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다보면 저희 취향대로 고르는데 부모님과 함께 오면 부모님이 추천하는 다양한 책을 빌릴 수 있어 좋습니다. 요즘은 세계사와 고전을 주로 읽고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 책을 많이 못 읽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기를 권하는 것입니다. 2주에 1번꼴로 아이들과 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하고 빌립니다.” 한상종(45)씨와 의령(13)·의진(13) 쌍둥이 딸이 함께 도서관을 찾는 이유입니다. 요즘 도서관에서 배낭 메고 한 손에 가방 든 아빠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 번 오면 20권씩 빌리다보니 책이 무거워 아빠가 들어주기 위함”도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찾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도서관에 가는 가족들이 늘었습니다. 도서관이 책만 빌려보는 공간에서 영화 상영, 동화 들려주는 방, 책 읽는 방, 강좌실, 어학 실습 등이 가능한 디지털 자료실까지 갖춰 재미를 더해주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찾는 도서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도서관에 있다.” 젊은 세대들이 자녀교육의 장으로 도서관을 적극 이용하는 새로운 인식의 확산이 도서관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12일) 가족과 여수시 쌍봉동에 자리한 시립도서관을 찾았습니다. 로비에서 신문을 보는 사람들, 종종 걸음의 어린 아이 손을 잡고 문을 열고 들어서는 가족 등이 북적입니다. 1주일에 3~4시간 자원봉사를 하는 배은주씨는 “방학이라 가족들이 많이 온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찾았는데 이제는 가족들이 함께 찾는 도서관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옆집 아이 최진선(5) 양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온 정가현(5) 양의 어머니는 “도서 대출을 위해 왔다”면서 아이들과 도서관을 오는 것은 “도서관을 친숙하게 여기도록 하기 위함이다”고 밝힙니다. 가현이는 “오늘까지 세 번 왔어요. 이야기 책 빌려 보려구요”합니다. 아동자료실에는 아이를 무릎에 앉힌 어머니가 동화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사랑스런 모습입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도서관 기행이 기다려집니다. 정혜원(여천초 3년) 어린이는 “토·일요일에 엄마, 아빠와 함께 도서관을 찾는데 오늘은 혼자 왔다”며 “만화책과 과학 책을 읽는 중이에요” 합니다. 일반자료실을 찾습니다. 뒤늦게 푹 빠진 해리포터 시리즈를 빌리기 위함입니다. 아이들이 벌써 책을 찾아 가져옵니다. “아빠, 5권의 <불사조 기사단> 중 2권만 없어요.” “그래? 여분이 남았는지 사서 어머니에게 여쭤보자.”
여분이 없습니다. 책을 몇 질씩 같이 배치하는 게 원칙일 텐데 예산이 부족하니 한 질만 배치했나 봅니다. 책 중간이 없으면 읽기가 난처한데 어쩌지 고민하다 빌리기를 포기합니다. 대신 아이들이 읽을 책 20권을 골랐습니다. 아이들은 열심히 책을 읽을 것입니다. 다음 주에 책 반납하러 오는 시간이 즐거울 것 같습니다. 또 다시 도서관 기행을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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