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역에서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가운데 지난해만 해도 안양역에서 50대 가장이 "전철 기사님 죄송합니다"고 적힌 유서를 가방에 남기고 투신한 사고가 있었다. 또 석수역에서는 술 취한 대학생이 구토를 하려다가 봉변을 당하는 사건이 두 차례나 발생했다.
전철역 관계자들은 이같은 선로 추락 사고를 없애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바로 스크린도어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 선로에 사람이 접근할 수 없게 되니 선로 추락과 같은 사고는 우선 완전 차단되기 때문이다.
마침내 전철 안양역에도 내년 5월까지 스크린도어가 설치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코레일은 지난 31일 수도권 안양역을 비롯 용산, 영등포, 신도림, 구로, 가산디지털단지, 수원, 부평, 선릉, 서현역 등 10개 전철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스크린도어 설치사업은 1개 역마다 약 35-40억원 정도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코레일은 지난 30일 철도빌딩에서 스크린도어 제작업체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철도지킴이㈜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 3개월간의 실시설계를 거쳐 오는 5월부터 공사를 시작할 계획으로 오는 2009년 5월까지 약 13개월간 제작과 설치를 하게된다.
이번 스크린도어 설치는 4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사업자가 전액 투자하고 21년간 광고수익으로 투자액을 회수한 후 코레일에 기부체납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코레일측은 "스크린도어 설치는 철도시설물 관리자(한국철도시설공단)가 설치해야 하지만, 기존역사는 예산이 많이 들고 사업기간이 오래 소요되어, 철도운영기관인 코레일이 국유재산법에 의한 기부체납방식을 통해 1차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이 담당하고 있는 광역전철역은 총 148개역에 달한다.
코레일측은 "이번 사업은 승강기 혼잡도, 사고발생 빈도율, 지하역 먼지농도 등을 조사해 1차 사업 추진 대상을 선정했다"며 "앞으로 스크린도어 설치역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 전철역에서 발생하는 투신이나 추락 등 사고를 막고 역내 공기의 질과 냉.난방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승호 광역철도사업본부장은 "광역전철의 1일 평균이용객은 약 220~230만명에 이르며 수도권시민의 생활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됐다"며 "코레일은 안전하고 쾌적한 전철이 되도록 안전과 편의시설 확충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철도공사는 지난해 2월 혼잡도, 사고발생율, 공기질, 광고수익성 등 역별 특성을 검토 ◇분당선(밀폐형) ▲선릉 ▲서현 ◇경부선(반밀폐형) ▲용산 ▲영등포 ▲신도림 ▲구로 ▲가산디지털단지 ▲안양 ▲수원 ◇경인선 ▲부평 등 10개역을 선정한 바 있다.
스크린도어 없는 전철역 긴급조치 '비상정지버튼'을 누르세요
스크린도어 어떤 것들이 있나 |
스크린도어(영어: PSD;platform screen doors)는 철도역의 승강장에 설치되는 자동문을 말한다. 이 시설은 열차가 도착하여 출입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열차의 출입문이 닫히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도록 되어 있다.
스크린도어는 영국에서 처음 도입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지난 2004년 광주 도시철도 1호선 개통과 함께 처음 도입되었고, 신설되는 철도 노선에서는 역 신설때 설치하는 추세다.
스크린도어는 밀폐형, 반 밀폐형, 난간형, 로프식 등이 있다. 완전 밀폐형은 지하구간의 경우 철로부분과 플랫폼을 완전히 분리한 것이며, 반 밀폐형은 지상구간의 경우 윗부분을 제외하고 설치하고 난간형은 약 1m의 높이로 기본적인 차단 기능만 제공한다.
이에 일반적으로 전철 지하역은 완전 밀폐형, 지상역은 반 밀폐형을 설치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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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2005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하철에서 255건의 선로사고가 발생했으나 스크린도어 사업이 시작된 2006년에는 169건의 선로사고가 발생해 이 가운데 92명이 숨져 44% 정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측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전철역에서 승강장에 취객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 긴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당황하지 말고, 각 승강장마다 설치된 ‘전동차 비상정지버튼’을 눌러줄 것을 당부했다.
‘전동차 비상정지버튼’은 전철역 승강장 내 약 50m간격으로 설치돼 있으며, 선로(혹은 인접선로)에 진입하는 전동차를 자동으로 급제동시킬 수 있다.
코레일측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될 경우 지하역은 미세먼지와 승강장 소음이 8% 가량 차단돼 역사 환경이 개선될 뿐 아니라 환기 및 냉방에 들어 가는 비용도 30% 정도 절감되고 일반적으로는 혼잡과 자살에 따른 추락사고 방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