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학교 비정규직이 작년 10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여전히 고용불안과 근로조건개선에 대해 76%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무늬만 처우개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면시 공공서비스노조 충북본부장과 김상열 전교조 충북지부장은 1월 15일 충북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특히 학교 비정규직의 무기근로계약 전환이후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같은 결과는 작년 11월 26일부터 12월 7일까지 충북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학교 비정규직 3585명중 691명(19%)이 응답한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근속년수를 묻는 질문에 “무기계약 전환기준 2년 이하”는 22%, “2년이상 근무자”는 78%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학교에 근무한 경력까지 포함하면 대부분 2년 이상(2년 미만 4%)으로 나타났으며, 학교 비정규직 경우 학교를 옮길 경우 근무경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근무조건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6%만이 “만족한다”고 답변한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47%가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중 교무보조(49%)와 과학보조(55%), 영양사(82%), 조리종사원(50%)들의 불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0월 1일 무기계약 전환 이후 고용안정과 근무조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긍정적인 답변은 17%인 반면, “별반 차이가 없거나 안 좋아질 것이다”는 답변은 76%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0월 1일자로 무기계약자로 전환되면서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근로조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도하였으나 무기계약 전환 2개월이 지난 지금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용불안과 근로조건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의 통폐합 및 고용승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 75%가 “교육청 책임”, 10%가 “학교장 책임”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학교 비정규직 인건비 및 근무규정이 교육청으로부터 지급되고 있지만, 근로계약서상 사용자로 학교장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어 10월 1일자 무기계약 전환 이후 인사관리규정 중 평가제 실시에 대한 질문에 “필요하다”는 16%, “필요없다”는 51%로 과반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교회계직원 인사관리위원회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대표의 참석이 필요한가?'란 질문에 75%가 찬성하고 있다. 현재 인사관리위원회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참여는 배제되어 있다. 무기근로계약 전환과정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을 위해서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참여는 필요하다는 답변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학교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대한 책임은 누구한테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중 학교장 21%, 시군교육청 21%인 반면, 도교육청은 51%가 책임있다고 답변하였다. 인사관리규정상 학교장이 사용자로 되어 있지만 학교 비정규직의 인건비 지급과 관리 규정과 지침을 내리고 있는 도교육청이 사용자로서 실질적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향후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우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임금제도 개선 ▲고용안정 ▲근로조건 개선 ▲인격적인 대우 ▲공무원화 순으로 나타났다.
최면시 본부장은 “현재 정부는 학교내 비정규직 현황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다. 누구는 32개 업종이라고 하고, 누구는 50개 업종이라고 하는 등 부처 간에도 파악을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본부장은 “10만여명의 학교 비정규 노동자는 자신들의 고통을 호소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따라서 "오늘의 실태조사는 시작으로 학교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한 첫 포석이 될 것"이라며, "충북도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해결을 하지 않을 경우 전체 노동자들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엄중 경고했다.
아울러 공공서비스노조 충북본부와 전교조충북지부는 “현재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을 중심으로 단체교섭을 준비, 진행하여 실질적인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