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 오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아니 해운대 겨울바다에 오면 사람이 시를 쓰지 않아도 파도가 시를 쓰고, 붉은 동백꽃이 시를 쓴다. 여기서는 갈매기도 시를 모래밭에 발자국으로 쓰고, 누구라도 모래 밭에 걷노라면 절로 고운 모래 밭에 시를 쓴다.
굳이 힘들게 모래 밭에 손가락으로 시를 쓰지 않아도, 해운대 바닷가 도로에는 시비와 노래들이 있다. 조선 시대의 '이안눌' 시인의 시비와 국민 가수 조용필의 노래비와 50년 동안 국민들의 애창곡이 된 '해운대 엘리지' 노래비가 있다. 그리고 동백섬에는 최치원 시인의 시의 병풍이, 시비로 세워져 있다. 하얀 갈매기들이 와서 똥도 누고 가는 해운대 바닷가 솔숲의 잔디밭에 세워진 이안눌 시비와 노래비 앞까지 하얀 파도가 밀려와서 모래 밭에 쓴 물새들의 시를 지우고 간다. '이안눌' 시인은 조선 중기 시대의 시인이자, 부산 동래부사를 역임했다. 이안눌 시인은 자신의 시를 바위에 새겨서 남길 정도로 자신의 시를 아끼고 사랑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사람 중에 국민가수 '조용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조용필은 몰라도 '돌아와요 부산항에' 정도의 노래는 기억하지 않을까. 조용필의 노래비는 1994년 5월 초, '부산을 가꾸는 모임'에서 세웠다. 이 노래비를 제작한 사람은 김청정(신라대 미술학과 교수)씨. 이 노래비는 가로 1m, 세로 0.4m, 높이 2. 6m 크기로 상부는 청동판에 부산의 상징 파도와 갈매기, 오륙도를 형상화 했다.
'해운대 엘레지'는 1955년 발표되어 50여년 간이나 많은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국민 애창곡. 이 노래를 부른 이는 손인호씨이다. 이 노래비는 해운대해수욕장 관광 안내소에서 조선비치 호텔로 이어지는 테마거리 중간 지점에 세워져 있다. 부산의 관광특구 해운대를 알리는 데 많은 공헌을 한, 무형문화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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