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 동안 별난 제목의 기사가 포털에서 관심을 끌었다. 2월 8일자 연합뉴스 보도는 지난 6일 할리우드의 뉴스메이커인 패리스 힐튼이 하버드대학 내의 유머잡지인 <하버드 램푼:Harvard Lampoon>이 시상하는 '올해의 여성상'인 '헤이스티 푸딩상(Hastiest Pudding of the Lampoon)'의 수상식 동향을 전하는 과정에서 <패리스 힐튼 "하버드는 섹시해요!">라는 선정적인 문장을 기사의 제목으로 정한 것이다. 그 동안 힐튼가의 상속녀로서 적절치 않은 행동으로 여러 차례 가십의 주인공이 되어왔던 패리스 힐튼이 이 상의 수상자로 발표될 당시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백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하버드 램푼이 그녀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서 '힐튼이 돈을 주고 상을 받았을 것이다'라거나 '도대체 무슨 상을 받은 거냐?'는 등 그녀의 수상자 선정 자체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어쨌거나 수상식에 참가한 그녀가 수상 소감을 밝히는 연설에서 "Harvard's hot !"이라며 기쁨을 표시하자 언론이 이 발언을 기사 제목으로 뽑은 것이다. 물론 이 기사는 호사가의 가십거리에 불과한 짧은 기사였다. 그런데 이 기사가 태평양을 건너와 한국에 상륙하는 과정에서 사정이 돌변하였다. 이 기사를 최초로 보도한 연합뉴스의 기자가 힐튼의 발언 "Harvard's hot!"를 "하버드는 섹시해요"라고 오역한 것을 포털과 몇몇 언론사에서 그대로 메인 화면에 크게 보도함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엉뚱하게도 하버드대의 성적 매력이 관심사로 부상 하게 된 것이다. 이 기사를 접하는 일부 누리꾼들의 반응은 '역시 힐튼 답다'거나, 'hot'을 '섹시'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며 기사를 번역한 기자를 옹호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누리꾼들은 기자가 힐튼의 발언을 <하버드는 섹시해요>로 번역한 것이 명백한 오역이라고 지적했으며, 한 누리꾼은 '기자의 오역이 기사의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고의적인 오역일 수도 있다' 며 기자의 잘못을 비판했다. 기사에 댓글을 단 누리꾼들은 힐튼의 발언을 '하버드는 멋져요'라거나, 수시로 튀는 행동을 해온 힐튼의 행동을 감안했다면 '하버드 짱이에요!'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가장 적절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고로 아래는 '하버드 램푼'이 <반지의 제왕>을 패러디한 도서 <가락지의 제왕>에 소개된 램푼의 약력이다. 1876년 창설되어 125년의 역사를 가진 하버드 램푼은 처음에 7명의 하버드 대학의 학부생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문학 클럽은 학부 재학생에 의해만 운영되며, George Santayana나 John Updike 같은 유명 작가를 배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들만의 전통적인 비밀 의식을 거쳐 명예 회원을 선발하는데 그 중에는 Winston Churchill, Humphrey Bogart, Bill Cosby, John Candy, Robin Williams, Malcolm Forbes 그리고 John Wayne 등이 있다. 이 클럽은 만화, 조크, 재치있는 시, 풍자 등의 형식으로 구성된 동명의 '하버드 램푼' 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머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이 잡지는 처음에 하버드대생들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초판 1200부가 순식간에 동이 나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Rutherford B. Hayes는 이 잡지의 풍자가 너무 신랄하여 국정 운영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이 잡지를 읽지 말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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