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빼고야 말겠어!” 뱃살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운동에 들어간 우렁각시! 그동안 걷기운동도 하고, 헬스장도 다니고, 밥도 조금만 먹고, 집에서도 요상한 기구 가지고 운동 하면서 ‘살아 살아 뱃살아~~ 어여 어여 빠지거라’ 노래를 부르던 우렁각시! 어느 날은 ‘혹시 살 안 빠졌나?’ 하면서 자기 몸을 요래조래 돌려가면서 거울로 살펴보는 우렁각시! 그러면서 간혹 나에게 굉장히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봐봐! 혹시 빠진 것 같지 않아? 그치 좀 빠진 것 같지?” 아, 고민되는 순간이다. 요기서 “아니, 그대론데”라고 하면 괜히 나에게 온갖 보복성 후폭풍이 몰려올 것이요, 그렇다고 아무리 보고 또 봐도 그대로인데 단지 보복이 두려워 “어디? 오우~ 좀 빠진 것 같은데”라고 아부성 발언을 하기도 그렇고. 하지만 결국 내 입에서는 “좀 빠진 것 같기는 하네”라는 말이 나온다. 절대 보복이 두려워서 그런 건 아니다. 아무튼, 뱃살 뺀다고 부지런히 운동하는 우렁각시 보면 어떤 날은 하나마나 한 운동을 하는 아내를 보면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저렇게 해서 과연 그 힘들다는 뱃살을 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다 문득 우렁각시 말을 듣고는 우리 우렁락시가 괜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두 아이를 낳고 생긴 뱃살이 아니던가. 아이 낳느라 고생하고, 키우느라 힘들고, 이제는 뱃살 때문에 고민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렁각시에게 미안했던 일이 있다. 지난 번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서 뭘 먹고 있는 아내를 보고 “살 뺀다면 뭘 또 드셔? 그렇게 해서 어디 살 빼겠어” 하면서 놀렸다. 그런데 아내에게 들은 사연인 즉, 바로 아이들이 남긴 것을 차마 버릴 수가 없어 먹었다는 것이었다. 듣고 보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우리 엄마도 예나 지금이나 먹을 것을 남기면 돈 벌기 힘든 데 버리기 아깝다면서 다 드시곤 했는데. 문득 엄마 마음이나 아내 마음이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아내 생각에는 남편이 힘들게 일해서 번 돈으로 산 건데, 뱃살 뺀다는 이유로 멀쩡한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알뜰살뜰 살림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운동하는 아내. 그런 아내를 골려먹다니. 그래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를!! "그동안 하나마나 한 운동이라고 놀린 것 미안하고, 그리고 뱃살 있어도 당신은 예뻐! 그러니까 너무 뱃살 걱정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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