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얼 먹을까? 모처럼 외식을 하려면 각자 의견이 분분하다. 난 삼겹살, 나는 아구찜, 서대회, 치킨, 피자, 국밥. 좀처럼 의견일치가 안 된다. 오늘의 메뉴는 일단 육류보다는 해산물을 먹기로 의견을 모으고 집에서 출발했다.
찾아간 곳은 여수의 아구할미 서대대감이다.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이 집의 음식 맛 또한 유별나다. 특히 서대회와 아귀찜은 입에 쩍쩍 붙는다. 4인 가족이 서대회 1인분 1만원, 아귀찜 소 1만3천원, 해서 2만 3천원이면 별 부족함이 없다. 공기 밥은 한 그릇에 1천원 별도다. 별미 음식 두 가지 맛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어 가격이 이 정도면 대 만족이다.
아귀의 참맛을 제대로 살렸다
아귀찜의 콩나물은 살아있다. 아삭한 맛이 제대로다. 주방에서 갓 만들어 나온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끈한 아귀찜은 그 맛에 푹 빠져들게 한다. 아귀살의 부드러움과 아삭한 콩나물의 어우러짐은 환상이다.
깨물면 톡 터지는 미더덕의 새큼한 맛 또한 별미다. 아삭아삭 씹히는 아귀의 물렁뼈까지도 다 먹어치울 정도로 아귀의 참맛을 잘 살려냈다. 부드러운 살점과 쫄깃한 껍질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아귀는 다른 생선에 비해 비타민 A가 풍부하고 껍질과 아삭한 연골에는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미용에 좋다. 저지방에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이라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서대회무침의 얼큰함에 정신이 번쩍!
큰 대접에 뜨거운 밥을 가득 담아 김을 뿌려 내온다. 서대회무침을 듬뿍 넣고 쓱쓱 비벼먹으면 상큼하고 얼큰하다. 서대회무침은 서대회에 오이, 양파, 깻잎, 부추, 상추 등의 채소와 마늘, 생강, 설탕, 초고추장과 함께 버무렸다. 이 집에서 직접 만든 막걸리 발효식초가 서대회무침의 비법이다. 새콤하고 달콤함이 입에서 살살 녹아든다. 정신이 번쩍 드는 개운한 맛이다.
풋풋한 봄내음이 가득 담긴 달래무침도 각별하다. 매콤한 달래무침에서 고향의 흙냄새가 물씬 풍겨온다. 매콤한 서대회무침을 먹고 얼얼한 혀를 달래는 데는 동치미가 으뜸이다. 동치미는 새큼하고 시원한 맛이다.
아귀찜과 서대회 두 가지를 함께 먹어보라. 아귀찜 한 입 서대회 한 입 번갈아 먹는 맛은 아주 색다르다. 두 가지 음식궁합이 너무 잘 어울린다. 남도의 맛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단연 맛의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