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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는 태안을 살려내라"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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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는 무한책임을 지고 태안을 살려내라"

 

23일 오전 태안 기름유출사고로 고통 받고 있는 태안 주민 500여명이 국회로 모였다. '살려내라' '삼성타도' '생계보장' 등의 구호가 적힌 띠를 머리에 동여맨 이들은 민주노동당이 주최한 '삼성기름유출사고 피해주민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정치권이 발의한 특별법의 내용을 들었고, 주민 대표 4인은 피해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밝혔다.

 

특히 주민대표들은 기름유출사고를 일으킨 삼성과 사후처리에 미온적인 정부를 규탄하며 철저한 피해보상과 환경복원을 촉구했다. 이들의 목소리에는 안타까움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고, 다른 주민들도 한숨을 지었다.

 

성난 피해주민들 "농어민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김진묵 유류피해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설움이 북받치고 울화통이 터져도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과 거기에 물먹은 검찰을 고발하고자 여기에 왔다"면서 "삼성은 태안 주민들에게 깊은 사죄를 하고 합의를 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동학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농어민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낙중 비수산대책위 위원장도 '기름유출 사건에 대한 명확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삼성의 책임을 지적했다.

 

이원재 서산수협조합장은 "영세한 어민들에게 어떻게 (어업활동 관련) 합리적, 객관적 증거를 대라고 할 수 있나"며 "입증할 수 있는 게 없다, 답답하다, 이번 특별법에 어려운 어민들의 입증 책임을 완화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상금 기다리다가 영세 어민들 굶어 죽는다"며 "시급한 생계비를 지급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완수 비수산대책위 사무국장은 "정부는 관광객이 태안으로 올 수 있게 하는 특단의 관광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 기회로 특별법에 각종 국책사업, 국가 행사, 문화관광부 진흥 대책, 관광 인프라 구축 등을 넣어 태안을 근본적으로 살릴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삼성 비난... "미술품이라도 팔아서 보상해라"

 

 태안 지역주민들이 2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주최 삼성 기름유출 피해 주민 초청 간담회에서 기름유출 피해로 숨진 주민들을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태안 지역주민들이 2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주최 삼성 기름유출 피해 주민 초청 간담회에서 기름유출 피해로 숨진 주민들을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심상정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주최 삼성 기름유출 피해 주민 초청 간담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주최 삼성 기름유출 피해 주민 초청 간담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토론회에 참석한 여야 국회의원들도 삼성의 무한 책임을 주장하며 특별법 2월 국회 통과에 한목소리를 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비대위원장은 "이 사고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것 같은 사고"라며 "사고의 경위가 명백한 만큼 삼성의 무한책임을 인정하는 중과실판결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혹시나 하는 기대가 역시나로 삼성에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끝났다"고 꼬집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어떻게 됐든 간에 자기 배가 들이받아서 대재앙을 일으켰으면 국민들에게 대사죄를 해야 하고 고통받고 있는 피해주민들에게 백배사죄해야 한다"며 "삼성이 돈이 없냐, 재산이 없냐, 그 많은 미술품이라도 팔아서 어떻게든 응급대책을 세우겠다고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안군이 지역구인 문석호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대통령이 정부의 무책임한 처사에 대해서 사과하고 해수부 장관 해경청장을 문책해야 한다"면서 "절박한 이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더 힘을 합쳐 투쟁해 삼성의 무한책임을 쟁취하자"고 말해 주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김낙성 국민중심당 의원도 "선진국으로 가고 있는 국가가 위기관리 능력이 없다면 국민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냐"며 "정부가 피해민에게 선보상을 해주고 나중에 (삼성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갑윤 한나라당 의원은 "태안 주민들이 안정을 되찾고 피해지역이 복구될 수 있는 특별법을 마련했다"며 "이번 2월 국회에서 각당이 제안한 특별법 등과 더불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태안 지역주민들이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태안 지역주민들이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토론회 끝날 무렵 주민들은 결의문을 발표하고 삼성과 정부의 피해보상을 거듭 요구한 뒤, 머리띠를 매만지며 '기름유출사고 피해보상 요구 집회'가 열리는 서울역 광장으로 향했다.

 

다음은 태안 기름유출사고 피해주민 결의사항.

 

하나. 임기말 무능한 정부와 관료주의 타성에 젖은 공무원을 전원 문책 파면하고 신정부가 나서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라.

하나. 삼성의 이건희는 무한책임을 지고 아름다웠던 태안을 살려내라.

하나.삼성봐주기 수사한 경찰은 대오각성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

하나.우리는 이번 사태 원인과 책임 규명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특검법을 발의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국회는 하루속히 특별법을 통과시켜 죽어가는 태안군민을 살려내라.


#태안 기름유출#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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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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