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7일) 하루 종일 짙은 안개가 세상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새파란 겨울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눈부신 햇살도 막아버릴 만큼 솜이불처럼 두꺼운 안개였습니다. 안개는 밤이 되자 더욱 그 기세를 올려, 도시를 불 밝힌 전등의 빛조차 삼켜버렸습니다. 어둠도 빛도 안개로 인해 사라지고만 것입니다. 만약 시계가 없었다면, 지금이 저녁인지 새벽인지 아침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얀 눈 대신 내려앉은 안개를 늦은 밤(11시경) 집으로 가는 길에 바라보았습니다. 채 10m 앞도 잘 보이지 않아, 자신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인지 꿈인지 혼돈스럽게 했습니다. 거친 자동차의 엔진소리에 소스라치며 놀라기 전까지.
안개가 빛을 모두 흡수해버린 몽환적 분위기의 거리를 걸어가다, 갑자기 혼자 안개 속에 서있는 자신이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외로움과 그리움이 아닌 쓸쓸함. 어떤 이는 혼자 있는 것, 그 때문에 생기는 감정 외로움을 '단독(單獨)'이란 말로 대신하더군요.
암튼 사람들의 시야를 가려버린 안개는 젊은 연인들의 은밀한 사랑을 따뜻하게 감춰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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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도 빛도 없는 안개세상 그리고 단독(單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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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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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이렇게 짙은 안개를 한 겨울날 보게 되는 것도 참 기이한 일인 듯 합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영향인 듯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