료노조 조직부장은 “닦아도 닦이지 않고 퍼내고 퍼내도 나오는 갯벌 속의 검은 기름덩어리들이 지역주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만들었다”며 “그래도 끝없이 닦고 또 닦으면 언젠가는 끝이 보이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그려본다“고 말했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은 “삼성T-5 기름유출사고로 돌과 모래에 스며든 기름을 사람들이 하나하나 직접 닦아야 하는 상황 자체가 너무 비참하고 비극적인 일”이라며 “삼성중공업은 이 기가 막힌 현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지고 피해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중 보건의료노조 미조직비정규실장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기름방제작업을 해서 많이 기름이 없어진 거 같긴 하지만 1cm만 파 보면 기름이 많이 스며있었다”며 “새해부터 뜻 깊은 일을 해 기분이 좋았고, 앞으로도 이런 일에 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선화 보건의료노조 안산한도병원지부장은 “인재로 인해 고통받는 지역주민들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러나 국민들이랑 단체들이 서해안을 살려야겠다는 일념으로 모두가 하나가 돼서 기름을 닦는 것이 좋았다”며 “작업시간이 오후 4시 30분까지였는데 마음 같아서는 더 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작업할수록 사람 손이 안 닿은 곳이 눈에 보였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태안 기름방제작업에 나서야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돌을 들어낼수록 더욱 더 검은 흔적을 드러내는 기름 때문에 몇 몇 조합원들은 “이렇게 기름이 많은데 누가 우리나라더러 산유국이 아니라고 하냐”면서 기름띠로 검게 물든 돌과 모래를 보면서 자조섞인 쓴 소리를 했다.

 

새로운 아이디어, “칫솔로 닦으면 돌 틈에 낀 기름까지 잘 닦여요”


 

 작업현장 초입 말고 더욱 더 밑으로 내려갈수록 사람들의 손길을 적게 받아서인지 기름냄새가 진동했고 크고 작은 돌을 들어낼수록 기름의 흔적은 너무나 선명했다.
작업현장 초입 말고 더욱 더 밑으로 내려갈수록 사람들의 손길을 적게 받아서인지 기름냄새가 진동했고 크고 작은 돌을 들어낼수록 기름의 흔적은 너무나 선명했다. ⓒ 보건의료노조

 

돌 구석구석에 끼여 있는 기름을 제거하면서 더 잘 닦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이숙희 보건의료노조 여성국장은 창발적으로 칫솔을 등장시켰다.

 

실제로 칫솔을 천으로 싸서 돌 구석구석에 끼여 있는 기름을 닦아보니 잘 제거됐다. 이후에 태안 기름방제작업하러 갈 때 칫솔까지 챙겨가면 돌 구석구석에 조금씩 남아있는 기름을 보는 아쉬운 마음은 생기지 않을 듯 하다.

 

보건의료노조 각 지부에서도 태안 기름방제작업에 줄줄이 동참


 

 보건의료노조 태안 기름방제작업 참가단
보건의료노조 태안 기름방제작업 참가단 ⓒ 보건의료노조

 

1월 2일 보건의료노조 차원으로 기름방제작업이 진행됐지만, 태안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을 때부터 각 지부에서는 이미 태안 기름방제작업에 동참하고 있었다.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녹색병원지부, 원자력의학원지부, 보훈병원지부,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 산재의료관리원노조, 경기지역본부 경기도립의료원 각 지부, 인천부천지역본부 사랑병원지부, 재활의원지회, 광주전남지역본부 광주보훈병원지부가 진행했다. 대전충남지역본부 같은 경우, 지방의료원을 중심으로 공주의료원, 서산의료원, 천안의료원, 홍성의료원 등이 거의 매일 의료지원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노사 공동으로 공주의료원, 단국대의료원, 서산의료원, 충남대병원, 홍성의료원, 대전보훈병원 등이 기름방제작업에 동참했다.

 

앞으로 인천부천지역본부, 한양대의료원지부, 청주의료원지부, 전남대병원지부 등도 기름방제작업에 함께 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시무식#태안#기름방제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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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부터 노원에 살고, 20살 때부터 함께 사는 세상과 마을을 위해 글쓰고 말하고 행동하고 음악도 하는 활동가 박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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