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29일째 농성중인 GM대우자동차 노조 비정규직지회 회원들이 24일 서울 한강대교 아치위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29일째 농성중인 GM대우자동차 노조 비정규직지회 회원들이 24일 서울 한강대교 아치위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 남소연

'이명박 당선인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를 들어라.'

서울 한강대교 아치에 걸린 펼침막이다.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이 내걸었다. 살을 에는 추위 속, 아치 위에 오른 노동자들은 4시간 넘도록 매서운 강바람에 맞서고 있다.

"당장 입에 풀칠할 게 없다, 내려가지 않겠다"

이용우 금속노조 GM대우 비정규지회 연대사업부장을 포함해 4명의 노동자들이 한강대교 아치에 오른 건 오전 10시 30분. 이들은 그곳에 'GM대우는 비정규직 탄압을 중단하라', '해고자 전원 복직 쟁취하자' 등의 펼침막을 내걸고, 같은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아치 아래에선 동료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자신들의 요구를 전달했다. 이대우 지회장은 "해고자 전원 복직, 비정규지회 인정, 외주화 결사 저지가 우리의 요구사항"이라며 "우리 발로는 결코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라간 이 연대사업부장은 노조 간부로서 징계 해고됐고, 나머지 3명은 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업체폐업이라는 보복성 계약해지를 당한 상태"라고 말했다.

"날씨가 너무 춥고 위험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지회장은 "어차피 내일 당장 입에 풀칠할 게 없다,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까지 실업 급여로 연명했는데, 이제 끝났다"고 덧붙였다.

낮 12시 30분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확성기를 통해 "오늘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 날이 너무 춥다"며 내려올 것을 설득했지만, 이들을 내려오게 할 수는 없었다.

현재 다리 아래 한강엔 경찰과 119구급대의 인명구조선이 대기하고 있다. 다리 위에도 서울용산소방서의 굴절차, 구급차 등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위험하기 때문에 강제로 내려오게 할 수 없다"며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GM대우 탄압에 맞선 수차례의 고공농성과 천막농성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29일째 농성중인 GM대우자동차 노조 비정규직지회 회원들이 24일 서울 한강대교 아치위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29일째 농성중인 GM대우자동차 노조 비정규직지회 회원들이 24일 서울 한강대교 아치위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 남소연

GM대우 부평공장의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9월 노조를 설립했다. 하지만 GM대우와 하청업체들은 회유와 탄압으로 일관했고, 이 와중에 35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노동자들은 이에 항의하며 지난해 10월 30일부터 GM대우 부평공장 서문 앞에서 80일 넘도록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또한 박현상 조직부장이 지난달 27일부터 부평공장 앞 CCTV탑에서 한 달 째 버티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황호인 부지회장이 부평역 앞 CCTV탑에 올랐다가 동료들의 설득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GM대우 노무관리팀 직원이 나타나 비정규지회 노동자들과 거친 욕설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 직원은 "올라간 이들은 하청업체 해고자들인데, GM대우 이름을 쓰고 있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기자에게 "올라간 사람들의 이름을 알려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GM대우#GM대우 비정규직#비정규직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