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신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인 지난달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한길 의원(왼쪽)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신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인 지난달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한길 의원(왼쪽)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대통합민주신당 김한길 의원(3선, 구로갑)이 총선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선에서 이긴 한나라당의 김용갑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패한 신당은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는 비판이 많은 가운데 나온 불출마 선언이었다.

 

김 의원은 총선불출마 뿐 아니라, "다시는 정치에 돌아올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정계은퇴의사까지 밝혔고, 신당 141명 의원 중 대선 이후 첫 불출마 선언이라는 점, 주변에서 예상하지 못한 전격적인 선언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신당에서 대선 패배 이후 인적쇄신을 공개적으로 처음 언급한 것은 문병호·정성호·최재천 의원 등의 초선모임이었다. 이들은  참여정부 당·정·청에서 중요역할을 한 사람들 즉, 당 의장이나 원내대표, 장관, 총리 등을 맡았던 사람들은 2선 후퇴나 총선에서 불출마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책임져야 할 사람은 가만있고 다른 사람만..."

 

이 기준으로만 보면 원내대표를 맡았던 김 의원도 해당되지만, 참여정부 전반을 보면 다른 인사들과는 차이가 있다. 더욱이 그는 지난해 초부터 '노무현 프레임을 벗어나자'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탈당,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 민주당과의 통합추진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참여정부 심판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김한길 의원의 불출마선언이 그동안 당과 정부를 주도했던 인사들과 386 핵심의원들에 대한 동반퇴진 요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최재천 의원은 "김 의원은 가장 먼저 '노무현 프레임'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었고, 책임감도 크게 느꼈기 때문에 먼저 책임지고 나선 것"이라면서 "정작 당과 정부에서 권한이 컸고, 노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높은 인물들은 '질서있는 쇄신'을 주장하면서 가만히 있다"고 비판했다.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움직이라는 것이다.

 

천정배 의원 등도 불출마 검토

 

대선 이후 신당내에서는 당의 간판급 또는 중진의원들의 불출마선언을 끌어내려는 노력이 진행돼왔고,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이 나오면서 '그럼 다음은 누구냐'는 데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고, 참여정부 법무장관을 지낸 천정배 의원이 주변의 조언을 듣는 등 불출마 문제를 깊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영달 의원은 지난 12월 28일 의총에서 "결단의 용의가 있었던 중진의원들이 있었는데, 초선의원 모임 선언이 나오면서, 인생 전체가 오욕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접었다"고 말했다. 역으로 보면 고민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당의 간판급 한 의원은 주변의 불출마 제안에 대해 "그나마 가능성 있는 사람들이 떠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창당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한 의원도 불출마를 거부했다.

 

'불출마 선언 효과' 회의론도

 

불출마 선언 확대에 대한 전망도 그룹별로 차이가 있다.

 

초선의원 모임의 문병호 의원은 "김한길 의원의 결단은 당을 위한 헌신"이라며 "다른 중진들도 결단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김 의원이 탈당하고 창당한 것에 대해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진정성을 갖고 한 것이라는 점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같은 모임의 최재천 의원은 "권한과 책임이 큰 분들 보다는 온건그룹쪽에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학규 합의추대를 주장하고 있는 우상호 의원은 "지금은 누가 누구에게 물러나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불출마 선언) 도미노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당의 대립과 갈등 구도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대선후보 당내경선때 이해찬 전 총리의 대변인이었던 김형주 의원은 "기득권을 버린다는 점에서 좋은 일"이라면서도 "그의 결단이 다른 쪽을 공격하는 계기가 아니라 힘을 모으는 방향으로 귀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가 친노세력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계파별 이해를 떠나 다른 고민도 있다.

 

아예 일찍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당선 가능성이 있을 때 하는 총선불출마가 당 밖에까지 파급효과가 있는 것이지, 지금처럼 전멸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출마가 무슨 파장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김한길#총선불출마#천정배#국민 참여없는 민주개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