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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대체 무슨 마음이 들었던 것일까? 갑작스레 강원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정동진, 양떼목장 등 강원도의 아름다운 여행지가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대관령 양떼목장 가는 길에는 겨울바람이 차갑게 불었다. 영하 20도에 가까울 만큼 차가운 날씨는 덩달아 여행자의 마음을 얼어붙게 했다. 하지만 대관령의 자랑인 양떼목장을 보는데 이 정도 추위쯤이야 하고,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대관령 양떼목장 가는길, 눈이 쌓인 양떼목장은 아름다웠다.
대관령 양떼목장 가는길, 눈이 쌓인 양떼목장은 아름다웠다. ⓒ 곽진성

 

 

 양떼목장 가는길에 세워져있던 안내판, 주변의 자연과 안 어울린다.
양떼목장 가는길에 세워져있던 안내판, 주변의 자연과 안 어울린다. ⓒ 곽진성

 

양떼목장 아래편에서 황태를 말리고 있는 모습은 이채롭다. 목장에 생선이라니, 라는 호기심 섞인 의문은 결국에 가선 왠지 잘 어울린다는 결론으로 끝이 난다. 겨울바람에 익은 황태는 분명 그 맛도 일품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눈이 소복히 쌓인 양떼목장은 햇살에 반짝반짝 빛났다. 마치 보석으로 쌓인 길을 걷는 기분이다.
눈이 소복히 쌓인 양떼목장은 햇살에 반짝반짝 빛났다. 마치 보석으로 쌓인 길을 걷는 기분이다. ⓒ 곽진성

 

여행자는 한 길로 난 길을 따라서 위로 위로 올라갔다. 대관령 높은 산지 위에 펼쳐져 있는 양떼목장, 여름에는 초원으로 가득했을 목장이지만 지금은 하얀 눈들이 목장의 들판 위에 소복히 쌓여 있었다. 추운 날씨 탓인지 양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겨울날의 양떼라니,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어디에 있을까? 불현듯 생각해 본다. 겨울날의 양떼들을.

 

 양떼목장 전경. 한폭의 그림 아닌가? 나는 한동안 넋을 잃고 그 풍경 속에 빠져들었다.
양떼목장 전경. 한폭의 그림 아닌가? 나는 한동안 넋을 잃고 그 풍경 속에 빠져들었다. ⓒ 곽진성

 

양떼를 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어디 따뜻한 곳에서 편하게 쉬고 있겠지라고 마음을 달래본다. 주변의 많은 여행자들도 양떼를 보지못한 아쉬움을 달래려는지, 양떼목장의 아름다운 풍경을 찍기에 여념 없었다.

 

끝없이 펼쳐진 눈길을 걸을 때 들리는 뽀드득, 뽀드득 소리는 아쉬움을 달래는 반가운 소리였다. 주위의 아름다운 광경은 눈길을 사로잡았다. 끝없이 펼쳐진 눈밭, 그리고 그런 눈밭에 있는 작고 아담한 나무집이 예뻤기 때문이다. 대관령의 자연은 지극히 순수해보였다.

 

 아름다운 양떼목장의 풍경.
아름다운 양떼목장의 풍경. ⓒ 곽진성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이지만, 그런 자연 속에서 목장의 양떼들은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 어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털을 깎아 봉사도 할 수 있다는 것, 분명 행복한 양들일 거란 생각을 갖게 된다.

 

 양떼목장 내려오는길, 눈으로 둘러쌓인 풍경은 아름답게 빛난다.
양떼목장 내려오는길, 눈으로 둘러쌓인 풍경은 아름답게 빛난다. ⓒ 곽진성

 

그런 양들에게도 겨울은 조금 쓸쓸한 계절일지도 모른다. 추위 때문에 마음껏 뛰놀수 없다는 것, 그리고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것, 하지만 그래도 어느 작은 울타리 안에서 봄을 기다리는 양들을 상상해 본다. 푸른 초원을 마음껏 뛰노는 봄의 양떼를 말이다. 비단 그런 봄을 기다리는 것은 양떼만이 아닌 꿈을 가진 사람들의 소망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눈부시게 빛나는 대관령의 모습, 아름다운 풍경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눈부시게 빛나는 대관령의 모습, 아름다운 풍경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곽진성

 

주인공 양들이 사라진 양떼 목장의 겨울은 조금 공허한 듯도 보였지만, 그런 빈자리가 오히려 괜한 여운을 주는 것 같기도 했다. 그것은 '빈 공간의 아름다움' 이라는 문장으로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강원도로 떠난 겨울여행은 끝이 났지만 양떼목장의 겨울은 내게 에메랄드 빛 겨울의 아름다움과 함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갖게 만들고 있었다.


#양떼목장#대관령양떼목장#대관령#겨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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