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에 종사하는 특정 관계자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든, 습관이든, 어떤 이유로든 신문을 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신문을 구독 하는 사람도 있고, 구독하지 않더라도 공짜로 접할 수 있는 ‘지하철용 신문’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신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원하는 신문사를 검색해 기사를 공짜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은 항시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 정보 지뢰밭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온라인 신문은 손으로 만져지는 종이의 매력이 없어 아쉽긴 하지만, 정보의 질은 크게 떨어지진 않는다. 온라인 신문의 경쟁력은 ‘공짜’가 아닐까 한다. 조인스(중앙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 세계일보, 쿠키뉴스(국민일보), 한겨레 등 많은 신문들을 오프라인 이외에 동일하게 온라인 속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공짜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신문은 상당히 유용하다. 그런데 일부 신문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절제되지 않고 그대로 보여지는 무분별한 성인 뉴스들이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부터 조금만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민망한 성인 광고가 여기저기 나온다. 화면 중앙에는 말 그대로 ‘기사’가 나오지만, 그 외 옆과 아래 공간에는 쉽게 성인 광고를 찾아 볼 수 있다. 보통 기사보다 눈에 튀는 선정적인 사진과 함께 나오는 거침없는 표현이 거슬린다.
종이 신문은 잘 관리해서인지 성인 뉴스 없는 건전한 공간이기만 하는데, 왜 유독 온라인 신문에는 성인 뉴스를 싣는 것일까? 특히, 인터넷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은 하고 있는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음란 사이트, 영상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기사를 실으면서
도, 정작 신문사 스스로 그러한 일을 하고 있다. 오히려, 일부 신문사는 성인 광고를 통해 청소년들이 음란물에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성인 광고나 뉴스를 싣는 신문사들은, 공짜로 인터넷 신문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 대가’로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하는지도 모른다. 물론 개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상업성에 치우친 변명이라고 본다.
‘공짜의 대가’로 성인물을 맘대로 싣는 거라면, 노골적이고 거리끼는 성인뉴스를 넣지 않는 조건으로 200원 정도의 돈을 내고 보는 ‘건전한 신문’을 만드는 게 차라리 나을 듯하다. 한국을 대표할 만한 굵직굵직한 신문사들이 오프라인에서는 ‘엘리트’처럼 보이지만, 온라인에서는 ‘신념’을 지키기보다는 ‘흥행’을 추구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지나치게 선정적인 성인 뉴스는 한국인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국경을 넘나드는 세계화 시대다. 국경 없는 세상이 성큼 다가온 만큼, 외국에서는 IT 강대국인 한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 소식을 알기 위해 인터넷을 찾게 되고, 온라인 신문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일부 성인뉴스가 과도하게 실린 한국 온라인 신문을 접했을 때 어떤 마음이 들까?
사람들이 신문을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알고 싶어서다.’ ‘그 무엇인가’는 성인물보다는 주로 정치, 사회, 국제 소식이다. 보기 민망한 성인뉴스를 실은 신문사들은 오프라인 신문의 건전함에만 신경 쓰지 말고, 신문사 홈페이지도 한번쯤 돌아보는 게 어떨까? 한국 언론 이미지도 한층 높여주고 말이다. 세상에는 ‘보는 눈들’이 참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