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기승을 부리던 한파가 잠시 누그러진, 15일 오전. 전교생이 73명인 충북제천 두학초등학교에선 졸업식이 열렸다. 오전 10시, 급식소에 마련된 졸업식장은 졸업을 앞두고 있는 6학년 학생 13명을 비롯해 학부모와 학생들로 가득찼다.
이날 졸업식에선 동문 선배들이 어린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장학금을 쾌척, 13명의 졸업생 모두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동문 선배들의 이런 모습 때문에 이날 졸업식장은 더 훈훈해졌다.
김진한 교감 선생님은 "큰 학교에 있다가 이 학교로 와서 보니 인원수가 많았던 전의 학교에 비해서 분위기가 가족적이라 너무 좋다"며 "예전에는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눈물바다가 된 경우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요즘에는 전원이 인근 중학교로 진학하여 학우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으므로 이런 면에서는 세태가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5학년생인 홍기범 학생은 "형들과 야영갔을 때가 바로 어제처럼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 이 자리를 끝으로 다시는 볼 수 없음에 아쉽고 좀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제일 뒷자리에서 조카의 졸업을 지켜보던 김기효(51·자작동)씨도 "마음이 흐뭇하고 대견스럽다"며 짤막하지만 사랑이 담긴 말로 느낌을 표현해 주었다.
절차대로 송시와 졸업생 대표 장연숙 학생의 "은혜를 잊지않고 상급 학교에 진학해서도 학생 생활을 하겠다"는 답시가 진행되자, 졸업식장의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이어진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되는 우리 귀에 너무나 익숙한 졸업식 노래로 졸업식장에서 볼 수 있었던 아쉬운 작별 장면이 연출됐다.
한편, 졸업하는 학생과 더불어 농촌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할머니 학부모가 나란히 명예졸업장을 받아 감동을 줬다.
큰 학교의 졸업식은 그 규모로 인해 어떤 면에서는 자칫 정신없이 바쁠 수 있는 것에 비해 작고 소박하지만 졸업생 개개인의 표정도 살펴볼 수 있는 이러한 행사를 내년에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