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향수'와 흙의 '향수' 다 느낄 수 있는 곳 정지용 시인은 '향수'를 지어 많은 이들에게 흙냄새가 물씬 풍기는 고향의 추억을 향수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또한 바닷냄새가 짙은 '바다의 향수'를 남기기도 했다. 그 시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은 "바다의 향수가 검은 넥타이처럼 만져진다"라는 표현이다. 정말 '바다의 향수'처럼 해운대 해수욕장에 오면, 하얀 백사장 위를 선회하며 춤을 추는 하얀 갈매기들의 날개를 만지는 순간, 아, 이게 바로 '바다의 넥타이'구나 하고 확실하게 시인의 표현에 긍정케 된다.
명절 대목 밑인데도 해운대 바다는 만원이다. 가족을 동반한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하얀 갈매기들의 춤을 흥겨워하며, 미리 사가지고 온 새우깡의 먹이를 던져 주거나 먹이로 갈매기를 유인하면, 그들은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사람의 손등이고 심지어는 머리 위에도 와 앉는다.
사람에게 유해하다는 말이 있는 '새우깡'을 갈매기들이 먹으면 아무런 이상이 없을까. 새우깡을 좋아하는 부산 해운대 갈매기들, 꼭 부산 바다의 넓은 마음을 닮아서, 부산 바다 냄새 나는 시민들보다, 외지에서 찾아온 여행객을 반기는 듯 따라다니며 군무를 춘다.
해운대 여행 온 사람들이 즐겨 타는 유람선을 타고 오륙도를 한 바퀴 돌아서 선착장에 되돌아올 때까지 갈매기들은 줄기차게 따라온다. 때문에 유람선을 타게 되면 승객들은 미리 새우깡을 준비하고 이 새우깡을 던져주면 갈매기들의 멋진 춤사위를 구경하면서 하얀 파도와 함께 갈매기들의 군무를 사진기에 담을 수 있다. 갈매기들과 함께 춤을 추려면 '새우깡'이 필수적이다.
해운대 관광을 시(詩)로 다시 쓴다 해운대구는 여태껏 천혜의 자연경관을 팔았다면, 이제는 자연과 인공자원을 결합한 '문화'를 관광상품화해 해운대 관광을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해운대 만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문화관광 상품을 개발해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달빛과 파도소리가 어우러진 '명품 음악회' 동백섬에서 개최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달빛을 관광상품화한 '문텐 로드'(Moon-tan Road, 달빛의 기운을 받으며 명상 걷기를 할 수 있는 길)를 개발할 계획. 달빛은 인간의 감성을 회복시킨다는 데 착안한 '문텐로드'는 웰빙 관광 프로그램의 하나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하얀 모래밭이 사리처럼 반짝이는 뜨거운 태양의 바다에 몸을 맡기는 여름에 찾아도 좋지만 발밑까지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달빛이 쏟아지는 겨울 바다에 찾아도 여름 바다 못지않게 낭망적이고 운치가 있는 휴가지다. 최근 달빛이 인간의 정신과 면역력, 생리 작용 강화에 도움된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애리조나주는 '달빛 반사경'을 설치해 '우울증, 관절염, 암' 등 난치병 환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자연의 햇빛도 사람의 몸에 좋지만, 달빛은 인간의 억눌린 감성을 회복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 더없이 좋다고 한다. 여기에 금상첨화인 파도 소리, 탁 트인 바다의 수평선, 하얀 갈매기들의 군무, 그리고 그대와 혹은 가족과 함께…. 모든 국민이 다함께 갈매기 춤을 출 수 있는 명절 휴가지로 해운대 해수욕장은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아득한 바닷가에 갈매기 두엇 날아돈다 너훌너훌 시를 쓴다. 모르는 나라 글자다. 널따란 하늘 복판에 나도 같이 시를 쓴다. - 이은상 '나도 같이 시를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