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프로그램 <뉴스후>가 5일 밤 '사법피해'를 주제로 한 내용을 방송했다. '사법피해자들의 눈물'이라는 제목이었다.
수사당국과 사법부의 오판으로 사법피해자가 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방송은 네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김명섭(가명), 최기훈, 원린수씨 등의 사법피해 사례와 권력이 있으면 구속을 면할 수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마지막 사례는 중앙선 침범 가해자가 판사라는 이유로 사건이 흐지부지된 내용이었다.
절도범으로 몰린 마산의 최기훈씨마산의 최씨는 절도현장에서 자신의 지문이 나왔다는 이유로 절도범으로 몰린바 있다. 검사는 조사후, 기소에 자신이 없자 그를 단순 절도죄로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된 최씨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정식재판을 청구해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황당한 사실이 밝혔졌다. 바로 몇개월전에 이미 진범이 잡혀 구속중이라는 사실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증인으로 출석한 옷 가게주인에 의해 확인되었고, 그의 혐의는 풀릴 수 있었다. 최씨는 수사과정에서 검사의 모욕적인 발언과 이 사건으로 직장에서 쫒겨나는 등 한 순간에 망가진 인생의 억울함을 강조했다.
경미한 교통사고, 뺑소니 몰려 555일간이나 구속된 원린수씨 이날 방송은 특히 원린수씨 사건에 집중했다. 원린수씨는 단순 교통사고가 발생해 상대방 차량을 기다렸는데도 불구하고 상대방 차량이 당시 사고현장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난지 2개월이 지난후 경찰서에서 뺑소니 사고로 신고 되었다며 조사를 받으라고 했고, 사고에 의문을 가진 원씨는 피해자들이 입원했었다는 병원과 정비소 등을 찾아가 증거를 수집해 제시했지만 검찰은 그를 전격 구속했다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자들이 당시 사고로 입원한 사실이 없고, 물적피해라고 제시한 157만6000원의 금액이 사실은 사고와 관련없는 차량 내부의 시트 등을 교체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원씨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측과의 합의만을 강조했다고 원씨는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원씨에게 4천여만원이 넘는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원씨는 사건 당일 최 순경의 사건 기록에는 '경미한 물적피해'라고 기록되어 있는 반면, 다음날 교통사고조사반의 윤 경장의 사건기록에는 피해자들이 주장했던 물적 피해금액인 157만6000원, 3주에 달하는 인적 피해 등이 기록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원씨는 계속해서, 사고후 10여일 이상이 지나 가고 난뒤, 차량수리비가 청구되었음에도 사고 다음날 조사된 윤 경장의 조사보고서에는 이미 157만6000원의 물적 피해가 기록되어 있다는 점 등 사고 조사과정에서의 의혹을 제기했다.
원씨는 검찰에 의해 하룻만에 전격구속된후 자신의 무죄를 확신했지만, 555일간의 구속만기를 채운 후 석방되었다. 그는 이후 꾸준히 자신의 억울함으로 호소하며 법정투쟁을 계속해 왔다고 소개했다.
원 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을 수사했던 경찰과 검사 판사들의 이름을 실명으로 공개하는 '계란으로 바위깨기'라는 책을 펴내기도 하는등 9년 여간 싸움을 계속해 오고 있다.
1월 12일 밤 10시 50분, 사법피해자 관련 '뉴스후' 2부 방송 예정 다음주 토요일 <MBC> 뉴스후는 정숙이, 한평수씨 사건을 다룰 예정이다. 한평수씨 관련 해서는 지난 11월 20일 '운전자가 바뀌었다고?. 의문투성이 교통사고'라는 제목으로, 정숙이씨 사건은 지난 11월 28일 '13년간의 법정투쟁. 피고인을 구속하라'는 제목으로 본 기자가 <오마이뉴스>등에서 기사화 한 바 있다.
5일 방송에서 내레이션으로 소개된 김도리씨는 지난 1990년 경북 상주시 소재 '상주여자상업고등학교'의 교사로 재직중, 전횡을 일삼는 족벌재단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해고 당한바 있다. 재단측은 그의 개인적인 사생활을 문제 삼았지만, 해고의 실질적 이유는 전교조 활동으로 학교측의 눈 밖에 난 것이 그 이유였다고 김 씨는 주장해 왔다.
김씨는 현재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에 명예회복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김씨는 5일 방송된 '뉴스후' 프로그램 도입부 내레이션을 통해 "정말로 사법부에 의해서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협을 느끼고, 살아갈 의욕을 잃어 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정말로 많거든요"라며 사법피해자들의 실상을 소개했다.
정숙이씨 사건은 자신은 정상적으로 계를 이끌었음에도 상대방의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 "사기계를 조직했다"는 혐의로 10개월여의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주장하는 사건이다.
정씨는 사건이 일어난지 13년이 지났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정씨 사건과 관련해 민사사건의 재판에서는 대법원에서 상대방에게 채무가 없었다는 확정판결을 받았다. 현재 상대방은 '모해위증'죄로 기소되어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형사사건이 진행중인 사건이다.
한평수씨 사건은 지난 2001년 5월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 운전자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한 씨는 특가법상 도주 혐의로 구속된바 있다. 2201년 구속에서 풀려난 후 지난 6년간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한 씨는 이 과정에서 지난 11월 14일 사건과 관련한 증인들을 무고했다는 혐의로 실형 1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바 있다.
한 씨는 현재 대전교도소에 구속수감 되어 있으며, 그의 사건과 관련해 <MBC> 뉴스후 팀과 기자는 지난달 12월 6일, 사건발생 6년만에 사건현장에서 사고원인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한 씨의 교통사고와 관련, 2001년 당시 사건조사에서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한 '교통사고원인'이 조사되지 않았다. 교통사고 조사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진 이날 재조사과정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한씨가 운전 했다고 판단했던 몇 가지 주요한 사항에 허점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한편, 5일밤 방송 내용에 대해, 시청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MBC> '뉴스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 시간 500여개의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글을 올린 이의석씨는 "우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현실에서...'라는 글에서 "본 프로를 본 사람들로 부터라도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서 더 이상의 피해자 아니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피해자에게 힘을 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봅시다"는 의견글을 올렸다.
윤대원씨는 '형사는 쫒기고, 나쁜 형사, 판사, 검사는 목소리만 크구나'라는 글에서 "양심적으로 동료 형사를 고발한 올바른 형사님... 쫒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근무하게 조치를 취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5일밤 '뉴스후'를 통해 '사법피해자들의 눈물'을 보도한 MBC 홍상원 기자는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무척이나 뜨거운 반응이다. 다음주 2부에서는 네 다섯명 가량의 사법피해자들이 다뤄질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